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aVidaCoreana Apr 27. 2022

이비자는 환락의 섬이 아니다(feat. 포르멘테라)

스페인에서 외국인으로 살아가기#18 여름 휴가

발가락 아리게 추웠던 겨울이 가고 봄을 즐길 여유도 없이 여름이 다가오기에 여름 휴가에 대한 글을 써볼까 한다. 휴가를 꼭 여름에 국한해 쓰는 건 아니었지만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까지 여름의 문턱이 되면 혹은 여름이 끝나갈 무렵 짧게 휴가를 내서 가던 곳이 있다 바로 이비자. 이비자 섬 하면 클럽, 향락, 환락의 섬이 제일 많이 생각날 것이다. 하지만 내가 간 이비자는 그런 환락의 섬이라기 보다는 편하게 휴양할 수 있는 크고 작은 너무 아름다운 해변이 곳곳에 있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물론 클럽과 향락이 없는 것은 아니다.


클럽, 클럽, 클럽

물론 이비자를 말할 때 뺄 수 없는 것이 클럽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비자라고 하면 다양한 클럽으로 유명하고 잘 알려있기도 하고... 스페인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처음 이비자를 그것도 무박 2일로 갔다온 후로 이비자는 내가 선호하는 여름 휴양지 중 하나가 되었다. 하필 여행일정이 엘클라시코와 겹치는 바람에 일정을 조절해서 무박 2일로 오직 클럽만 갔다가 와야 했던 첫 이비자 여행이었지만 한국에서도 클럽을 가본적 없었던 내게 이비자의 버블 클럽은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이를 계기로 그 후 여름 휴가를 결정할 때 이비자는 나의 1순위 여행지가 되었고 그 후 매년 여름이 시작할 때 혹은 여름이 끝나갈 때를 맞춰서 이비자로 4~5일 정도간의 여행을 가곤 했다. 안타깝게도 최근 몇년간은 코로나와 개인 사정으로 인해 이비자를 가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이비자는 휴가를 간다면 가고 싶은 휴양지 중 한 곳이다.


한국에는 버블 클럽 "암네시아" 그리고 가장 큰 클럽 "파챠"가 많이 알려져 있지만 이비자에는 매년 새로운 클럽들이 많이 생기고 있고 그 해 가장 핫한 클럽은 가장 핫한 디제이가 공연을 하겠다고 계약을 한 클럽이다. 마지막으로 이비자를 갔을 때는 가장 유명했던 클럽이 바로 데이비드 게타가 공연하던 "우수아이야"였다.


여기까지만 적으면 환락의 섬, 클럽의 섬이 아니라면서 죄다 클럽 이야기이네라고 할 수도 있다. 이비자에 클럽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클럽이 환락과 향락의 장이라기 보다는 그냥 말 그대로 디제이의 음악을 즐기고 술을 마시고 춤을 추는 곳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그리고 나이 제한이 따로 없는 곳도 많아서 클럽에서 나이가 지긋한 이모나 엄마뻘의 사람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말 그대로 남녀노소에 상관없이 있는 그대로 음악을 즐기는 곳이 내 눈에 비친 이비자의 클럽이었다.

세상 아름다운 해변들이 있는 곳

실제로 매년 이비자를 갈 때마다 클럽은 최대 1번을 가거나 가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오히려 이비자 곳곳에 숨겨져 있는 아름다운 해변들을 찾아 가는 것이 더욱 재미있었다. 이비자는 작은 섬이지만 해변이 그 어느 곳보다 아름답다. 지중해 해변의 장점을 그대로 살린 옥색의 아름다움이 살아 있는 바다는 그냥 보고만 있어도 저절로 힐링이 되는 것 같다. 바위나 자갈로 이루어진 해변도 있고 부드러운 하얀색 모래로 이루어진 해변도 있기에 원하는 곳을 선택해서 즐기거나 그냥 숙소와 가까운 곳에 있는 해변에 가서 쉬어도 되는 곳이 바로 이비자이다.


뿐만 아니라 이비자에서 배를 약 30분에서 1시간 정도 타면 갈 수 있는 포르멘테라라는 섬은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을만큼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곳 중 하나인데 한국의 우도를 상상하면 그 느낌이 비슷할 수 도 있을 것 같다. 차를 렌트하거나 스쿠터 혹은 대중 교통을 이용해서 가다가 맘에 드는 해변에 내려서 그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이 포르멘테라이다. 얕은 바다에서 물놀이를 즐기거나 부드러운 모래 사장에서 태닝을 즐기며 독서를 하다보면 돈만 있으면 평생 이렇게 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현실은 돈이 없어서...)

저렴하기도 하고 비싸기도 한 곳...

어느 여행지나 비슷하겠지만 이비자의 경우 휴양지이기 때문에 물가가 스페인 전체 물가보다는 좀 더 비싸다. 그리고 그 옆 섬인 포르멘테라는 이비자에 비해 더 비싸다. 이비자는 스페인의 섬임에도 불구하고 지리적인 여건상 이탈리아에 가까워 이탈리아 상인이 운영하는 곳들도 많다. 스페인 사람들의 우스겟 소리에 의하면 이비자가 비싼 것은 현지인들의 장삿속 때문에 아니고 이탈리아 사람들이 들어오고 부터 바뀐거라고 하지만 진실은 알 수 없다.


어쨋든 이비자는 물가는 비싸지만 여행 계획을 일찍 잡을 수 있다면 그해의 시작점에 이비자행 비행기를 예매하면 간혹 30유로 안팍으로 왕복 비행기를 예매할 수도 있다. 그리고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평일에서 평일로 길게 예약을 하면 50-60유로 선에서 왕복 비행기 예약이 가능하다는 장점있다. 그래서 스페인 사람들 중 일부는 저렴할 때 미리 예약해 두고 혹시 못 가게 되면 그냥 표를 버리는 경우도 있다. 갈 수 있다면 좋은 거고 아니라도 손해가 크지 않으니까...


숙소는 어떨까? 바다가 훤히 내려다 보이고 채광 좋으며 넓은 숙소를 원한다면 그건 이비자뿐만 아니라 어디라도 비쌀 것이다. 난 숙소에서 쉴 것이 아니라 바닷가에 있을꺼라서 숙소는 잠만 잘 수 있으면 괜찮아라고 한다면 저렴한 숙소를 찾을 수도 있다. 그리고 시내쪽, 해변에서 멀어질수록 그리고 휴양보다 클럽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일 수록 숙소가 저렴하다.

가끔 여름 한철만 이비자 살기를 하는 사람들이 넓은 숙소를 쉐어하기 위해서 에어비엔비와 같은 숙박 공유 사이트에 올리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숙소를 잘 고르면 저렴하지만 아주 괜찮은 숙소를 구할 수 있다. 일전에 우리가 예약한 숙소는 클럽에서 춤추는 댄서 언니들이 렌트한 숙소를 쉐어하는 것이었는데 언니들은 여름 한철 클럽과 계약되어 있어서 숙소를 빌린 것이었다. 언니들은 밤에 일하고 낮에 자고 우리는 낮에 해변에서 놀고 밤에 자는 일정이라 서로 겹치지 않고 즐겁게 그리고 저렴하게 숙소를 이용할 수 있어서 금상첨화였다.


오랜만에 글을 쓰다보니 길어졌는데 그냥 이비자 하면 떠오르는 클럽이라는 이미지, 그리고 환락, 유흥이라는 이미지를 조금이나마 상쇄시켜 보고자 구구절절 적어보았다. 이비자가 처음이라면 클럽을 경험해보는 것도 절대로 나쁘지 않다. 하지만 클럽외에도 이비자에는 아름다운 해변과, 구 도심에 있는 성곽, 그리고 그 옆의 세계 문화 유산 포르멘테라 섬까지 있으니 스페인에서 이비자를 여행한다면 이 모든 것들을 다양하게 즐겨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BY. 라비코.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부정적인 걸까? 이들이 긍정적인 걸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