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의 15초는 누가 정복할까
2021년 기준 틱톡의 이용자는 11억으로 추정된다. 작년 틱톡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 트럼프 행정부를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틱톡의 이용을 금지했던 것을 감안하면 틱톡의 저력은 여전하다.바이든 정부가 틱톡 금지령을 유보해 미국은 향후 틱톡 서비스의 유지가 공식화되어 틱톡은 한 시름 놓았지만, 지난 6월 인도의 금지령으로 잃어버린 약 4억 6천만 명의 사용자는 기억에 남을 것이다.
똑똑한 유튜브는 인도 시장을 놓치지 않았다. 지난 9월 유튜브 인도에 베타 기능인 유튜브 Shorts(숏츠)를 런칭했다. Shorts는 짧은 길이의 세로 형식의 동영상을 지원한다. 크리에이터는 Shorts 전용 카메라를 이용해 15초 이내의 동영상을 쉽게 제작할 수 있다. 기존 유튜브 기능에도 바로 동영상을 촬영하고 업로드할 수 있는 기능이 있지만, 사실 이용자 입장에서 그렇게 편리하진 않다. 프레임 단위로 자르기 어렵고, 여러 영상을 합칠 수도 없어서 무료 동영상 편집 어플(키네마스터 등)을 이용하는 게 보편적이었다.
반면 틱톡은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본인이 촬영한 클립에 음악을 선택해서 넣을 수 있고, 2배속이나 0.5배속 등 속도 조절도 가능하다. 그리고 타이머를 이용해 원하는 곳에서 녹화를 중지하고 재시작 할 수 있다. 이 기능들을 유튜브 Shorts는 모두 따왔다. 다만 Shorts는 아직 '유튜브 내 무료음악'만 사용하 수 있고, 틱톡이나 인스타그램이 제공하는 동영상 필터가 없다.
틱톡의 빈자리를 Shorts는 톡톡히 채웠다. 일일 35억 건 이상의 조회수를 올리고(인도 유튜브에는 Shorts 섹션이 존재한다), 인도 유튜브 채널의 shorts 이용 빈도가 3배 이상 증가했다. 유튜브 CPO 닐 모한은 3월 Shorts를 미국에서 베타 버전으로 발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Shorts에는 여러 기능의 부재보다 더 큰 약점이 있다. 크리에이터를 이끌 유인인 '수익 창출'이 불가능하다. 틱톡과 같이 조회수 수익을 지급하지 않는 것이다. 틱톡커들은 팬들에게 직접 선물(별풍선과 같은 개념)을 받거나,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광고를 얻어야만 수익화가 가능한데, 이는 유튜브에도 이미 존재한다.
물론 크리에이터는 Shorts를 통해 더 빠르고 간편하게 동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이점을 얻는다. 시청시간이나 조회수는 채널에 누적 카운트가 되므로, 동영상이 성공하면 채널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아 향후 채널의 수익창출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유튜브는 향후 Shorts를 통한 크리에이터 수익화 모델을 도입할 계획이라 밝혔다. 틱톡이 못하는 새로운 수익 모델이 도입된다면, 더 많은 숏 폼 비디오를 유입하는 건 유튜브에게 시간 문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