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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곳니 Jan 12. 2022

가치 있는 자산

꼭 실물이 아니더라도

무엇인가를 산다는 것은 돈과 물건을 교환한다는 뜻이다. 우리가 물건을 살 때에 지키는 기본적인 원칙이 있다. 물건의 가치가 적어도 물건을 사기 위해 지불하는 가격의 가치, 곧 돈의 가치와 동일하거나 높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물건의 가치와 돈의 가치는 시간이 감에 따라 변한다. 끝없이 오를 줄만 알았던 자산이 고꾸라지는 경우도 있고, 끝없는 물가 상승으로 인해 하찮게 여겨지던 현금이 Trash에서 King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부동산과 토지 같은 자산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격이 상승하는 경우가 많지만 자동차나 전자제품 등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격이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 경우가 많다는 것이지 이것이 공식은 아니다. 일례로 공급망의 문제로 인해 신차 구입이 어려운 지금은 중고차를 사기 위해 오히려 웃돈을 얹어줘야 하는 경우가 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20106157700003?input=1195m

돈은 생명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소중하다는 뜻이다. 돈이 많다고 해서 인생을 두 번 살 수는 없지만 돈이 많으면 불행한 일을 막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의료비가 있다. 돈이 없어서 제때 받아야 할 치료를 받지 못하고 병이 악화되어 죽을 수도 있다. 병원비 말고도 먹고, 마시고, 생활하고, 자고, 입는 모든 것에 돈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이 피 같은 돈을 물건으로 교환할 때는 적어도 현재 가치가 미래와 비슷하거나, 지속적으로 가치가 상승하는 것으로 교환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아깝지 않을 테니 말이다.


위의 관점에서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자산은 부동산이다. 토지도 좋다. 주식도 소수의 주식이 좋다. 강남 아파트, 개발 예정인 토지, 그리고 테슬라와 애플 주식 등이 (지금으로선) 좋은 자산이다. 소중하고 가치가 있는 것과 돈을 바꾼다는 마인드를 장착하면 물건과 자산을 사모으는 것에 매우 신중해질 것이다. 누가 좋다고 해서 사는 게 아니라 철저하게 가치를 분석해서 생명과 교환할만하다고 생각이 되면 매수할 것이다. 뇌동매매와 추격매수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주식과 부동산 같은 자산뿐만이 아니라 생필품이나 가전제품, 자동차 등의 물건을 살 때도 적용할 수 있다. 그 물건을 샀을 때 내가 느끼는 효용을 철저히 분석해서 과소비를 막고 똑똑한 소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주택 가격 지수와 미국 다우산업 지수

좋은 주식과 부동산은 모두 돈과 바꿀만한 자산이다. 차가 꼭 필요하다면 감가상각을 고려해서 구매할 수 있고 좋은 음식을 먹고 좋은 옷을 입는 것도 그 가치가 교환되는 돈보다 우월하다면 꼭 해야 하는 일이다. 그런데 이것들에 더해 돈과 바꿀 만한 자산에 시간과 경험, 그리고 추억도 포함시키고 싶다. 


돈과 시간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사람들은 모두 돈을 시간으로 바꾸고 싶어 한다. 모든 사람에게 시간이 유한하기 때문이리라. 시간의 자유가 없다면 진정한 의미의 부자가 아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일을 통해 자신의 시간, 즉 인생의 일부와 돈을 교환한다. 그러나 시간이 돈보다 훨씬 가치 있다. 따라서 돈으로 시간을 사야 하는데, 반대로 시간으로 돈을 사고 있다. 내가 일을 하지 않아도 돈이 나올 구석이 있다면 시간을 산 것과 같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고 자유롭다는 점에서 시간은 다른 것과는 바꾸기 힘든 좋은 자산이다. 어딘가에 붙잡혀 있지 않고 시간을 자유롭게 쓰면서도 돈을 벌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돈과 경험

경험도 시간만큼 좋은 자산이다. 특히 젊은 시절의 경험은 그 이후의 경험보다 더 좋은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젊을 때의 경험은 시간이 지나며 더 많은 일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경험에 노력도 포함시키고 싶다. 특정 직업을 얻기 위한, 돈을 벌기 위한, 그리고 발전하기 위한 모든 노력은 돈과 바꿀 만한 자산이다. 물론 그 경험이 추가적인 현금흐름을 만들거나 삶을 윤택하게 한다면 말이다. 개인적으로 후회하는 지점이 여기다. 너무 눈앞의 돈만 생각하고 경험과 노력이 벌어들일 돈을 고려하지 못했다. 경험과 노력은 가성비를 따질 게 아니라 목숨 걸고 도전했어야 하는 일이었는데도 말이다. '고등학생 때 더 공부를 했더라면, 대학생 때 학과 공부를 열심히 했더라면, 돈 공부를 더 빨리 시작했더라면, 어렵고 힘들었겠지만 돈과 바꿀 수 없는 경험을 포기하지 않았더라면'하는 후회가 항상 있다. 앞으로 후회하지 않기 위해선 예전보다 더 귀한 경험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따라서 경험과 노력도 돈과 바꿀만한 가치 있는 자산이다. 


돈과 추억

추억과 기억이 재미있는 점은 시간이 갈수록 대체로 미화된다는 것이다. 좋지 않은 기억도 지금의 상황에 따라 미화될 수 있다. 좋은 추억은 말할 것도 없다. 시간이 갈수록 좋아지고 그리워진다. 사회초년생인 내가 돈을 이제야 막 벌기 시작하고 재테크를 시작했을 때 주말까지 돈 버는 일에 몰두한 적이 있었다. 주중의 시간도 대부분 자산 증식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그런데 나는 신혼이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한두 달을 주식과 코인의 호가창만 보다가 '내가 왜 이러고 있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나는 미래에 더 행복하기 위해 시간을 투자하고 있었는데, 지금 투자하는 시간이 미래의 부보다 더 가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달간 투자에 몰두한 일은 정말 멍청한 짓이었다. 그래서 아내와의 달콤한 추억을 쌓는 데에 시간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금은 아내와 둘이서 이지만 앞으로는 여러 명의 가족과, 친구와,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 거기서 쌓는 추억 모두 돈으로 바꾸기는 어려운 자산일 것이다.


결론

앞으로도 계속 감가 되지 않는 가치 있는 자산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다. 실물 자산에 대한 공부도 계속하겠지만 올해는 경험과 노력 그리고 추억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 임상 공부도 하고 미국 국시도 준비해보려고 한다. 와이프랑 좋은 곳에서 좋은 시간, 맛있는 음식과 함께 웃고 떠들며 돈과는 바꿀 수 없는 추억을 쌓을 것이다. 


내 27살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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