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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로시 Sep 22. 2023

사색을 고민하는 근사한 대화의 시간

새벽북클럽 8월 모임후기 : <매일 인문학 공부>를 읽고

* [새벽북클럽]은 인천 송도에서 월 1회 진행되는 엄마들의 독서모임입니다. 새벽북클럽 시작에 관한 이야기는 여기에 담겨 있어요.



새벽북클럽 8월 도서



책 <매일 인문학 공부>는 [의식, 변화, 철학, 몰입, 지성, 성장, 일상, 사랑, 자립]이라는 9가지 큰 주제 속에서 사색하는 삶의 중요성을 다룬 책이다.


고민, 생각, 사색을 다른 의미로 제시한 이 책을 가지고 새벽북클럽에서는 '사색'을 통해 그 어느 때보다 '사람, 관계'와 같은 일상적인 것까지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한 달에 걸쳐 읽기에는 내용이 굉장히 방대한 책이었다는 의견도, 이렇게 모임에서라도 훑어보지 않았더라면 천천히 두고 읽다가 끝까지 읽기 어려웠을 것 같다는 의견도 나온 책이었지만 이러나저러나 사색하는 삶을 희망하는 우리 곁에 두고 싶은 책으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매일 인문학 공부>.


이번 모임 리더인 H님께서는 책 내용이 다소 무거운 만큼 모임은 가볍게 진행하고 싶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마음과 딱 맞게 우리의 대화는 충분히 가벼웠고 그러나 진중했다.

  


새벽북클럽에서 함께 나눈 이야기



1️⃣ 책을 읽으면서 기억에 남는 문장을 나눠보아요.


[새로운 깨달음을 준 문장]

많은 사람이 더 넓은 세상을 보고 견문을 넓히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여행은 이미 견문이 넓은 사람이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가는 것이다.

젊을 때는 실수하며 시간을 낭비해도 자산으로 쌓이니 괜찮지만, 늙어서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작게는 돈을, 크게는 아까운 시간을 잃기에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게 좋다.

주변 사람을 바꾸라. 어떤 모임이나 회의에서 상대방을 애써 설득하려 하지 않는 사람을 가까이 두라. 그는 일류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외로움이란 혼자 있는 고통을 표현하는 말이고 고독이란 혼자 있는 즐거움을 표현하는 말이다. 고독은 내가 부르는 것이고, 외로움은 끌려가는 것이다.

말로만 끝내는 사람은 언제나 명사로 질문하고, 실제로 경험해 본 사람은 동사로 질문한다. 그래서 더 예리하고 더 섬세하다. 그리고 서로 경험해 봤기 때문에 금방 말이 통한다. 당신의 일상을 뜨거운 동사로 가득 채우라. 명사로 묻는다는 것은 상대가 알려준 대로 살겠다는 노예 계약과도 같고, 동사로 질문한다는 것은 상대가 알려준 답을 통해 자신이 살아갈 세상을 스스로 개척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같은 상황에서 동일한 재료로 많은 것을 창조할 수 있는 이유는 버리는 것 없이 모두 각자 최선의 모습으로 활용해서다. 그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간단하다. 상황을 바라보는 시선을 가능성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바꾸면 된다. 내가 ‘비논리적 발상’이라고 부르는 이것은, 당신의 생각하는 시스템 자체를 매우 쉽게 높은 수준으로 완전히 바꿀 수 있으니, 꼭 기억하고 일상에서 지금 당장 실천하길 바란다.


[실행과 반복을 강조한 문장]

실행이 마술이다.

모든 일에 대해 능숙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대다수는 사물의 핵심으로 파고들지는 못하고 주변만 어슬렁거릴 뿐이다. 늘 새로운 것을 찾아다니기 때문에 모두 이것도 조금, 저것도 조금 아는 선에서 끝난다. 무엇이 문제일까? 그들의 일상에 하나 없는 게 있다. 바로 지루한 반복이다. 그들은 하나를 지겹도록 반복하지 않아서 하나의 핵심을 파고들지 못한다.

당신이 무언가를 반복하며 보낸 시간이 당신이 살아갈 길을 열어줄 것이다.



2️⃣ 이 책을 읽기 전과 읽고 난 후 달라진 생각이 있나요?


이전에는 생산적인 삶만을 추구했으나, 짧게라도 멈추고 사색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어요.

저는 사실 이 책을 아직 소화 중인 것 같아요. 천천히 곱씹어보고 싶어요.

저자가 영감을 받았다던 '괴테'의 책들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중간에 소개된 고전 '군주론' 같은 책도요. 그리고 고독을 의식적으로 즐겨봐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어요.

'문해력을 키우고 싶다면  먼저 온갖 유행어, 신조어와 결별하기를 권한다'는 내용을 읽고, '대박, 헐'과 같은 표현을 의식적으로 사용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런 함축적인 표현들이 생각과 대화의 단절을 가져오는 것 같아서요.

저는 생각을 좀 많이 하고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했고, 아이에게도 "생각을 해봐."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게 되었어요. 어렸을 적 아빠께서 '알고 죄를 짓는 사람이 나쁠까, 모르고 죄를 짓는 사람이 나쁠까'와 같은 질문을 제게 던지신 적이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 순간도 떠올랐어요.



3️⃣ 책을 읽은 후 사색을 경험해 보셨나요? 해보셨다면 느낀 점을 말씀해 주세요.


저는 멍 때리기가 일종의 사색이라고 생각해요. 멍 때리고 있다 보면 머리도 깨끗해지고 몸도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거든요.

사색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꼭 나가서 산책하고 이런 것만이 사색은 아닌 것 같아요.

평상시에는 별생각 없이 하던 요리 과정에 대해서(ex : 돈까스 튀기기) 조금 더 깊이 생각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어요.

저는 산책을 나가서 걷는다거나 하는 것보다는 조금 정적인 분위기가 제가 사색하기 좋은 환경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남편에게 '사색'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더니 '한가한 사람들의 소리'처럼 들린다는 대답을 들었어요. 일상생활에서 사색이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 것인지 확 와닿더라고요.



4️⃣ 이 책을 통해 작가가 우리에게 주려고 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사색하는 삶과 실행의 중요성



사색 = 멈추기


책에 대해 본격적인 이야기를 나누기 전, H님이 질문했다.

"여러분은 사색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나의 대답은 '사색은 멈추기'라는 것이었다. 사색하며 살고 싶었으나 멈추지는 못했던 시절, 진짜 사색을 하기보다는 생각하며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게 더 중요했던 과거 내 모습과 이번 책에서 찾은 답이었다.

'멈춤'의 시간을 갖는 것, 그게 사색의 시작점이라는 것을 이전에는 왜 몰랐을까. 


물론 책을 읽은 지금도 온전히 사색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는 말하기 부끄럽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난 후, 하늘을 바라보며, 책을 읽다가 문득, 일을 하다가도 문득 의식적으로 '일단 멈춤'의 시간을 갖기 시작했다. 내 삶이 사색으로 채워지길 기대하며. 


나는 아무리 짧은 유튜브 영상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시청한 적은 없다. 책도 다양하게 읽지 않고 1년에 1권만 읽는다. 이유가 뭘까? 시작해서 끝까지 보거나 읽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멈추기 위해 시청하고 읽는다. (중략)

나는 언제나 멈출 곳을 찾는다. 책을 읽기 시작해서 끝을 본다는 것은 무엇인가? 중간에 자신을 멈추게 할 영감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유튜브를 계속해서 시청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멈춰서 사색할 지점을 찾지 못했다는 뜻이다.

<매일 인문학 공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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