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 핀란드 교환학생 시절, 엄마는 나에게 이메일로 안부 및 소식을 전하곤 했다. 2014년도였으니 이미 카톡, 라인 등이 있어 수시로 연락하고 영상통화도 할 수 있던 시절이었지만 엄마의 종종 이메일을 보내왔고 나는 어느샌가부터 엄마의 이메일을 기다렸다.
최근에 우연한 기회로 그 시절 엄마의 메일을 다시 읽어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몇 개만 읽어볼까 했지만 결국에는 공항에서 나를 보내고 쓴 첫 메일부터, 한국행 비행기를 타고 곧 만날 나를 생각하며 쓴 마지막 메일까지 100개가 넘는 메일을 다 읽게 되었다. 그 시절, 나는 참 어린 소녀였다. 다 큰 어른인 줄 알았는데 메일을 보니 엄마가 바라보는 내 모습은 거의 물가에 내놓은 아이 같았다. 그리고 그 아이는 무척이나 사랑받고 있었다. 가게를 운영하면서도 중간에 짬을 내 100통이 넘는 메일을 보냈다는 것부터가 그 증거이지만, 메일 곳곳에서도 그 사랑이 글 여기저기에 향수처럼 뿌려져 있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깨닫게 된 건, 100여 통의 메일 속에 담긴 이야기들이 그 시절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라 평생 동안 나를 키워낸 이야기였다는 점이다. 엄마가 나를 하나의 인격체로 길러낸 교육관의 일체랄까. 지금도 종종 듣는 이야기이니 그런 점에서 나는 참 한결같은 부모 아래서 자랐다.
엄마가 나에게 보낸 이 메일 속에는 엄마가 내게 남긴 사랑, 조언, 경험이 담겨있다. 부끄럽지만 최근 '부모님이 어떻게 키우셨니?'라는 질문을 꽤 들었는데, 이 글들이 그 질문들에 대한 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글들은 나와 우리 가족에게는 소중한 기록이 될 것이다. 우리 가족 외의 누군가에게도 좋은 에너지를 줄 수 있기를 바라며 이 메일들을 공유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