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하지 않는 저녁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정시퇴근 세상에 야근의 능력이라니요? 허나 야근에도 분명 능력이 있습니다. 다시금 말씀드리지만, 야근을 옹호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죠. 야근하지 말라는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다만 왜 하지말아야 하는가에 대해서만큼은 단순하게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1. 야근하지 않는 저녁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결혼전에는 야근을 하지 않았습니다. 술자리와 함께 저녁시간을 보내야 하니까요. 결혼후에도 야근을 거의 하고있지 않습니다.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아기때문에요.. 결혼전이나 후나 야근을 별로 안하지만, 본질은 사뭇 다릅니다. 지금와서 드는 생각인데, 저는 결혼전에 야근을 좀 더 해야 했습니다. 왜냐면 제가 저녁시간을 온전히 쓸 수 있을만한 능력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의미없는 술자리를 전전하는 대신 좀 더 나를 위한 시간을 보냈다면 제일 좋았을거였고, 그게 아니면 회사에 남아 자신을 계발하거나 업무를 더 배우는 편이 나았습니다. 고3때 야자하듯 야근을 한다는것이 성인에게 썩 어울리는 모양새는 아닙니다만, 야근이 여러분의 일부 행동패턴을 교정해줄지도 모릅니다. 살다보면 참 어려운 일이 2가지 있습니다. 하고싶은 것을 참는 것과 하기싫은 것을 참고 하는 것입니다. 야근은 타의적으로 이 두 능력을 동시에 키워줍니다. 그러니 20대의 저처럼 좋지 못한 생활패턴을 갖고 계신분이라면 야근하셔도 됩니다.(아니 종종 하셔야 합니다...)
2. 그러니 여러분, 야근을 안하는 것이 어울리는 사람이 되세요.
직장이나 일에서만 자신의 존재가치를 찾고, 인정받는 사람은 야근이 어울리는 사람입니다. 야근이 어울리는 사람이 되면 야근에만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직장 밖에서는 본인의 존재가치를 잃고 맙니다. 일과 직장은 삶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지만, 전부가 될 수는 없습니다. 1편에서도 언급했듯, 야근이 업무성과를 감소시키지는 않습니다. 만약 누군가 야근을 하는데도 야근을 안하는 여러분보다 성과가 떨어낸다면 그건 둘중에 하나입니다. 여러분의 시작점 자체가 그 사람보다 앞서있거나(이미 지식이나 스킬이 월등히 뛰어나거나) 야근을 하는 사람이 그냥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겁니다. 본인이 야근을 아예하지 않는데, 매우 뛰어난 성과를 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내 성과를 과대평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극단적으로 말씀드리면 이런 생각은 노력하는 사람에 대한 폄하이고 모욕일 수 있습니다) 그렇기때문에 여러분은 일의 효율을 위해서가 아니라 삶을 위해서 일찍 퇴근하셔야 합니다. 일 외에 내 삶을 더 충만하게 만들어줄 시간을 꼭 갖길 바랍니다. 강아지데리고 가족과 산책하기, 인문학 서적한권 읽기, 헬스장 가서 데드리프트 해보기 등은 우리의 자존감과 의연함을 키워줍니다. 내 자신이 건강하고 깨어있다면(awakeness) 회사와 일이 우리를 지배하지 못합니다. 반대로 일에만 몰두하는 사람일수록 본인의 기대와는 다른 상황이 생겼을 때 이를 슬기롭게 이겨내지 못하는 것 같아 간혹 안타까울때가 있습니다.
3. 결국 야근은 치킨게임(Chicken Game)입니다.
정말 일이 너무 즐겁고 하고 싶어서 야근하는 분은 많지 않을겁니다. 혹 그런분이 있다러도 매일 야근하고 싶지는 않을거구요. 그러나 우린 의지에 상관없이 회사에 남아있어야 할때가 많습니다. 학부때 경제학 전공시간에 게임이론 수업을 인상깊게 들었는데, 우리가 야근하고 있는 상황이 사실 치킨게임의 적절한 예시입니다.
위의 예시에서 모든 부서원이 야근을 하는것은 나와 동료에게 최악의 결과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치킨게임에 의해 모두 야근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죠.. (위 표의 상황과 만족도는 예시이며, 실제 만족도는 개인별로 다 다르고, 정량적인 척도로 측정할 수 없겟죠...) 그러니 여러분, 눈치보지 마시고 퇴근합시다... 내가 하는 칼퇴의 첫걸음이 우리부서의 조직문화를 바꿀수도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