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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델리러브 Dec 08. 2023

결혼 후 처음으로 내 책상이 생겼다

작고 앙증맞은 나의 작은 책상이여

책상을 샀다.

집에서도 나만을 위한 공간은 없기에 접이식으로 샀다.

 원하는 장소에 폈다가 접고, 또 다른 장소로 이동 가능한 그런 책상이다.

작아서 맘에 들었고, 접을 수 있어 더 맘에 들었던 책상.


안녕! 반갑다! 내 작은 책상아~


결혼 후 처음으로 생긴 내 책상.

언젠가 소설 강좌를 듣는데 강사님의 첫 마디

"다들 책상 있으시죠? 세상에서 책상 없는 사람이 가장 불쌍해요."


그때 다들 수긍하는 표정이었다.

그래, 나는 집에 내 책상이 있지라고 말하고 있는 표정.

나는 내 책상이 없었다.

책상을 열망하기엔 마땅히 둘 공간이 없었다.

그러다 몇 년만에 큰 결심을 하고 구입했다.


사실 그 동안 좌식 책상(무민 그려진 상) 은 지겨웠다.

부엌에 있는 6인용 식탁에서도 이젠 집중이 안 된다.

그래서 결단한 1인용 접이식 책상.

단 돈 27,900원.

큰 결심치고 저렴한 가격이 아닌가!!! ㅎㅎㅎ

세일가라고 하는데 적정한 가격이라 생각한다.


원목은 아니지만 원목 느낌나는 상판,

단단한 철제 프레임.

의자는 원래 집에서 쓰던 이케아 의자.

(아마도 10년 된 것 같다)


하지만 실상은...


아이들이 죄다 자기도 써보겠다며 난리난리!




유치원 끝나자마자 집에 와서 책상 차지한 둘째
요즘 최애책 흔한 남매 독파 중! 결국 시리즈 완독

6살이 읽어도 괜찮을까 고민 많았던 흔한 남매 시리즈.

오자마자 가져와 읽기 시작했다.

너무 좋아해서 어떨 때는 아이가 으뜸이로 보이기도 함.

한으뜸인지 하으뜸인지, 하에이미인지, 하마철인지...


아는 엄마가 유튜브 보면 더 빠진다고 했지만,

유튜브는 보여주지 않는다.

책으로도 충분히 까불까불 까까불이, 둘째.

여기까지만 허용하겠다고 다짐한다.

(유튜브 원래 안보여줌)


내 책상이지만

아이들이 있을 때 온전한 내 것이 될 수 없는,

나의 작은 책상아  반가워!


저 이케아 의자는

우리 첫 신혼집에서 공간이 비좁아 구입한 것이다.

당시 한 2년 간 요긴하게 쓰였다.

베란다에 빨래 널 때 쓰는 용으로 바뀌면서

(아이들은 놀 때 대포로 쓰던)

잠시 멀어졌던 저 의자. 두 개였는데 하나는 박살나고,

전장 속에서 살아남은 빨간 등받이 없는 의자.


4인용 삶을 꾸려나가다보면

나는 매번 소멸하는데

저 책상에서 나의 소멸을 막아보려 애쓰려고 한다.


대박나라, 나의 책상에서, 나의 인생은...

매거진의 이전글 한 것도 없는데 벌써 아침 6시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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