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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가게 Oct 31. 2019

지금 당장 행복할 것

 

 느슨한 일상에 활력을 얻고 싶을 때 자기 계발서를 읽던 시절이 있었다. 무엇을 해야 하고 하고 싶은지 모든 것이 불분명했던 시절, 어디서든 정답을 찾고 싶었다.


주어진 이 상황을 대로 받아들여 할까?  닥치는 대로 살다 보면 좋은 날이 올까?

앞만 보고 달리는 이 청춘의 역할일까? 

자기 계발서에 그 정답이 있진 않을까?


하지만 자기 계발서는 내게 열패감과  열등감안겼다. 튼튼한 자아를 만들고 싶은 내게 앞만 보고 달리도록 다그치는 저자의 문체가 불편하기도 했지만, 저자의 치열한 노력쫓아가지 못하는 스스로에게 실망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한지도 모르겠다.


 현실적이고 예리하다 생각하는 내게  ‘자존감이 너무 낮다’는 친구의 말에도, 나이에 맞는 미션들을 클리어해야 인정받는다는 누군가의 말에도, 진정 '나'를 위한 단어는 없다. 자아가 중심이 되는 삶이란 대체 무엇인지 혼란스럽다.


그저 행복하게 살고 싶을 뿐인데. 돈, 명예, 성공, 세간의 평가엔  욕심이 없는데. 그것들을 멀리하면 가치 있는 인생과도 멀어지는 것 같다.


내가 중심이 되는 삶


 많은 현자들은 결국 답은 자신에게 있다고 주장한다. 앞만 보 주어진 임무수행하느라 정작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잊어버린 당신.  뻔하고 고루한 말을 외면하기 전에 진짜 '' 가까워지자. 나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수도 없는 자기 계발 중에서 우선해야 할 것은 '나'를 공부하는 것 아닐까.


 내 감정은 무엇을 할 때 행복할까?


 자신이 언제, 어떤 상황에서 얼마큼 행복한지 아는 사람은 드물다.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소 센터장 최인철 교수는 그의 저서 <굿 라이프>에서 행복에 관한 다양한 실험 결과를 보여준다.


  그는 우리가 생각하는 ‘행복’이라는 감정이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뿌듯함, 자랑스러움, 흐뭇함, 만족감, 고요함, 짜릿함, 설렘 등의 긍정적인 감정이라 주장하 그에 뒷받침하는 연구들을 제시한다.


지금 당장 행복하고 싶은 당신이라면.


최근에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려보자.
밥 먹을 때? 데이트할 때? 독서할 때? 친구와 수다 떨 때? 가족들과 식사할 때? 무릎에 앉은 고양이 쓰다듬을 때? 좋은 성적을 받았을 때?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았을 때? 음악 들을 때? 목욕할 때? 화장할 때? 자기 전 휴대폰 할 때?
 

 가령 무언가를 먹을 때 ‘행복’ 느낀다면 그 감정이 단순히 일회적쾌락일까? 그것이 유명한 식당에서 몇 시간 동안 기다려 받은 음식이 만족시켜주는 쾌감인지, 자신이 정성껏 준비한 요리를 음미할 때의 만족감인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주는 충만함인지, 힘든 하루 끝의 보상 같은 달콤함인지. 단순해 보이는 행복도 이처럼 다양한 결을 갖춘다.


 또한 이러한 감정들 혼자 있을 때 찾아오는지, 누구와 함께할 때인지, 쾌락에 가까운지, 의미에 가까운지. 긍정의 요소들을 다양한 결로 세분화해 내 것으로 만들어두는 것도 나를 공부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그런 시간을 많이 가질수록 행복한 삶에도 가까울 것이다. 

연애가 어떻게 끝나건 사랑하는 사람과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봤다는 것이 중요하듯이,
인생도 살아봤다는 것이 중요하지 성공했는지 여부가 중요하지 않다.

조승연, <시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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