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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woo Oct 18. 2020

노션으로 업무 진행상황 공유하기

보고하기 위한 보고 말고 같이 보기위한 보고


보고서를 써 본 적이 없다


회사원들의 일상 속에 녹아들어있는 보고서를 나는 써본 적이 별로 없다. 인턴생활을 하는 동안 몇번 올려본 것이 전부다. 양식 찾아 헤매는 시간 반나절, 찾아낸 양식에 맞게 글을 정리하는 시간 반나절. 아직 보고서 작성에 익숙하지 않은 회사 쪼렙이었던 나는 그렇게 하루를 보냈다. 글의 내용을 써내는 건 불과 한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는데 서론 본론 결론을 구성하고 각 대목마다 일정한 분량을 할애하려니 마치 기말고사 PPT 를 하루만에 만드는 것과 다를 게 없게 느껴졌다. 힘들었다.


그 이후로 보고서를 쓸 일은 더이상 없었다. 약 8개월정도 일하고 있는 지금 회사에서는 인원배치가 프로젝트 단위로 유동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고정된 보고경로가 없다. 보고서 양식도 따로 없다. 소통은 주로 URL 링크를 이용해서 일사불란하게 이루어진다. 깃허브지라칸반보드 ('할일 - 진행중 - 완료됨' 칼럼으로 업무흐름을 나누어 일정을 기록하는 보드) 에 필요한 업무와 담당자가 적혀있고 논의할 사항의 있으면 해당 링크를 슬랙메신저에 붙여넣어 간결하게 이야기한다. 내용이 길어지면 다른대화와 섞이지 않도록 개별 스레드로 새끼를 치듯 관련된 업무담당자들끼리 대화를 이어간다.


하지만 보고서라는 것은 양식에 맞추는 작업이 어려워서 그렇지 애초에 꼭 필요해서 탄생한 문서이다. 어떤 조직이든 보고라는 행위는 꼭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나는 칸반링크와 슬랙을 이용한 보고방식은 빠르고 원활한 소통은 가능하지만 '대화의 형식'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 하루 혹은 며칠간 자신의 담당업무를 하면서 길게 늘어트린 생각의 타래 전체는 자기 혼자서만 알고 있고, 그중 일부만 팀원들에게 공유하게되는 것은 조금 아깝다고 생각했다. 내가 생각한 전체 내용을 남들도 같이 알 수 있으면 더 좋은 아이디어가 탄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수시로 업무를 공유하고 서로의 일을 계속 주시하고 있도록 한다면 피곤하고 각자의 일에 집중하기 어려워질 것이 뻔했다. 그렇다고 자기가 한 일을 따로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보고서로 작성하는 것은 업무가 두배가 되는 일이었다. 일종의 발표문을 작성하는 것이니 깔끔하게 정리도 해야 하고 손이 많이 갈 것이기 때문에. 계속 수정해도 되는 초안과 달리 남에게 보여줄 문서는 왠지 그자체로 완성본이어야 할 것 같으니까. 그래서 나는,


완성본이 아니라 초안을 공유하자

라고 생각했다.




노션 테이블로 만드는 업무 진행현황표

 

프로젝트 진행상황표 예시
진행상황 알림태그

나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툴 중에서 노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보기로 했다. 계획표이자 진행현황표인 셈이다. 그러니까, 남이 기록하고 있는 업무노트를 엿보는 개념을 생각했다. 평소에는 굳이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없지만, 이슈가 발생하여 급히 업무파악을 해야한다면 좀 덜 깔끔하지만 꼼꼼이 적혀있는 이 진행상황표를 보면서 한눈에 현재상태를 상세히 보고받을 수 있다. 또한 업무를 담당한 사람도 평소에는 생각의 타래를 길게 적으면서 편안하게 기록을 하다가, 논의할 내용이나 질문사항이 있으면 그부분을 조금 더 다듬은 후에 곧바로 질문하면 따로 질문내용을 정리할 시간도 줄어들고 빠트리는 부분도 줄어들 것이다. 실시간으로 같이 공유하는 문서이기 때문에 누구든 내용을 덧붙일 수도 있다. 지켜야할 양식은 몇 개 없다.


테이블헤더 : 업무내용 / 업무파악여부 / 진행상황 / 완료(예정)일 / 질문 혹은 논의할 내용 / 참고링크 / 버그이슈

 내용을 추가할 때는 몇줄 띄우고 대시(-)로 시작하기

 


업무효율은 물론, 의도치 않게 업무해결능력이 좋아졌다


노션의 테이블로 프로젝트 진행상황을 전체공유로 작성하기 시작하자, 필요한 작업을 태스크 단위로 쪼개면서 정확한 리서치를 할 수 있게 되었고, 따로 진행상황을 정리하는 시간을 아낄 수 있게되었다. 또 놀라운 것은, 본래 이 공유문서를 작성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나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업무가 많아서 다른 분들께 효율적으로 질문을 하려는 의도였는데 막상 계획표에 예상되는 일정을 적어두고 생각을 길게 정리하면서 일했더니 남에게 묻지 않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점이었다.


내가 어떤 유형의 일들을 어려워하는지 감안하여 시간분배를 눈에 보이도록 표시해두니까 일정이 크게 지체되지 않았다. 이전에는 하루만 지체되어도 조급해하며 또다른 실수로 이어지며 업무가 많아지는 경향이 있었는데 지금은 주어진 시간과 남은 태스크들이 몇개있는지 눈으로 체크하기 때문인지 패닉에 빠지지 않는다. 쉽게 당황하는 나에게 아주 적절한 작업방식을 찾은 것 같다. 







TMI

같이 일하는 회사 직원 분들이 내 브런치를 찾아내셨다. 조금 당황스러우면서도 방문해주신 게 내심 감사했지만, 입밖으로 그말이 안 나와서 왜 오셨냐고(?) 부끄러워하기만 했다.. 


TMI 2

브런치 북 출판프로젝트에 응모했다. 꾸준히 글 쓰는 게 쉽지 않았는데 차곡차곡 글을 모아 응모했더니 벅차고 뿌듯하다. 당선도 된다면 정말 좋겠지만 그거는 조금 욕심인 거 같다 :)  


 TMI 3

이제 슬슬 개인작업물을 시작해도 될 것 같다







notion : https://www.notion.so/desktop

Photo by Avinash Kumar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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