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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t yet Apr 22. 2024

아직, 미정입니다.

vol.01


I'm not yet


'아직'이라는 단어는 미완성된 어떤 상태를 말한다. 준비가 덜 된 때를 말하기도 하지만, 상황에 따라 미래를 기대하게 만들기도 한다. 내 이름은 '미정'이다. 1970~80년대 가장 흔한 이름 중 하나가 아닐까. 누군가 내 이름을 영어로 'Not yet'이라고 말했는데, 단박에 설명되는 표현이었다.


엄마는 임신 초기부터 ‘지혜’라고 이름을 정했다. 출생신고 날 아버지에게 신신당부를 했지만 말 안 듣기로 유명한 아버지는 '미정'으로 떡하니 신고해 버렸다. 그날 이후, 나는 불안정한 간판을 가지고 평생 살아가게 되었다. 


직장 생활을 할 때도 '오늘 회식 어디서 해?'라는 질문에 동료들은 '아직 이미정입니다.'라고 장난을 치기도 했다. 수많은 미정이들이 공감할 것이다. 미완성된 상태로 불려지고, 때론 그래서 더 기대되는 인물로 살아갈 수 있었다.


여전히 나는 완료된 상태가 아니라, 아직(Not yet)인 상태이다. 모든 것이 미정 이어서 어쩌면 더 기대되는 인생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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