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세성 Feb 23. 2024

EP.05 휘적휘적, 요리로 덮어보는 불안함

텅장은 게으름뱅이도 움직이게 한다

배달음식, 배달음식. 귀찮은 게으름뱅이는 편안함을 얻고 탑처럼 쌓인 플라스틱을 맞이한다.

그러나 이제 그럴 수 없다. 이 월급이 끝나면 쓸 수 있는 돈이 없다.

배달음식 그만. 요리를 해야 한다.





정말 오랜만에 인덕션 앞에 섰다. 정해놓은 메뉴를 뚝딱뚝딱 만들어봤다. 요리는 절약했다는 뿌듯함과 건강해지는 느낌을 얻는 두 가지 효과가 있다. 추가로, 재료를 손질하고 프라이팬을 휘적휘적 뒤적거리며 움직이면 가만히 있을 때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불안함을 뽑을 수 있다.

김치찌개 재료



오늘도 채점 알바는 연락이 오지 않았다. 이력서를 공개했더니 전혀 관심 없는 보험, 카드 이런 곳에서만 문자가 온다. 알바 구하기는 점점 포기 상태로 가고 손가락은 구직 사이트로 간다. 오래 쉴 수가 없다... 다음 달 고정 지출만 겨우 납부할 수 있는 재정상태이기 때문에 생활비까지 얻으려면 일을 해야 한다. 어쩔 수 없는 선택... 반복되는 선택과 고민의 여정.


옛날 소시지는 아니고 두부봉이라는 반찬



하루종일 누워있다가 두 곳을 면접 보기로 했다.(갑자기?)

한방병원과 일반병원. 한방병원은 이력서 지원한 지 얼마 안 되어 연락이 왔고 일반 병원은 어제인가 그제인가 넣었다. 지원자가 많아 생각 안 하고 있었는데 연락이 와서 놀랐다. 각각 월요일과 내일 면접 약속을 잡았다.


지저분하게 비빈 비빔밥



하루가 이렇게 간다. 밤에는 퇴사한 병원에서 같이 일했던 아이들과 술약속이 있다. 수다도 떨고 맛있는 것도 먹고 술도 진탕 마시면서 잠시 이 현실을 잊어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EP. 04 꾹꾹, 취미로 덮어보는 불안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