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세성 Feb 22. 2024

EP. 04 꾹꾹, 취미로 덮어보는 불안함

예술적으로

사람 마음이 이리 간사한 건가. 

잊고 있었던 헌혈의 집 알바에서 면접 참석여부를 묻는 문자가 왔다. 이메일지원이었는데 계속 '읽지 않음'이어서 실망하고 잊어버리고 있었다. 문자를 받았을 때는 당연히 가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곧 마음이 바뀌었다. 

알바에 대한 의지가 사라져서인지 모르겠지만 하고 싶지 않아 졌다. 결정적인 이유는 추측하건대, 주말 근무였는데 여태 다른 알바가 구해지지 않은 지금 주말만 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느껴서였다.


그제까지만 해도 불타올랐던 너 아니니? 아직 배가 덜 고픈가 보다.






하루종일 비가 왔다. 나가지 않고 취미생활을 하는 하루를 보내기로 했다. 처음 해보는 캘리그래피와 스크래치 컬러링을 하며 닥쳐오는 불안함을 덮어보는 것이 일과였다.




캘리그래피 연습


알바사이트, 구인구직사이트 이력서를 공개로 전환하고 연락 오는 곳이 있으면 그때 생각하기로 했다. 호르몬의 영향으로(?) 무기력이 시작됐는지 아무것도 하기 싫어졌다. 이런 무기력의 시작은 꽤 위험하지만 약의 힘이 생각보다 큰지 잘 막아주고 있다. 포켓몬스터에 나오는 디그다처럼 땅을 뚫고 불안이 올라오면 약이 손바닥이 되어 꾹-하고 눌러주는 것 같다.



처음 해보는 스크래치 컬러링
예쁘다


이런 컬러링의 효과는 알다시피 심신안정인데, 좋아하는 뭔가에 몰두하다 보면 자연스레 마음이 가라앉는 듯하다. 특히나 결과물이 있는 취미니까. 게다가 예쁘지 않은가. 후후. 성취감도 있다. 잡생각이 없어지지는 않지만 덜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


알바를 할지 병원을 갈지 병원을 가면 어디로 갈 것이며 또 여태처럼 입사->힘듦->그만둚->백수->입사가 반복되진 않을는지(워낙 똥손이라. 아니 이 정도면 그냥 일이 안 맞는 것 같다.) 걱정이 그득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지금 당장 안 구해져도 시간을 두고 두드려보면 되고 병원도 어느 한 곳은 연락 오겠지! 안 오면 기다려보고 탐색하다가 조금이나마 괜찮은 곳 있으면 지원하면 되고! 게다가 가장 긍정적인 것은 예전처럼 불안하지 않다는 것 아닌가. 그것만으로 된 거야.




디그다



뜬금없지만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백수 동무들 파이팅 했으면 좋겠고 나와 같은 고민으로 쉬고 있는 간호사들도 함께 힘냈으면 좋겠다. 그럼 내일 다른 생각과 다른 일화로 찾아오겠다. (꾸벅)

작가의 이전글 EP.03 결국은 병원인 걸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