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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은 Aug 30. 2024

상생 相生

 연애를 하기 앞서 제일 중요한 마음가짐은 무엇일까? 너만을 바라보겠다는 우직함? 특별한 날엔 꽃 한 송이를 선물할 줄 아는 로맨틱함? 내가 한 모든 말을 기억하고 있는 세심함? 마음을 간지럽히는 말로 나를 들뜨게 하는 스윗함?


 연애를 할 때 사람마다 앞세우는 우선순위는 저마다 다를지 모른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원하는 게 있다면 그것은 바로 그 사람의 진심일 것이다.


 하나에서 둘이 되기로 결심한 이상 우리는 하나의 행복보다 둘의 행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각오를 해야만 한다. 물론 나의 행복이 뒷받침되어야 둘의 행복이 이뤄진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나의 행복을 희생하면서까지 둘의 행복을 위해서만 노력하라는 말이 아니다. 둘의 행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말은 둘이 되기 전 나 홀로 꽉 채우곤 하던 삶의 자리를 내어줄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요즘 세상은 싱글이 즐기기에 정말 최적화된 세상이다. 혼밥, 혼술, 혼영, 혼여, 그 외 기타 등등…. 혼자 즐기는 것으로부터 파생된 단어들과 그것들에 딱히 특이점을 두지 않는 시대 분위기까지. 심지어는 결혼을 하지 않는 것에도 굳이 물음표를 두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많은 이들이 혼자로 즐기는 삶보다 누군가와 함께하는 삶을 추구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첫 만남에서 파생되는 호기심과 묘한 긴장감, 첫 데이트에서만 느낄 수 있는 설렘과 기분 좋은 불편함, 처음 같이 보낸 밤, 뜨거움, 아드레날린, 시끄러운 고요함…. 싸움과 화해를 반복하며 쌓는 신뢰와 유대감, 같은 미래를 꿈꾸며 기대하는 희망과 정서적 안정감. 혼자로서의 삶을 선택할 때엔 결코 느낄 수 없는 것들이다.




 그렇기에 하나에서 둘이 되었을 때. 옆에 두던 빈 자리가 누군가로 채워졌을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혼자였던 삶에서 함께하는 삶으로 거듭나는 일이다. 혼자 즐기던 여유, 여러 모임과 취미, 알고 지내던 이성, 부가적인 인간관계…. 그것들로 채우던 외로움과 허전함, 오락거리와 즐거움을 줄이거나 더 나아가선 버릴 각오까지 해야 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것들을 버리는 행위가 한 사람의 강요나 억압으로 이뤄지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그럴 마음이 들어 ’기꺼이‘ 하는 것. 결국 연애의 목적은 한 사람만의 행복이 아닌 두 사람의 행복을 위함이고,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며 공들여 가는 것이기에-




 내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을 불안하게 만들지 않을 것. 언제든 나의 진심을 표현할 것. 서로의 행복을 존중할 것. 둘의 행복을 위해서 문제에 부딪쳤을 땐 묵살하거나 회피하거나 져버리지 않고 충분히 타협할 것. 내 것처럼 아끼고 사랑해줄 것.


 날이 갈수록 단순한 성적 이끌림으로 비롯되어 단발성으로 끝나는 연애보다 이처럼 다소 고되고 힘들지라도 진중하고 묵직한 연애를 지향하는 바이다. 가볍게 맺은 관계는 가벼운 감정으로서 쉽게 휘발되곤 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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