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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샘 Mar 30. 2022

부모로 태어났습니다.

희미한 임테기* 두 줄에 전전긍긍하던 마음 졸임이 선명하게 바뀌자 짝꿍과 서로 부둥켜 안으며 환호성을 외치던 그 날.


초음파에 아기집이 딱 자리잡은 걸 보고 우렁찬 심장박동 소리까지 들려주자 "감사합니다" 감격이 탄성이 절로 나왔던 그 날.


갑작스런 출혈에 놀란 가슴이 "아이는 건강해요."라는 원장님 한마디 말씀에 안도의 숨을 쉬었던 그 날.


꿈틀거리던 태동이 어느새 아빠 목소리에 거친 발차기가 되면 신기하게 미소짓게 된 그 날.


밤새 뒤척이며 잠 못 이룬 밤, 문득 생각 난 엄마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졌던 그 날.


"응애""응애" 아기 울음 소리에 감싸여 "아기는 건강해요?"라고 묻게 된 그 날.


육남매를 홀로 키우며 수없이 삼켰을 엄마의 눈물을 조금씩 짐작이라도 하게 되는 나날들.


그렇게 저희는 아이와 함께 부모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임테기: 임신테스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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