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nemovieaday Dec 07. 2023

<괴인, 2022>

이정홍 감독

괴인.

1 생김새나 성격이 괴상한 사람.

2 정체를 알 수 없는 수상한 사람.

3 꾀를 쓰거나 유혹하여 남을 어느 곳으로 나오게 함.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괴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목수라는 직업으로 자신을 소개하지만 실상은 노가다에 가까운 일을 하며 간당간당하게 살아가고 있는 기홍은 덥수룩한 수염이 있는 외모와 거친 성격을 가진 인물이다. 기홍은 생김새나 성격이 괴상한 사람이라는 의미의 괴인이라고 할 수 있다. 피아노 학원에서 몰래 숙박을 하며 지내는 하나는 창문에서 뛰어 내리다가 기홍의 차 지붕을 찌그러트리게 된다. 하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수상한 사람이라 괴인이다. 기홍의 이웃이자 방주인인 정환과 현정은 기홍을 자꾸 집 밖으로 나오게 하는 인물들이므로 꾀를 쓰거나 유혹하여 남을 어느 곳으로 나오게 한다는 뜻의 괴인에 속한다. 이 영화는 관객들이 기홍을 제 3자의 시점으로 괴인으로서 그를 바라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 어쩌면 괴인일수도 있음을 기홍의 평범한 일상에서 발생하는 사건들로 넌지시 이야기하는 것 같다. ‘당신도 나처럼 이상하잖아요’라고 적혀 있는 영화 포스터 문구가 어쩌면 이 영화에 대해 제일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는 문장이 아닐까 싶다.


“<괴인>의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한 시기인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무렵, 살면서 처음으로 ‘사람 사이의 소통이라는 것이 불가능의 영역인가?’ 하는 절망감이 들었다. 다르게 얘기하면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인가 싶었고, 아니길 바라는 마음으로 소통의 가능성을 붙잡고자 이 영화를 만들어나갔다. 그래서 ‘단절된 세상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어떤 마음과 태도를 갖고 살아가야 하나?’ 하는 질문을 영화 안에 담으며 어떤 답을 얻고 싶었는데,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고민으로 남게 되었다. 그게 분명하지 않은 엔딩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다. 아니면 내가 아직 미숙해서 그런 미완의 엔딩을 찍게 된 것 같기도 하고. 한동안은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데 최근에야 어떻게 비치든 괜찮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이정홍 감독 (마리끌레르 인터뷰 일부)-


작가의 이전글 <해리의 소동, 1955>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