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어땠나요> 일곱 번째 기록
당신의 오늘 하루는 어땠나요?
저도 드디어 백신 1차를 맞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을 포함해서, 이미 주변에는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사람도 있다보니, 크게 걱정하지도 않았고 힘들거라 생각하지도 않았지만 생각했던 것 보다 무기력증이 컸고, 또 근육통이 오더라구요.
뭐 덕분에, 회사에다가는 백신휴가에 연차까지 내서 2일 동안 원없이 잤던 것 같아요.
근래 들어, 이렇게 잠을 잔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많이 잤는데, 재미있게도 피로가 전혀 풀리지 않더라구요.
하루 종일 먹고, 눕고, 잤음에도 불구하고 피곤한 제 몸뚱아리를 보면서, 꽤 오래 전부터 의문을 품어왔던 나에게 오프란 어떤것일까? 라는 생각을 다시 해봤어요.
오프
스케줄 근무를 주로 하는 업계에서 쓰는 말이었지만 요즘에는 꽤나 일상에서 자주 쓰는 말이 된 것 같아요.
일을 하지 않는, 휴식시간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을 의미하는 오프에 대해서 다루는 프로그램은 대표적으로 '나혼자산다' 와 '온앤오프' 라는 예능이 있는데,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연예인들, 정확히는 타인의 오프를 관찰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재직했던 첫 회사는, 상당히 야근이 많았던 회사였어요.
많다, 적다는 상대적인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객관적으로 '많았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죠.
광고대행사라는 특성을 감안해도 야근과 철야, 그리고 주말출근으로 인해 꽤나 힘들었던(그렇기 많이 배웠던) 직장으로 아직도 기억속에 남아있는데, 그 때는 정말 물리적인 잠 시간이 부족해서 그런지 시간만 나면 잠을 자기 바빴던 것 같아요. 그렇게 제 오프를 보내는 방식은 곧 잠이 되었죠.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데, 이십대의 후반에 생긴 버릇은 오죽하겠어요?
그렇게 요즘에도, 적어도 주말 하루는 미친듯이 자고, 아무것도 안해야 주중을 보낼 수 있는 힘을 얻게 된 것 같아요. 물론 여전히 평일에는 일도 많이 하고, 대학원 수업도 듣고, 과제도 하기 때문에 휴식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은 이전과 다를바가 없기 때문일수도 있지만요.
그런데, 위에서 얘기했던 연예인들의 오프와, 또 주변 친구들의 오프 생활을 보면 저와 달리 꽤나 알차더라구요? 실제로 가깝게 지내는 지인도 주말에 잠만 자는 제가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고 말을 하기도 했어요.
시간이 아깝다나? 처음에는 꽤나 부정적으로 받아들였던 그 말이, 요즘에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더라구요.
잘 쉬기 위해, 재밌게 살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하기 위해 쉬는 것 같은 모양새가 된 제 오프에, 제 삶에 약간의 회의감이 생기기도 하구요.
이런 생각을 한지는 꽤 되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저는 주말에 하루를 완벽히 '오프'하지 않으면 평일이 너무 힘들더라구요. 그래서 그런지 다른 사람들, 연예인들은 방송에 나오는, 혹은 인스타그램에 보여지는 오프가 진짜 오프일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들도 혹시 저처럼 오프의 오프가 있을까요? 아니면 제가 '쉼'이라는 개념을 너무 편협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걸까요?
이런 생각을 하게 될 때면, 저는 아직도 저를 잘 모르는 것 같아요.
당분간은, 조금 힘들더라도 시간이 날 때 더 다양한 일을 해볼까 해요.
내가 오롯이 편안함을 느끼는, 나만의 오프를 찾기 위해서요.
문득 외롭다고 느껴질 때, 고단한 하루를 보냈다는 생각이 들 때, 또는 오늘 하루 너무나도 좋은 일이 생겼을 때 나의 하루를 이야기하고, 위로받거나 축하받고 싶지 않나요?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서로에게 위안이 되고 응원이 되기를 바라기에, 우리들의 하루를 공유할 작가님도 찾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