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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페 Feb 28. 2022

#3 어렵게 사는 삶

세번째 고찰. 이렇게 사는게 맞나?

꽤나 오랜만에 돌아왔습니다. 일이 아주 바빴네요.

S사의 계열사 아닌 계열사, 광고대행사인지 마케팅 대행사인지 모르겠는 이상한(?) 회사에 재직중인 저는,
1년에 2번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어떻게 사는 지 모를 정도로 바쁘게 지내게 됩니다.

그 이유는 바로,

Galaxy Unpacked 2022
Galaxy S22 Series

이 녀석들 때문이죠. 갤럭시 언팩과 플래그십 제품들의 런칭시기에는 매 주 적어도 1개씩은 쓰겠다는 브런치, 하루에 200번씩은 하겠다는 푸쉬업, 5문장 씩은 외우겠다는 영어 단어! 스스로 다짐했던 그 어떤 약속도 지키지 못하게 되어요.


저는 언제부턴가, 루틴 있는 삶을 좋아하게 되었어요.

아 물론, 루틴 있는 삶을 좋아한다고 해서 새로운 일이 싫다는 건 아니에요. 처음 광고대행사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도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질 지 모르는, 또 어떤 일을, 어떤 브랜드의 일을 하게 될 지 모르기 때문에 매력적이었거든요. 그 생각은 지금도 일부 변함이 없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저는 또 루틴 있는 삶을 꿈꿔요. 오늘은 무슨 일을 하게 될 까, 퇴근 시간도 쉬이 짐작하기 어려운 산업군에서 5년 가까이 일을 하다보니, 이게 또 때로는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오게 되더라구요. 이런 상황과 스트레스를 대처하는 방법으로, 전 저만의 루틴을 만들게 된 것 같아요.


평일 퇴근 후에는 가볍게 운동을 하고, 조금씩이라도 공부를 하고, 일요일 저녁에는 음악을 들으며 맥주를 마시는, 그런 소소한 루틴이랄까요. 이렇게 브런치를 쓰는 것도 제 루틴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겠네요.


어쨌든, 그런 루틴을 지킬 때 저는 제 삶을 원하는대로 컨트롤 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안타깝게도, 어쩌면 또 핑계일 수도 있지만 거의 2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그 루틴을 지키지 못하게 되면서 꽤나 큰 스트레스를 받았네요.


이렇게 사는게 맞나?

최근에 정말 많이 한 생각 같아요. 단순히 일이 힘들어서는 아닐거에요.

일 때문이라기에는 저는 나름대로 꽤나 일에 애정을 가지고,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고 자부하거든요.


음.. 아마 본격적으로 30대에 들어서면서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졌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어요.

대학원은 잘 졸업할 수 있을까? 내가 원하는 만큼의 업무 역량을 가지게 될 수 있을까? 결혼은 할 수 있을까? 나는 잘 하고 있을까? 이러한 생각 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정말 말 그대로, 이렇게 사는게 맞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위에서 말한 루틴을 지키지 못해서, 제 삶을 컨트롤 하지 못하고 휩쓸리는 삶을 살게 된 것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어쨌든, 갑자기 '난 왜 이렇게 힘들게 살까?' 라는 생각이 드는거에요.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대학원을 다녔으며, 논문 준비다 뭐다 그냥 적당히 살아도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있죠. 주변에서 조금 쉬어도 괜찮아! 라는 말을 들으니 위로가 되면서도 또 무언가..기분이 이상하더라구요.


프로젝트가 끝나고, 친한 형과 가벼운 술자리를 가지면서 이러한 제 고충들을 열심히 털어 놓았어요.

근데 대화의 양상이 제가 생각한 흐름과 조금 다르게 흘러 간 것 있죠? 지금도 괜찮다는 말, 쉬어도 괜찮다는 말이 아니라 좀만 참고 더 열심히 해보라는거에요!



쉽지 않게 살아야 나중에 쉽게 산다! 이제는 꼰대의 한 마디로 전락해 버린 '젊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 뭐 그런 뜻이겠죠. 근데 이상하게도 이 말이 정말 위로가 되고 힘이 되더라구요. 아마 스스로 '나 참 열심히 산다!' 라고 생각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열심히 하는 이유가 이런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조금이라도 어릴 때, 어떤 일들을 겪어도 일어나고 견딜 힘과 시간이 있을 때 많은 것들을 경험해서 후에 같은 일을 목도하게 되더라도 여유롭게 헤쳐나가기 위함이 아닐까 싶어요. 준비하지 않은 사람 보다는 준비된 사람이, 준비된 사람보다는 실제로 경험해본 사람이 어떤 일이 되었든 간에 여유를 가지고 헤쳐나갈 수 있겠죠.


그래서 전 다시 어렵게 살기로 했어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 처럼, 어쩌면 어제보다 오늘, 더 쉽지 않게 살면서 고난 속에서 어른으로 성장해봐야겠어요. 참~ 쉽지 않네요 어른의 길! 어른의 삶!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어른의 길 위에 있는 모두들 화이팅했으면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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