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S 영주비자 승인
추석명절을 보내려 전을 부치며 정신없던 때
퇴근한 남편은 무덤덤한 목소리로
"우리 비자 승인됐대."라며 소식을 전했다.
평균 승인기간이 1년인 요즘,
영주비자를 신청한 지 반년이 채 되지 않았기에
그저 올해 안에만 승인되면 참 좋겠다 싶었는데
추가 서류 요청 없이 이렇게 승인이 되었다.
지난 5년간 이 날이 오기만을 그렇게 기대하고 소망했는데
눈물 한 번 찔끔 나더니
이렇게 허무하고 허탈할 수가 없다.
내일 일 가야 하는 건 똑같다며
남편은 옆에서 쿨쿨거리고 자고 있고
나도 이렇게 덤덤히 글을 쓰고 있다.
많은 일이 있었다.
상처 받고 속상한 일들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하고 둘이서 참아내던 순간순간들
그런 일들이 스쳐가지도 않거니와 기억하고 싶지도 않다.
지난 만 5년의 우리,
영주권이 목표였던 적은 단연코 한 번도 없었다.
그저 해야 할 숙제를 끝내고 출발선에 올랐다.
정말 이제 제대로 된 시작이다.
너무너무 피곤하고 긴 하루였지만
그래도 왜인지 쉽게 잠들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오늘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