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여섯의 4월
서른여섯.
어른이 되면
강하고 단단하기에
세상에 대해 잘 알기에
모든 게 순조롭게 흘러갈 줄 알았다.
결혼을 하고 아이 한, 두 명을 낳아 알콩달콩
주변을 돌아보면 흔히 보이는 그 장면 속의 삶을
나도 살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 알게 된 것은
순조롭게 흘러가는 그 시간 속에
수많은 노력과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과 더불어
흔해 보이는 그 장면 속의 삶이
보이지 않는 고단함의 연속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생각한 것은
내가 그런 삶을 왜 꿈꿔왔는지이다.
그저 막연한
사람들이 평범하고 행복하다 느끼고 말하는
보통의 그런 것들로
나를 채워버리고 싶었던 것일까.
나도 보통의 사람들에게서 단편적으로 보이는
그 행복의 충만으로 숨고 싶었던 것일까.
다시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