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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a Lee Nov 18. 2020

땅 계약 하기 전에

내가 찾아볼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확인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첫 집은 갖고 있는 거의 모든 돈을 올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우리가 함께 안 먹고 안 쓰고 안 사고 모은 이 돈을 잘 지켜내어 불리고 싶었다.

불안이 커서 마음에 드는 땅을 1순위로 선점했지만 계약서에 쉽게 사인할 수 없었다.


계약서 검토를 변호사님께 요청드린 2주 기간 동안

하루에도 서너 번 직접 동네를 다시 돌아보기도 하고

왜 그 땅을 무리해서 사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우리의 선택이 틀리지 않다는 근거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1. 평균적인 골드코스트 부동산 가격 지표, 소득 현황, 첫 주택 구매자 평균 나이

Gold Coast Median Household income: $1,404/w, $73,008/y

Gold Coast Median House Price: $630,000

Gold Coast Median House Mortgage Repayment: $1,950/m

First home buyer average age in Australia: 34

Gold Coast Property increase rate: 6% 예측 in 2020


가장 불안했던 부분은 아무래도 난생처음 갖게 되는 ‘빚’에 대한 무게감이었다.

아무리 빚내는 게 능력이라는 시대에 살고 있어도

미래의 긴 시간을 저당 잡히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을 리가 없었다.


이것을 낮추기 위해 미국에 살고 있는 오빠와 대화도 자주 하고

호주에 사는 사람들이 집을 사는 대략적인 지표를 확인했다.


- 대부분의 호주인이 평균적으로 소득 대비 약 30%를 모기지로 지출하는 것에 비추어봤을 때

우리 가계 소득 대비 땅+빌딩 건축비 합산액(버짓)이 안정적인 선이었다.

- 내 현재 나이가 34, 남편이 31 이므로 부동산 마켓에 들어가는 나이가 아주 적절했다.

(*조기 상환이 가능하지만 일단은 30년 상환기준으로 대출을 받기 때문에 근로 가능한 기간이 대출 승인에 중요한 요소임)

- 다른 지역에 비해 골드코스트 인구 유입과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안정적이었다.


2. 골드코스트 시티 카운슬 내 각종 자료

- Flood map: 홍수 침해 지역이 아닌지 확인, 침해지역인 경우 하우스 인슈런스 회사에서 가입시켜주지 않거나 요금이 비싸게 측정될 가능성이 있다.

- Density zone: 해당 지역의 인구 밀집도를 확인, 거주지역 및 개발 가능성에 대해 확인했다.

- City Development Plan: 도로, 철도, 트램 등 시티 인프라 개발 플랜을 확인했다.(우리의 경우 철도와 트램의 연장 가능성이 있었음, 집 값 상승 요인)


3. id.community demographic resources(동네별 인구지표)

- 동네별 거주 형태 분석

동네마다 그 분위기가 매우 다른데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가 거주 형태이다.

안정적이고 조용하고 관리가 잘 된듯한 인상을 주는 동네는 자가 소유자(자기 집에 자기가 직접 사는 사람)가 테넌트(렌터)의 비중보다 훨씬 높다.

이사를 쉽게, 자주 오가는 이웃보다는 안정적으로 오래 함께 사는 동네를 선호했다.


* 그리고, 렌터의 비중이 높은 동네의 프로퍼티 일 수록 owner가 처음부터 rent out을 줄 마음으로 짓거나 매매했다면

내장재나 인테리어의 퀄리티에 신경을 덜 썼을 가능성이 높다.

주인이 직접 거주할 계획으로 지은 집인 경우가 당연하게도 퀄리티가 좋다.


- 동네별 인구 나이 분석

우리의 경우 아이 계획이 있기에 아이가 있는 가정의 비율이 너무 낮지 않기를 바랐다.

이는 근처에 병원, 학교, 어린이집 등 지역 내 커뮤니티 시설이 얼마나 잘 갖춰져 있는지도 함께 나타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3. Realestate 사이트 내 해당 지역 부동산 매매 리스트, 렌트 시세

호주의 경우 부동산 매매의 과정이 번거롭고 기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한국처럼 작은 집을 사서 가격이 오르면 팔고 좀 더 큰 집으로 가는 식으로 자산을 불리는 게 쉽지 않다.

대부분 거주용 집과 투자용 집을 구분해서 살거나 매매하거나 세를 준다.


우리의 경우 지금으로서는 약 5년에서 10년 정도 거주 예정이고

그 이후에 매매를 할 수도 렌트 아웃을 줄 수도 있는데

부동산 사이트에 가면 지금 현재 기준으로 해당 지역의 부동산 매매 수요가 얼마나 있는지

렌트를 줬을 때 대략 평균 얼마의 소득을 올릴 수 있는지 등을 아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 BUY 섹션만큼 SOLD 섹션도 열심히 찾아봐야 한다.

BUY는 팔고 싶은 사람의 가격 기대치라면 SOLD가 실제 마켓에서 거래된 가격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매매를 잘 진행시켜주는 능력 있는 부동산 agent를 눈여겨볼 필요도 있다.


4. 실제 거주자 피드백

우리가 살려는 동네는 한국인이 거의 없는데 운이 좋게도 가까운 지인분께서 이미 그곳에 집을 짓고 살고 계셨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시고 호주 거주기간이 30여 년 된 분들 이신데

지역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말씀해주셔서 많이 안심하게 되었다.


5. 주변 상황

- 교통상황: 출근시간, 퇴근시간, 하교시간 등 교통이 몰릴 수 있는 시간대에 다르게 가서 상황을 확인해보았다.

- 주간/야간: 밤에도 종종 방문해서 너무 어둡지는 않은지, 치안은 안전한지 확인하였다.

- 비 오는 날: 비가 아주 많이 온 다음 날, 물이 차오르지는 않았는지, 피해상황은 없는지 확인하였다.

- 큰 쇼핑센터, 학교, 병원, 어린이집, 고속도로 진입 등의 위치를 확인했다.


내가 확인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확인해 봤다.

반대로 말하면 그 만큼 많이 걱정스럽고 불안했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알아보고 찾아보면서 많이 배우고 공부했다.

피가 되고 살이 되어서 나중에 두 번째, 세 번째 집 구매시 엄청난 도움이 되겠지.


우리는 이렇게 또 앞으로 한 발자국을 떼고 땅문서에 계약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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