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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도토리 Aug 12. 2020

첫 취준 회고록

Intro

3년 정도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약간의 휴식시간을 가진 후, 다음 회사를 알아보게 되었다. 이전 회사는 초기에 합류하게 되어 별다른 면접 준비가 필요없었고, 첫 회사여서 나는 취준 경험이 전무했다.


나는 내게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었고, 내게 적절한 pressure를 줄 수 있는 탁월한 동료들이 있는 팀을 원했다. 나의 value를 어느 정도 인정해주는 회사에 기여를 하고 싶었고, 내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원했다. 약 한달간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감정적으로 쉽지는 않았던 것 같다. 몇 번의 면접과 결과의 불확실성이 부정적 감정들을 일깨웠고 나를 쉽게 소진시킴을 깨달았다.


이 글은 미래의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이 순간을 떠올리기 위한 기록이며, 구직 활동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됬으면 하는 바램에 쓴다. 본질적으로는 리스크를 관리하고 불확실성에 잘 대처하는 방법과 처음 만난 사람에게 자신의 역량을 잘 어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다.




1. 나의 기여를 토대로 스토리 만들기

회사를 알아볼 때, 이전 회사에서 이것 저것 다양한 기술을 배워서 기여한게 조금 아쉽게 느껴진 순간이 있었다. 회사의 각 순간마다 필요한 기술을 배워서 개발 했는데 Native App(Android, iOS), Hybrid App(RN), Web Front(React), Backend(Node) 모두 경험했다. 퇴사를 하고 돌이켜보니 하나의 기술 스택에 대한 나의 speciality가 얼마나 있는지에 대한 회의감을 조금 느꼈다.


과거에 내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가를 돌이켜 봤을 때, 나는 내 전문성을 기르는 것에 앞서 내가 속한 조직의 성장이 더 우선순위에 있었고, 적은 개발 리소스로 다양한 플랫폼을 커버하며 서비스를 deliver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다시 그 시간으로 돌아가더라도 비슷한 선택을 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 그 맥락에서 나의 이야기를 풀어내려고 했다. 조직의 기여를 위해서 나는 어떤 고민을 했고, 그 고민의 결과로써 한 행동들이 중심이 되어 스토리를 만들었다. 나의 경우 크게 두 가지였다.


1. 빠른 학습 역량을 바탕으로 다양한 플랫폼에서 여러 시도들을 빠르게 할 수 있도록 한 것

2. 데이터 드리븐으로 팀이 움직일 수 있도록 지표의 중요성을 적극적으로 피력하고 팀 업무 프로세스에 적용시킨 것


위를 바탕으로 resume를 작성하고 나를 어필했다. 메세지는 내러티브 속에서 설득력이 강해진다. 자신의 경험을 하나의 이야기로써 풀어서 자신을 어필하면 좀더 좋은 인상을 면접관들에게 남길 수 있다.


정원희님의 이력서 작성하기 글을 많이 참고했고 큰 도움이 됐다.



2. 시스템적 사고와 기계적 행동

면접 후 불현듯 찾아오는 감정에 흔들리지 않고 내 하루를 잘 설계해 나가기 위해서는 하루를 잘 조직화할 필요가 있다.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일련의 행동들을 힘들이지 않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게 중요하다. 이것을 실천하기 위해 나는 다음과 같은 노력을 했다.


일상을 습관화 하기

나는 매일 아침 일어나면

- 고양이 똥을 치우고

- 밥 먹으면서 전 날을 회고하고

- 읽은 아티클들과 배운 점들을 정리하고

- 오늘 일정을 확인한다.


이러한 일련의 습관화의 좋은 점은 나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을 어려움 없이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점이다. 일단 행동을 시작하면 그 행동 자체가 연속된 다음 행동을 하는 원동력이 된다. 나의 하루를 잘 만들어가기 위해서 어떤 행동을 하고 싶은지 나열하고, 그것을 기계적으로 반복하며 습관화 하자.


원칙 세우기

삶의 여러 지점에서 배운 교훈들을 문장으로 정리해서 기록해두면 상당히 도움된다. 그러한 원칙들을 주기적으로 읽으면 현재의 내 생활에서 교정할 부분을 발견하고, 스스로를 다잡을 수 있다.


나는 내일 내가 죽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판단과 결정을 하기 위해 이런 원칙들을 세웠다.

시스템적 사고와 기계적 행동

내 삶의 목적을 인지하고 넓은 시야를 갖는다. 지금 눈앞에 닥친 사건사고로 조바심내지 않고 침착하게 의사결정을 위한 자료를 수집한다.

주변사람들에게 충분히 표현하고 사랑한다.

쓸데없는데 시간을 쓰지 않는다.

내 생각이나 감정을 더 잘 표현한다.

내 가치, 존재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않는다.


이는 Ray Dalio의 원칙을 읽으면서 큰 영감을 받았다.



3. 불확실성에 굴복하여 자신의 가치를 타협하지 않기

취준은 본인의 역량에 대한 market value를 외부로부터 평가받는 과정이다. 제한된 시간 안에 처음보는 사람들에게 나를 어필하고 내 역량을 증명해야 한다. 그 결과는 내가 전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며, '50% 합격' 이런 것 없이 합격 혹은 탈락이기에 하나하나가 큰 리스크를 안고 있다. 이러한 구체적인 현실의 리스크는 시야를 좁히기 쉽다. 기존에 내가 추구하고자 했던 삶의 목표나 스스로 생각하던 나의 가치는 흐릿해지고, 눈 앞의 회사의 당락에 조바심 낸다.

이러한 순간이 왔음을 느꼈을 때, 나는 다음과 같은 행동을 했다.


멀리 보게끔 스스로에게 넛지 주기

감정에 휘둘리고 조바심을 내고 있을 때, 시야를 넓혀주는 적절한 넛지를 갖고 있으면 도움이 된다. 나같은 경우 '내일 내가 죽는대도 이것들이 중요할까?' 와 같은 질문을 던졌다. 삶에 있어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주지시킬 수 있는 넛지를 갖자.


꿋꿋이 자신의 삶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엿보기

예술가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힘을 얻는 것 같다. 현실적인 문제에 허덕이기보다, 삶의 이념적 문제에 더 잡중하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을 볼때면 내 삶의 목적을 다시 한번 돌이켜보게 된다. 이러한 내적 동기부여는 나를 성장시키는데 큰 동력이 되며, 외부 요인에 흔들리지 않고 하루하루를 견실히 쌓아나갈 수 있게 해준다.


나의 사적인 예술가들이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상당히 좋다.




4. 면접을 학습 input으로 활용하기

면접은 회사의 기준과 면접관 개인의 기준에 비춰 나를 평가하는 자리다. 면접이 끝나고 나면 거의 대부분의 면접관분들은 궁금한 것이 있는지 여쭤보는데, 나에 대한 피드백을 요청하면 성실히 답변해주신다. 피드백을 통해 내가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인지하고, 보완해나가면 면접의 시간 또한 성장의 밑거름으로 활용할 수 있다.


면접을 좋은 경험의 시간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당연하게도) 본인의 기술이 핵심역량으로 인정되는 회사에 지원하는 것이 좋다. 그게 아니면 면접 경험이 상당히 좋지 않고, 시간만 낭비하게 된다.




Outro

우리의 삶은 많은 부분 불확실한 요소로 채워져있고, 이런 불확실성에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내 삶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만들어 가는데 중요하다. 면접을 하고 난 뒤,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감정에 쉽게 흔들리는 나 자신의 모습을 보며 아직 취약한 부분이 많고 보완해야할 점이 많구나를 많이 느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 나는 처음 면접보러 다닐 때부터 염두에 두던 회사로부터 만족할만한 오퍼를 받았다. 수습기간을 무사히 잘 마무리하고 그 기간동안의 경험과 배움에 대해 글을 쓸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취준하며 힘들어하시는 분이 있다면, 이 글이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데 작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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