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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도토리 May 30. 2021

고양이를 기르며 스쳐간 생각들

1.

고양이는 생각보다 많이 머리가 나쁘다. 매일 마주하는 고양이의 행동 패턴들은 일정 범위 이상을 벗어나지않고 꾸준히 반복되는 것 같다. input에 대한 reaction의 variation이 크지않은 우리집 고양이를 보면서 동물을 모방하는 로봇을 프로그래밍하는 것은 크게 어려운 과제는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잠깐 했다. 


2.

가끔 앉아있거나 누워서 쉴 때면, 은근 슬쩍 다가와서 나에게 살포시 기댈때가 있다. 그러면 나는 토닥여 주거나 쓰다듬어 주는데, 살결이 보드랍고 참 따뜻하다. 그 시간을 같이 보내는 것만으로 큰 위안을 얻으면서 평화로움을 느낀다. 


3.

input - output이 매번 반복되는 것을 보면서 생명체라는 것이 프로그래밍된 기계같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생명체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왠진 모르게 신기했다. 부드럽고 따뜻한 살결에 부대끼는 시간은 특별한 감정을 선물해주는 것 같다. 


4.

우리의 자아를 이루는 대부분의 특성들은 특정 input에 대해 신경회로의 강화학습을 통해 형성되는 것이다. 

- 이성적 사고, 취향, 습관 

- 심리적 안정감, 행복, 만족감 


전자는 명확한 목표를 기반으로 인지적인 노력과 수련을 통해 갈고 닦아지는 반면, 후자는 감정을 느낄 수 있고, 따뜻함을 공유할 수 있는 생명체와의 관계 속에서 풍부해지는 것이다. 


나를 존중해주고, 지지해주는 관계는 긍정적인 감정 회로들을 강화시켜주는 매우 중요한 input이다. "엄격한 사랑"을 통해 주변 사람들의 성장을 push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아무 이유없이 변치않고 지지해주는 "어머니의 사랑"도 할줄 알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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