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팅을 통해 나를 마주하는 일이 퍼스널 브랜딩의 시작이다
마케터는 항상 타인을 조사하고 분석한다. 페르소나 분석, 고객 이해, 고객 중심 사고는 마케터의 핵심 업무 중 하나다. 이는 마케터가 개인의 취향이나 생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위함이다. 너무나도 주관적인 시각으로 시장을 바라보게 되면, 시장의 요구에 맞지 않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나올 가능성이 커지고,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도 세우기 힘들어진다.
마케터는 타인을 향하는 직업의 대표적인 예이다. 우리가 판매하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깊은 이해와 함께, 고객의 요구와 기대도 잘 알아야 한다. 이러한 역할에 있으니 때로는 '내 일을 정말 잘하고 있는가', '이 일을 진심으로 즐기고 있는가'라는 생각에 혼란스러울 때도 있다.
마케터 중에서는 자신의 마케팅 역량을 십분 활용하여 인플루언서가 되거나 임플로이언서가 되거나 하는 분들도 있지만 다수는 개인 SNS를 그렇게 신경 쓰지 못한다. 업무에 치여서도 있겠지만, 남의 것을 하다가 내 것을 하는 건 또 다른 문제다. 고객과 자사 제품,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는 높을지 몰라도 대개 정작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생각할 일이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수록, 실은 제대로 알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미 손에 쥐고 있으면서도, 그 가치를 눈치채지 못하는 수많은 것들에 둘러싸여 있죠. 익숙한 것을 새롭게 하는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만큼이나 어렵습니다.”
롱블랙, <하라켄야 : 사상가가 된 디자이너, ‘유동의 시대’를 말하다>
우리네 삶이 대개 주어진 커리큘럼이나 사회에서 요구되는 역할에 따라 시기별로 ‘해야만 하는 퀘스트’들이 있다. 자기 자신을 마주할 시간이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지금 당장 중요하지 않다는 이유로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대개 이런 시간은 부채로 남아 돌아오기 마련인데, 연차가 쌓일 무렵 자신의 삶에 행복에 대해서 묻고,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묻게 된다.
사는 대로 생각할 것이냐, 생각한대로 살 것이냐에서 중점은 생각한대로 살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반드시 마주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대체로 우리는 미래를 그린다. 내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또는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련을 곱씹는다. 내가 그때 왜 그랬지, 왜 그런 선택을 했지 하고. 정작 그러다보면 ‘지금 당장 현재’의 나는 등한시 되고 만다. 과거의 선택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는데, 지금의 나는 자기 자신조차도 신경쓰지 않고 과거나 미래만 바라본다.
이처럼 우리의 삶에서 '자신'을 의식적으로 마주하는 것은 중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래나 과거에 사로잡혀 현재의 자신을 소홀히 한다. 그렇기에 라떼님과 노팅님이 기획하고 만들어주신 <마인드풀 마케팅 워크샵>은 ‘지금의 나’를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여겨 다녀왔다. 이 워크샵의 독특한 점은 현재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퍼스널 브랜딩'과 '노팅'을 연결시켰다는 것이다.
명상을 하면서 ‘지금 이 순간 현재의 나’에 집중하고, 집중한 상태를 이어 글쓰기를 하는 경험이 인상 깊게 남았어서 이 수업에 대한 호기심이 커져갔다. 다들 SNS로 보여지는 나에 집중하는 퍼스널 브랜딩을 이야기할 때, 노팅과 퍼스널 브랜딩의 만남은 어떤 결과를 낳을지도 궁금했다.
<마인드풀 마케팅 워크숍>은 두 개의 세션으로 나뉘어있는데, 1차는 ‘노팅’을 통해 퍼스널 브랜딩을 하는 일이고 2차는 ‘노팅’을 통해 식스센스 글쓰기를 하는 일이다. 나는 이 중에서 1차만 참여했다. 실제 오픈 일은 9월이지만, HOC 멤버들을 위해 특별히 마련해주신 선공개 유료 세션이 있어서 다녀올 수 있었다.
1차를 참여하기 위해서는 사전과제를 해왔어야 했는데, 사람들이 보는 나와 내가 보는 나를 비교해 보고 나는 사람들에게 어떤 가치를 전해주고 있는 지를 파악하는 일이었다. 인스타그램으로 무물을 하기도 하고, 카톡방에서 물어보기도 했는데 몇몇 키워드는 중첩되는 게 있었다. 의외였던 키워드도 있어서 내 생각보다 나를 더 잘 봐주고 계신 분들도 있다는 게 한편으로는 무서웠다. (이미지를 쌓는 일은 어려워도, 무너지는 게 한 순간이기 때문)
사전 과제를 마치고 처음 들어간 수업에서는 퍼스널 브랜딩에 대한 소개를 해주셨다. 퍼스널 브랜딩에는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나 스스로는 ‘퍼스널 브랜딩 = 가치 제공’으로 정의하고 있다. 나라는 사람의 가치를 알리고, 나라는 사람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과정을 담는 현재 진행형(-ing)라고 보고 있었는데 수업에서도 비슷한 맥락에서 말씀을 해주셨다. 핵심 내용은 ‘나 자신을 어떻게 구축하고 시장에 전달할 것인가?’였다. 시장에 전달하냐, 그렇지 않냐에 따라 셀프 브랜딩과 퍼스널 브랜딩의 차이가 있다는 걸 알려주신 점은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간략한 소개 이후에는 노팅과 글쓰기를 반복하며 수업이 진행되었다. 페르소나를 찾고, 페르소나가 타깃 할 타깃군을 찾고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써보는 경험은 익히 들어왔던 SNS 기반 ‘퍼스널 브랜딩’ 수업과는 차원이 다른 영역이었다. 내가 제공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어떤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타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생각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나는 더욱 확고하게 '나'라는 개인 브랜드를 세워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느꼈다.
한편으로 월천, 자동 수익화에 피로감을 느꼈던 분들이라면 이 수업을 통해 한 편의 위안을, 한 편의 위로를, 더 큰 아웃풋을 가져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6명이 함께 하며 노팅과 글쓰기를 반복했는데, 이 수업을 하면서 소통 없이도 하나의 공동체가 형성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노팅을 통해 공명하는 기분이 들었고, 노팅에 집중할수록 이 공간이 채워진 분위기에 집중하는 게 아닌, 나라는 사람만 온전히 느낄 수 있었던 점도 좋았다. 확실히 그렇게 하고 나서 글쓰기를 하고 나니 명료해진 상태로 나를 바라보고 글을 쓸 수 있었다.
물론 자기 자신을 마주하는 일이 쉬운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상대로 글을 쓰거나, 일기를 쓰거나 각종 검사지를 통해 자신을 알아보는 일을 자주 하지 않으셨던 분이라면 해당 수업이 굉장히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그렇지만 그에 대한 고민을 해왔고, 자신의 제대로 마주하며 진정한 의미의 '퍼스널 브랜딩'을 해보고 싶은 분이라면 적극 추천드리고 싶다. 퍼스널 브랜딩을 주제로 이러한 형태의 커리큘럼을 가진 곳은 유일무이한 곳이라 생각한다.
일정으로 인해 모든 수업을 다 신청해서 듣지는 못했지만, 다음 일정이 맞는다면 꼭 듣고 싶은 수업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전력을 다하기 전에 제대로 된 전략을 짜는 일이다. 이 전략을 짜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방향'이다. 실행은 방향이 제대로 갖춰진 상태라면 얼마든지 압도적인 아웃풋을 낼 수 있다. 어떻게 보다 무엇을 할지를 정하는 일. 그걸 정하고 싶다면, 이 수업을 듣는 걸 권해드리고 싶다. 지도 없는 항해는 목적지에 도착할 수 없다.
마케터는 타인을 향하는 직업이지만, 스스로를 마주하고 반성하며 성장해야 한다. <마인드풀 마케팅 워크샵>은 그러한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이를 통해 나는 내가 제공하는 가치와 나만의 브랜드를 확실하게 알게 되었고, 이를 통해 더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