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김장하」

이 시대, 마더 테레사 효과를 일으킨 한 사람

by 루치올라

부처나 예수처럼 위대한 존재로 기억되는 이들은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신이라 부른 적이 없습니다.

그저 인간으로서의 길을 걸었을 뿐인데,

그 삶을 감히 흉내 내지도 못했던 우리는

그 깊이 앞에 마음 한편 숙연해졌고,

결국 그들을 신처럼 추앙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이분들 또한 우리와 같은 조건인

인간으로 태어났습니다.



그저 매 순간,

어떤 숨결로 이 세상을 건널 것인가를 스스로에게 물었고,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삶의 걸음 하나하나에 새겨 넣었을 뿐입니다.

이 시대는 너무 많은 말과 너무 적은 실천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김장하 선생의 위대함은 그 반대였습니다.

말없이, 이름 없이, 기대 없이 주는 삶을 선택한 것.

어떤 이는 재산을 남기고,

어떤 이는 이름을 남기지만,

그분은 사람을 남겼습니다.

그분이 남긴 것은 부자가 된 아들이 아니라,

장학금을 받아 꿈을 이룬 청년이었고,

밥 한 끼의 온기에 눈물짓는 복지관의 노인이었으며,

자전거를 타고 한약방으로 출근하는,

묵묵하고 검소한 인간의 뒷모습이었습니다.



누구나 사람으로 태어나지만,

어른이 되는 건 선택입니다.

그 선택은 더 가지겠다가 아니라,

덜 가지겠다는 삶입니다.

물질문명 시대에서

그 삶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니었을 겁니다.

가진 것을 쥐지 않고, 오히려 내려놓으며 살아야 하니까요.

하지만, 그 선택은 세상의 시선보다

더 깊은 가치와 양심을 따르는 길이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삶이,

우리 안에 잊히고 있던 참 어른의 형상을 되살려주었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보고 살아왔는가.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더 좋은 집, 더 좋은 차,

더 많은 팔로워 수 같은

보이는 우월함을 잘 사는 삶이고 성공이라 인식했습니다.

사람들은 남들이 가지지 못한 것을 소유함으로써

우월감을 느낍니다.

그렇게 얻은 결과만을 근거로

자신이 옳다고 믿게 되고,

그 믿음은 때때로

성장한 어른이 아닌,

판단력 없는 어린아이로 만들기도 합니다.



아픔은,

직접 상처를 주지 않아도,

나만 가진 것을 통해 남에게 박탈감을 줄 수 있다는 사실.

그건 현대 사회에서 가장 흔하게 자행되는 폭력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김장하 선생은 그 반대의 삶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분이 가진 건, 남들이 갖지 못한 선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선은 누군가에게 박탈감이 아닌

마더 테레사 효과를 일으켰습니다.

그 선함은 보는 사람조차도 면역을 높이고,

가슴 깊은 곳에서 부자가 되고 싶다기보다

저렇게 살고 싶다는 존경을 일으켰습니다.

그분을 보며 우리는 새로운

성공의 기준을 다시 쓰게 됩니다.

그 기준은 더 많은 것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을 따뜻하게 감싼 사람에게로 옮겨갑니다.



그는 스스로 빛이 되기보다는,

남들을 비춰주는 등불이 되길 선택했던 사람입니다.

그의 삶은 말합니다.

남보다 많이 가져야만 위대한 게 아니다.

남다른 부로 박탈감을 주는 것이 아니라,

남다른 마음으로 온기를 전할 수 있다면,

그것이 진짜 어른의 자리다.

김장하 선생은 가진 것을 쥐지 않았고,

그보다 더 어려운 내어주는 삶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누구에게도 열등감을 주지 않는

우월하고 위대한 삶이었고,

오히려 존경과 희망을 피워 올렸습니다.

그는 없는 척하지 않았고,

가진 것을 자랑하지도 않았습니다.

대신 조용히, 깊게,

자신이 가진 것을 사람들의 삶에 양분으로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양분은 누군가의 씨앗이 자라도록

기꺼이 밑거름이 되어 주셨습니다.

바로 이것이 무주상보 시의 삶 아닐까요.

내가 주었다는 생각조차 내려놓은 채,

도움을 받은 이가 누구인지,

어떤 열매를 맺었는지도 따지지 않는 그 모습.

김장하 선생은 이 보시의 경지에서

사람에게 사람을 건넨 분이었습니다.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중학교 교복 사진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아는 친척의 교복을 물려받아 찍은 졸업 사진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합니다.

그런 가난한 학생들을 위해, 김장하 선생은

이름도 남기지 않고, 만나서 손에 현금을 쥐어주며

장학금을 건넸습니다.

그 따뜻한 손길은 한 사람의 성장에 깃든 보이지 않는 뿌리였고,

그 뿌리가 지금 이렇게 자라

다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드러나지 않는 자리에서,

다른 이의 가능성이 피어날 수 있도록

자신을 내어주신 분이었습니다.

그들의 삶은 여전히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

소유란 무엇을 위한 것인가.

축적의 끝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는가.

그 질문 앞에서 우리는 숙연해집니다.

똑같이 살 수는 없었지만,

불필요한 것들로부터 벗어나

더 중요한 가치를 품고자 했던 마음 한 조각은

여전히 우리 안에 남아 있습니다.

그 마음 하나가,

삶의 방향을 바꾸기도 합니다.



“좋은 일을 할 땐, 조용히 해라.”
“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은 가난이 아니라, 남의 고통을 외면하는 마음이다.”
“나는 부자가 아니다. 그저 흘러가는 물줄기일 뿐이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선행은, 선행이 아니다.”
“없는 사람이 더 많이 도와준다. 왜냐하면 고통을 아니까.”
“세상에 내 이름을 남기고 싶지 않다. 남겨야 할 것은 내 이름이 아니라,
내가 남긴 따뜻함이다.”


다큐 〔어른 김장하〕 관련 인터뷰에서 전해진 인상적인 삶의 어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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