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대로가 아닌,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힘,
나는 오랫동안 자유를 오해하고 있었다.
자유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가고 싶은 길을 가고,
원하는 것을 선택하며,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막상 그 자유를 누렸을 때,
내 앞에 남겨진 건 해방감보다 책임의 무게였다.
감정대로 말한 후에 따라온 후회,
내 선택이 누군가에게 남긴 상처,
무엇보다도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고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데서 오는 자책감.
내 마음대로 했지만,
그 결과까지 온전히 감당할 준비는 되어 있지 않았다.
자유를 원했지만,
자유가 요구하는 성찰과 자율성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그때부터 자유는
단순히 ‘하고 싶은 걸 하는 상태’가 아니라,
‘어떤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으로 바뀌었다.
그렇게 방황하던 내게
어느 날, 스피노자의 말이 조용히 다가왔다.
“자유란, 하고 싶은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이성의 인도에 따라 사는 것이다.”
처음엔 고개가 갸웃해졌다.
‘이성에 따라 사는 게 어떻게 자유지?’
왠지 갑갑하고 따분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이상했다.
살수록, 감정에 끌려 말하고 행동했던 날보다
한 박자 쉬고 생각한 날들이 더 덜 후회로 남았다.
그제야 조금씩 알게 됐다.
진짜 자유는,
‘하고 싶은 걸 다 하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아도 되는 걸 아는 힘’에서 비롯된다는 걸.
그때부터 나는 자유를
해방이 아닌, 선택의 품격이라고 부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