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서 연재하던 매거진 ‘다정한 교실이 살아남는다’가 책과이음이라는 출판사를 만나, <다정한 교실은 살아 있다>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이곳에 담아둔 작은 이야기들이 모여 한 권의 책이 된 것을 보니, 뭉클함이 밀려옵니다. 학교에서 만난 아이들 이야기, 수업 이야기가 금세 잊히는 것이 아까워 교단일기 쓰듯 썼던 글들이 더 많은 분들께 가닿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책의 표지 시안을 여러 개 받았었는데요. 첫눈에 들어왔던 표지가 최종 표지가 되었습니다. 이 표지를 보자마자 교실에 앉아 있던 여러 아이들이 떠올랐어요. 생김새는 물론이고, 살아온 환경도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도 품은 고민도 모두 다르던 아이들이요. 조금 더 다양한 아이들의 모습이 잘 드러났으면 싶어서 눈동자 모양을 바꿔달라, 입술 모양을 달리 해달라 크고 작은 요구들을 많이 했습니다.(이 자리를 빌려 디자이너분께 심심한 사과와 진심 어린 감사를 보냅니다.) 최종본을 받아보고, ‘아, 이 책을 보는 독자분들도 나처럼 다양하고 개성적인 아이들을 떠올리실 수 있겠다’ 생각했어요.
학교 현장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학교를 떠나는 교사도, 학생도 자꾸만 늘어나는 걸 보면 확실히 학교는 지금 앓고 있어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학교 현장에 여전히 사랑과 희망이 있다고 믿습니다. 적어도 제가 경험한 학교는 그랬거든요. 동료를 믿고 의지하며 함께 나아가고자 노력하는 교사들이, 선생님을 존경하고 사랑하며 배움을 구하고 아픔을 털어놓는 아이들이 있는 곳. 그곳이 제가 경험한 학교였습니다.
뉴스 보도나 신문 기사만 보자면 학교는 이미 상식 바깥의 공간 같습니다. 각종 소송과 분쟁의 현장이니까요. 그런 학교에서, 다정한 교실을 말한다는 것에 부담과 두려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입니다. 책이 출간된 지금도 부담과 두려움은 여전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 낸 것은 저와 인연이 닿았던 동료 선생님들과 제자들 덕분입니다. <다정한 교실은 살아 있다>는 제 이야기이지만 그들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들의 이야기가 곡해되거나 왜곡되지 않도록 단어 하나도 허투루 쓰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학교가 어렵다고 하지만, 여전히 교직을 꿈꾸는 예비 교사들이 많습니다. 그들에게 이 책이 닿아서 용기와 희망이 되면 좋겠습니다. 이미 학교 현장에서 고군분투 중이신 선생님들께 위로를 드릴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고요. 여러 일들을 겪으며 교직에 회의를 느끼는 분들께는 학교를 바라보는 조금 다른 시선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바라봅니다. 학교에서 교사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고민을 하는지 궁금하신 분들께도, 학창 시절 선생님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을 지닌 분들께도 전해지면 좋겠습니다.
책을 쓰는 일까지가 작가의 영역 같지만, 출간 이후 제가 쓴 책이 독자들에게 잘 닿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도 작가의 영역이더라고요. 이 책을 통해 만나게 될 새로운 인연을 기다리며, 다정한 마음을 한껏 내어봅니다.
살아 숨 쉬는 다정한 교실로, 놀러 오세요. :)
<다정한 교실은 살아 있다> 구매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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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서점이 아닌, 작은 동네 책방에서 주문해 주셔도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