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개편과 기업 규모 축소
뭐든 처음은 어렵다지만 처음부터 난이도가 너무 높은것은 아닐까.
최근에 글을 잘 못썼다. 너무 많은 생각이 들어서 어떤 주제로 쓰자니 글 위에 손을 얹을 수가 없었다. 어쩌면 이 글도 그저 묻혀질지도 모르겠지만, 부디 오늘은 가볍게 올리고 자고 싶다.
최근 두 달간 살이 급격하게 빠졌다. 그래서 건강검진도 하고, 몸에 이상이 있는지 여러가지를 검사했다. 아직 결과를 못 받았지만 생각한 것보다는 건강함에 감사할 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여유가 생기는 날은 잠을 자거나 쉬는 것에 집중했다. 그러나 여전히 그 상태는 진행 중이다. 아마도 업무 스트레스의 비중이 가장 크지 않을까?
요즘은 꽤 자주 폭퐁우의 길목에 서있는 기분이 든다. 직원들은 인사제도와 조직문화에 힘써달라 아우성을 치고 고객들은 추가적인 서비스와 품질에 대한 요구에 요구 때로는 갑으로서 무례한 부탁을 하기도 한다. 알아주지 않은 직원들에게 서운하다가도 직원들을 못살게 구는 고객사에게는 너무도 화가난다. 왜 내 팀원들을 함부로 대해? 라는 생각이랄까. 참 사람이 웃기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바보같은 상태에 머물다 오늘은 중국에 도착했다. 최근 중국을 자주 오게 되었는데, 우리 회사는 한국에 본사를 두고 중국에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아무래도 내 직무가 COO인 만큼 인사개편, 경영전략을 짜려면 자회사에 방문해서 실무자들의 면담이 필수적이다. 그렇지만 사실상 이번 출장은 중국자회사 조직개편이 목적이다.
인사적인 이슈가 반복적으로 대두되니 의사결정을 하고 직원들을 면담하고 필요하다면 정리해고 또는 추가 채용, 보상 등의 개선을 진행할 예정이다. 인사담당자일때 이렇게 해야지! 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요즘은 더 어렵게 느껴진다. 하나를 해결하자니 하나가 꼬여있고, 결국 무엇이 우선순위인가하는 질문에 봉착하고 결론을 내리게 된다.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를 얻는 것은 어쩌면 아주 이상적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자주한다.
어떤 일에 책임을 진다라는 것은
그 결정으로 인한 미움도 관계를 포기하는 것도
다시 비용을 들이는 것도 감당한다는 뜻이 아닐까?
요즘 나는 그럴 수 있는 사람인가? 라는 질문을 자주 해본다.
자리를 지킨다는 것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이 아닌 그저 해야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이다. 그저 내 역할이 그러기 때문에 그럴 수 있는 사람인가? 라는 질문보다 그렇게 해야하니까 하는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덩그러니 호텔 방에서 이 글을 주저리 주저리 쓰는 이유는 내일 마주해야할 수많은 사건들과 기대와 실망의 눈빛을 마주하기 전 조금은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내가 누구인지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해서 글을 쓰고자 했다. 나는 강하지도 해낼 능력도 없지만, 그 자리에서 해내지 않으면 모두가 어려움을 겪을테니까 내일 나는 그저 모두에게 가장 좋은 방향으로 고민하고 결정을 할 예정이다. 지혜가 부어지는 내일이 되기를 바라며.
굿나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