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사랑을 무엇이라 말해야할까요.
저는 요즘 더욱 사랑은 정말 어려운구나 생각해요. 일방적 사랑은 폭력이되고, 기다림의 사랑은 짝사랑이 되잖아요. 양방형의 사랑이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그래서 사랑은 기적인것 같아요. 인생의 타이밍이 맞고, 서로를 알아보고 끌리는 모든 감정의 응축됨 속에 있어야 하는 거잖아요.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사랑을 수많은 형용사와 단어로 표현하는 것 같아요. 사랑 한마디로 담기에는 아쉬운 거죠. 가장 좋아하고 달고 말랑하면서도 포근한 어떠한 것을 빗대어 말이에요. 당신의 사랑은 무엇을 닮았나요?
아, 오늘의 제 사랑의 주제는 애로틱 사랑이에요. 사랑하는 연인을 만나 가슴이 뛰고 함께하고 싶고 모든 것을 걸고 싶어지는 그런 사랑 말이에요. 나이가 들어갈수록 이런 사랑을 만나면 초연해지기를 애쓰게 되요. 그러다 놓치기도 하죠. 수많은 생각이 나를 찾아와요. 내가 너무 유난스럽지는 않을까, 이후에 다가올 좌절과 실망을 미리 맞이하고 준비하는거에요. 유난스러워지는 내가 점점 경험상 웃겨지는 나이가 되는거죠. 나이를 드는 점 중에 가장 슬픈 것중 하나에요. 많은 일에 초연해지면서 단단해지면 나를 입히는 갑옷도 점점 많아지니까요. 나도 모르는 나는, 이제는 그만 상처받고 싶은가봐요.
어쩌면 저는 어릴 때부터 그런 사람이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모든 사랑을 시작하기 전에 미리 받을 상처들을 개수하고 그러다보니 사랑에는 천천히 빠지는 편이었어요. 아 어쩌면 대부분의 감정들에 그러했던 것 같아요. 번개처럼 인생에 찾아온 사랑은 글쎄요. 딱 한번 있었던 것 같아요. 지난 날을 돌아보면 제 연애는 주로 가까이 있는 사람이었어요. 안보려고해도 안 볼수 없는 사람. 그 인생의 시기에 나타난 사람. 구태여 나를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고, 비슷한 사람 말이에요.
저는 새로운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요. 익숙해짐에서 오는 사랑도 좋잖아요.
그래도 말이에요. 매일 하루가 더 지나가고 가을이 찾아와 새로운 한해를 앞두게 되면 다시 다짐해요.
도대체 이렇게 말도 안되고 어려운 종류의 감정인 사랑, 그런 것이 찾아온다면 기꺼이 사랑하겠다고 말이에요. 상처받을 것을 알고, 그 사랑이 나를 향하지 않은 날에 좌절하더라도 그래도 또 다시 사랑하기로 말이에요. 어떤 말로 논리와 이성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을 뛰어넘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저 해보는 것이니까.
그러니까, 아끼지말고 사랑하도록 해. 나를 뛰어넘을 유일한 방법이지 않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