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씨네가족 Nov 06. 2019

결혼 8년 차, 그리고 세명의 자녀...

남편에게, 아이들에게 나의 스트레스는 직격탄이다.


며칠 전 남편에게서 정말 놀라운 사실을 들을 수 있었다.

한국의 사망 원인 1위에 대해 듣는데...

상상도 못 한... 그 원인은 곧 자살이란다.

더욱 놀라운 것은 2위인 교통사고에 두배를 넘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그 사실을 듣고 무엇이 그렇게 만드는지, 그리고 그렇게 돼가고 있는 현실에 대해

안타까운 감정이 꾀나 오래가고 지금도 개탄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끔 즐겨 보는 강연에 강사에게 질문자의 질문이다.

"요즘 너무 사는 게 힘들어요. 무기력하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요. 죽고 싶어요. 어떻게 해야 하죠?"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질문자의 나이가 13세 중학교 1학년이라는 사실이었다.

그 강연의 강사는 너무 당황스럽고 몇 마디 말을 주고받다가 이내 눈시울이 붉어졌다.

물론 나도 그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져 버렸다.


'하... 정말.... 정말 안타깝다. 한참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 차고 하고 싶은 게 많아야 할 한창의 나이에 저런 생각을 하다니...'


그저 이런 사회의 슬픈 현실에 눈물밖에 안 나오는 상황이었다.  


우리 부모 세대는 자녀교육이라는 것은 모르는 세대였다.

단지 먹고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세대였지 자녀 교육이란 상류층들에게나 해당되는 것이었다.

이내 자녀교육에 대해 해외에서 책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던 이들은 아마도 경제적으로 여유가 되고

또 그 환경이 받쳐주었기에 자연스레 받아들여지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맞벌이에 아이를 못 돌보고 방치하거나 편부모 밑에서 자라거나 조부모 밑에서 자라거나 아님 부모로부터 일찍이 분리된 아이들이 이제는 어른이 되어 사회에 나올 때가 된 것이다.


지금은 그 결과를 처참히 보여준다.

그렇다... 우리 어른들의 잘못인 것이다. 그 어른의 어른도, 그 어른의 어른의 어른도...


그리고 이 사회를 이끄는 리더도, 그 리더의 리더도, 그 리더의 리더의 리더도 아주 막대한 책임을 지지 못한 결과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세대를 더욱 노력해야 하는 세대라고 부르고 싶다.


노력? 어떤 노력?

그것은 단지... 사람답게 살고자 하는 노력이다.


스펙을 갖추고, 이것저것 배우는 노력이 아니라 청결한 양심과 도덕을 지닌 정말 고급스러운 사람이 되고자 하는 노력이다.  

우리는 인터넷이라는 좋은 도구가 있다.

그곳에는 다양한 콘텐츠들이 존재한다. 분명 해로운 것들도 있지만 유익한 것들도 굉장히 많다.


배울 수 있다. 양질의 교육들을...

좋은 사람 되는 법, 좋은 엄마, 아빠가 되는 법...


사실 이것들은 가정에서 충분히 배워야 하지만 우리 세대는 그렇지 못했다.

늘 바쁘셨고 늘 돈에 쫓기셨다. 하지만 이제 와서 부모를 원망하면 뭐가 나올까?


빨리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해 그리고 나의 건강을 위해 방향을 바꿔야 한다.

왜?

나는 소중하니까...


나라는 사람은 그게 누구가 되었건 가치 있고 소중한 거니까...

사람은 일개 동물이 아니니까... 다르니까...

 

이렇게 쓰는 이유는 난 이 세대를 처참하게 겪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배우고 노력했다. 남편과 수많은 전쟁을 치렀다. 그리고 가장 큰 싸움인 나와도 계속 싸우고 있다. 전쟁, 냉전, 평화 또 반복....


우리는 사실 싸워야 한다. 그리고 승리해야 하고 쟁취해야 하는 본능이 DNA에 녹아있다.

몸이 아팠다. 내내 두통과 풀리지 않는 피곤...

거기에는 원인이 있다. 과식, 스트레스, 게으름이 나를 점점 족쇄에 묶어둔다.


짜증이 난다. 남편에게, 아이들에게 나의 스트레스는 직격탄이다.

어느 정도까진 나의 미련함이 나를 스트레스에 내던져 준다.

하지만 이래서는 안 된다. 내가 가정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깨고 있다는 것을 직관했을 때에는


저녁을 금식하고서라도 가정을 지키겠다고 마음먹는다.

그리고 나갈 채비를 하고 운동을 나간다.

그렇게 배운 것이 수영, 그리고 걷기... 그리고 야채수프 섭취와 저녁 금식

나는 얼마만큼 이게 힘든 것인지 충분히 안다.

하지만 가정을 얻고자 하면 잃는 것도 있는 법. 하지만 그 잃는 것에 비하면 얻는 것은 말로다 할 수 없다.  


내가 너무 힘들었을 때에 네이버에 이런 검색어를 쳤다.


"아이를 왜 낳아야 하나요?" 지금 생각하면 그때 나는 정말 힘이 들었나 보다.


꾀나 많은 호응을 얻었던 글이었는데 그 글쓴이는 꾀 오랫동안 그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은 사람 같았다. 환경적으로 지인들이 주변에 아이를 낳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많이 낳게 된다는 것이었다. 조금 엉뚱한 것 같은 글이지만 그때 나는 그 글쓴이의 답에 아~ 하며 호응했던 것 같다.


일단 명쾌하게!

결혼은 곧 나의 슬픔을 그리고 그의 슬픔을 내가 등에 질 준비가 되어있으면 하는 것,

자녀 출산함으로써 우리는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한다.

나의 휴식, 자유, 일할 권리 등... 당장 얻는 것은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아이들과 관계하며 우리는 더욱 나의 인격이 성숙됨과 나의 부모의 사랑을 내 자녀를 키우며 다시금 사랑받게 되는 2차 부모사랑 확인을 할 수 있다.


아이를 낳기 전과 낳은 후 나는 물론 몸매도 망가지고 얼굴도 푸석하고, 무얼 해도 그때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다. 내가 목숨처럼 여기는 식사시간도 여유로이 즐길 수 없고,,, 그리고 어릴 적부터 꿈꿔왔던 커리어 우먼도 이제는 될까 말까? 하는 기로에 서있다.


그렇지만 아이를 낳은 후 8년이 지난 지금 그리고 셋이나 생긴 지금 나는...


인내심이 예전과 달라지고 더욱 성실해졌고 세상을 살아나갈 힘이 혼자일 때보다 더욱 강해졌고, 남편과 관계가 더욱 좋아졌고, 늘 이야기의 주제가 존재하고, 진정 남을 생각하는 생각의 깊이가 달라졌고, 진심으로 누군가를 도와줄 용기가 생기고, 이제는 엄마의 감정을 읽어주고 소통할 큰아이가 생겨 더욱 든든한 친구가 한 명 더 늘었고(나머지 두 딸은 조금 더 있다가^^) 나는 아무도 없는 이들보다 나의 편이 4명이나 생긴 셈이다. 내가 이렇게 장점을 늘어놓기 까지는 뼈를 깎는 고통이 동반되었다는 사실...


울고, 웃고, 견디고, 화내고, 짜증내고, 아프고, 신나고, 우울하고...

육아란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최상의 것들을 다 안겨다 주는 신의 고난도 테스트 같다.


아직은 8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서로 우리만의 코드로 웃고, 이야기하며

우리만의 고유의 가족문화로 우리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소통을 지금의 나처럼 성장하여 있을 때를 상상해 본다.


자살 1 위국 대한민국에 산다는 것은 여간 쉬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나의 환경이 어디가 되었건 내가 살아갈 힘과 요령을 얻지 못하면 그것은 어딜 가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모든 이가 돈이 많고 기회가 많아 이민을 갈 수도 없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우리 스스로 내면의 힘을 길러야 할 것이다.


지금은 내 자녀이지만... 더욱이 나아가 내가 사회에 어떠한 긍정적 요소가 될 수 있는지

고민하게 되는 오늘 밤이다...  


이전 19화 길에 피어 있는 다알리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