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런 까만코에 콧물
2019년 어느 초 여름 밤.
경기도 안성 어딘가 쯤의 한 공터에서 봉구를 처음 만났다.
그 곳이 견사 아저씨와의 접선 장소였다.
처음 눈을 마주친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세상에 나온지 2개월 된 강아지의 눈빛은
낯선 사람과 낯선 장소에 대한 두려움과 호기심으로 떨리고 있었다.
까만 코에는 콧물 한 방울.
먼 남쪽 지방에서 우리 가족이 되기 위해 차 뒷자석에서 덜컹덜컹 실려왔을 꼬맹이.
안쓰럽기도하고,
앞으로 더더 행복하게 해 줄게 라는 어떤 결의가 드는 순간이었다.
엄마 품에 안긴 채 집으로 오는 내내 오들오들떨었다.
빨리 저 귀여운 생명체를 제대로 보고 싶은데,
나는 운전을 해야해서 그럴 수가 없었기에 집에 가는 길이 멀게만 느껴졌다.
크게 틀어놨던 음악도 끄고,
차도 최대한 움직이지 않게 조심해서 운전하고.
손바닥만한 강아지 한 마리가 더 탔을 뿐인데,
우리가 탄 자동차는 훨씬 젠틀하게 굴러간다.
집에 가자 봉구야.
앞으로 네가 평생 살게 될 집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