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개와 나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새봉봉 Nov 19. 2019

봉구를 만나다.

사랑스런 까만코에 콧물

2019년 어느 초 여름 밤.

경기도 안성 어딘가 쯤의 한 공터에서 봉구를 처음 만났다.

그 곳이 견사 아저씨와의 접선 장소였다.

처음 눈을 마주친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세상에 나온지 2개월 된 강아지의 눈빛은

낯선 사람과 낯선 장소에 대한 두려움과 호기심으로 떨리고 있었다.

까만 코에는 콧물 한 방울.

먼 남쪽 지방에서 우리 가족이 되기 위해 차 뒷자석에서 덜컹덜컹 실려왔을 꼬맹이.

안쓰럽기도하고,

앞으로 더더 행복하게 해 줄게 라는 어떤 결의가 드는 순간이었다.

엄마 품에 안긴 채 집으로 오는 내내 오들오들떨었다.

빨리 저 귀여운 생명체를 제대로 보고 싶은데,

나는 운전을 해야해서 그럴 수가 없었기에 집에 가는 길이 멀게만 느껴졌다.

크게 틀어놨던 음악도 끄고,

차도 최대한 움직이지 않게 조심해서 운전하고.

손바닥만한 강아지 한 마리가 더 탔을 뿐인데,

우리가 탄 자동차는 훨씬 젠틀하게 굴러간다.

집에 가자 봉구야.

앞으로 네가 평생 살게 될 집이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