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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로하메이 Jul 13. 2018

Aloha from the Hawaii

프롤로그

가장 좋아하는 칵테일이 라바플로우가 되고

Hello보다 Aloha라는 인사가 익숙해지고

와이키키 서핑만큼 다이아몬드헤드 하이킹을 즐기고

야자수가 어우러진 바다와 하늘을 한없이 바라보고

금요일마다 펼쳐지는 불꽃놀이에 감동하던 나의 하와이


아직도 눈을 감으면 밤낮으로 거닐던 와이키키 풍경들이 펼쳐진다. 코끝을 스치던 달콤한 향기도, 시원하게 머리칼을 넘겨주던 바람도, 부드러운 우쿨렐레 선율도 여전히 내 곁을 머물다 가는 것만 같다.  


이국적인 풍경으로 들어가 낯섦과 설렘의 시간을 보내는 여행이 좋지 않았던 적은 없었다. 하지만 여행의 반짝이던 순간들도 세월을 더하다 보면, 어느새 빛바랜 사진처럼 흐릿한 기억만을 남기곤 했다. 그러나 


하와이는 달랐다.


하와이에서의 기억은 시간이 흐를수록 선명해졌고, 다녀온 날들이 지날수록 여운은 강렬해져만 갔다. 


몇 번의 계절이 바뀌었고 남국의 태양을 맞던 그 계절로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하와이는 여전히 눈부시다.

지금도 앞으로도 그 자리에서 빛나고 있을 것이기에...



무언가에 이끌리듯 어느 순간 로망이 되었던 하와이

무작정 덜컥 떠났던 그곳에서 나는 가장 행복했고, 내 인생에서 다시 오지 않을 최고의 휴가를 보냈다. 그런 사실을 증명이라도 하듯, 사진 속의 나는 더 행복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후에도 하와이를 이야기할 때면, 감추려 해도 숨길 수 없는 표정과 한껏 들뜬 목소리였다. 그래서인지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내게 친구들은 똑같은 질문을 던졌다.

 

‘아예 살러 간 게 아니었어?’

‘이제 정말 완전히 돌아온 거야?’

‘언제 다시 떠날 건데?’


읽기조차 힘들었던 하와이어로 된 거리 이름을 어느 순간 막힘없이 말하고, 구글맵(Googlemap)을 사용하지 않고도 길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손바닥 위에서 헷갈리던 동전들을 셀 때면, 잔돈을 골라가던 마트 계산원 대신 내가 먼저 계산해서 내밀 수 있게 되었다. 서핑을 하러 간 바다의 라인업에는 아는 얼굴들이 많아지고 멀리서도 손을 흔들며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그렇게 처음에는 낯설고 신기했던 풍경이 점차 익숙한 생활이 될 무렵 나는 하와이를 떠났다.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는 그 어느 해보다 뜨거운 여름이 숨을 내뱉고 있었다. 공기마저 끈적하게 만든 습도와 흐르는 땀으로 온몸은 뒤범벅되었다. 축축하게 몸에 감긴 옷처럼 들러붙은 더위는 좀처럼 떨어질 줄 몰랐다. 뒤이어 안개 가득한 장마까지 겹쳐 날씨는 그야말로 우울 그 자체. 날씨의 노예였던 나는 하와이가 그리웠다. 사실 그리움의 이유가 날씨만이 아니란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생각보다 여행의 후유증은 컸고, 나는 한국의 일상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하와이에 머물러 있었다. 그렇게 향수병에 걸린 듯 열병 같은 하와이 앓이가 시작됐다.


다시 돌아가고 싶다. 하와이로


첫사랑보다 애타게 하와이를 그리워했던 나는, 나를 위한 처방전이자 위로의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하와이 어디에서나 흘러나오던 하와이안 뮤직을 내 귓가에 다시 맴돌게 했다. 길을 걸을 때도, 카페에서 노트북을 할 때도, 운전하는 동안에도 오직 하와이안 뮤직만을 들었다. 나의 플레이리스트에는 몸을 살랑거리게 만드는 리듬과 감미로운 우쿨렐레 연주가 가득했다. 가장 빠르게, 비록 마음만 일지라도, 나를 다시 하와이로 보내주는 것은 음악이었다. 그러다 하와이가 더욱 그리워지면, 핸드폰과 카메라에 담긴 사진들을 보며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되새겼다. 우연히 본 TV에서 하와이가 소개될 때면 스쳐 지나가는 거리의 낯익은 풍경들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일부러 하와이가 배경이 된 ‘첫키스만 50번째’, ‘하와이언 레시피’ 같은 영화를 다시 찾아보기도 했다. 그렇게나마 나의 시간이 머무는 장소로 잠시라도 떠나보려 했다.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

커다란 반얀트리 아래서 읽던 책 한 권

시원한 바람에 스르르 감겼던 눈

언제 어디서나 샤카로 인사하던 사람들


하와이가 선물해 준 매일 만나는 여름.

그 안에서 자연이 주는 위안과 여유를 마음껏 느끼고 돌아왔기에, 다시 돌아오지 않을 나를 위한 그 시간이 그리운 것이다.


인생의 쉼표이자 여행의 로망을 실현해 준 나의 하와이.

당신도 하와이를 꿈꾼다면, 하와이에 물든 내 마음처럼 당신만의 파라다이스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Aloha from the Hawaii.




평범한 대한민국 30대가 사표를 던지고 무작정 떠났던 하와이 한량 생활기입니다.

마음 가는 대로 발길 닿는 대로, 있는 그대로의 하와이를 만난 85일간의 이야기가 연재될 예정입니다. Aloha.   



*본 콘텐츠는 kakao 클래스 멘토링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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