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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에충 May 03. 2024

삶의 에너지를 충전 하다

23년 설악 그란폰도의 여운 2

지난 1부에 이어 본론으로 들어 가겠습니다. ^^


지리산 그란폰도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제 설악 그란폰도 완주를 위한 준비에 돌입했지요.

먼저 제가 넘어야할 업힐 부분을 차근차근 다시 되새겼습니다. 


구룡령, 조침령, 쓰리재, 필례 한계령, 마지막 대미 구룡령 리버스 


용이 구불구불한 몸통을 휘저으며 아흔아홉 구비를 넘어가는 것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고 이름 붙여진 구룡령

그래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3번이나 갔던 곳이고 처음 만나는 업힐이기에 나름 쉽게 넘을 수 있다고 판단하였고 높고 험하여 새가 하루에 넘지 못하고 잠까지 자고 넘었다는 조침령

순간 경사도가 있는 곳이라 최대한 물은 먹을만큼만 담고 페이스 조절하면서 

다른 라이더 보지도 말고, 따라가지도 말고, 비켜주면서 공손하게 달리자 생각했지요. 


진동삼거리에서 메디오와 그란 코스가 분기된 후 만나는 업힐 

평균 경사도는 5.2%라 하고 오르면 2차 보급이 기다리고 있는 곳이니 힘내서 오를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약 10키로에 평균 경사도 4.4%, 마지막 2km 에서 10~15% 경사도가 나를 맞이하는 필례 한계령

원진개 3차보급에서 충분히 먹고, 필요하면 끌바를 하면서 체력 보충하며 오르자 생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22년 설악 그란폰도에서 나에게 크나큰 시련을 안겨주었던 구룡령 리버스 

여기는 뭐 아무 계획 없고 그냥 클빠링 하지 않을 정도로 올라가기만 하자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던 암호 같은 숫자

821220-1431520 
821220-1431520 


제 주민등록번호 !!  


아닙니다. 82km 12시 20분, 143키로 15시20분 컷오프 ^^


먹을거리는 스페셜은 하지 않고 , 보급소가 다섯개 ~ 그냥 보급소마다 막 때려 넣을생각 이였습니다. 

대신 5분이내에 출발하자고 다짐하고 또 다짐하였지요. 

라이딩을 하면 꼭 80키로 지점부터 저는 쥐가 나는 비루한 몸을 가지고 있어서리

60키로 지점에서 하나, 100키로 지점에서 하나 먹을 생각으로 크림픽* 라는 획기적인 약물을 2개 챙기는 것을 잊지 않았지요. 

대운이 따르는지 4차 보급은 크림픽에서 후원을 한다는 것 !!! 앗싸 ~ 돈 아꼈지요. 개당 약 4천원인디 ..ㅎ


이렇게 준비를 하고 대망의 설악 그란폰도 가는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게 뭔일 일까요 ? 

하필 저희 팀/실 단합대회? 를 설악그란 전날 오후로 잡힌 것 입니다.

핑계라도 대고 안가야하나 , 가면 술 먹어야 할텐디 이를 어쩐다... 덴장.....덴장...


가는곳이 또 하필...산인건 뭐람. 그것도 청계산 등반 이라니..등반...등반... 이건 업힐이잖아 !!! 머리를 쥐어 뜯고 싶었지요. 

그래. 하늘이 나를 도와준다고 생각하자. 설악 획고를 달성하기 위해 하느님이..부처님이..나에게 무사히 설악을 완주하게끔, 사전 훈련용으로 작은 800미터를 선물해 주신거라고 생각하면서 스스로 위로하였습니다. 


대망의 설악 전날 오후 , 청계산 산행을 위한 작은 발걸음은 나에게 목표를 하나 만들어 주었습니다.

팀장님 왈 , 이 책임 산악부 출신이라며 , 몇년전 지리산 단합대회에서 날 다람쥐로 명성이 자자했다며 ??  이런.....이런...이건..아닌데

실장님 왈 , 스틱 잡는거 이렇게 하는게 맞나 ?? 가방 끈 조절좀 해줘봐 .. 아 ~ 실장님 배낭은 어깨30% , 골반에 70%정도로 배낭 하중이 실리게 가방끈 및 위치를 조절하는게 좋습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실장님 눈을 바라보는데 , 저를 무한 신뢰하는 눈빛과 뭔가 그에 응당한 결과를 산행에서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스스로 들기 시작했지요.

원장님 왈 , 이 책임은 이 정도 높이면 뛰어 다니겠다. 그치 ? 

 .... 아니요.. 전 뛰면 죽어요. 내일 죽어야 하거든요. 오늘은 아니에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요. 


결국 저는 정상을 찍고 일등으로 내려와서 회식자리에 자리를 잡고서 같이 내려온 동료 한명과 갈증 탓으로 맥주를 벌컥 벌컥 마셔버렸습니다. 피할 수 없는 청량감의 맥주 . 그렇게 그냥 한병을 마셨버렸습니다. 


그리고 삼삼오오 뭉쳐서( 팩워킹?) 내려오는 동료들이 자리를 잡고 나서 회식은 시작되었지요. 

많은 게임이 준비되어 있었는데 , 전 한쪽 모퉁이에서 보급만 열심히 하고 있었지요. 고기에 소주,맥주 아닌 콜라와 사이다로 ... 

저녁 9시가 되어서야 회식은 끝났고 , 전 미리 예약한 택시를 타고 바로 집으로 와서 짐도 챙기지 않고 씻고 바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아..이런 죄송해요. 업무시간이 다 되어서 ..마무리를 해야하는데..ㅜㅜ . 3부까지 써야 되겠네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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