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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에충 Apr 19. 2024

회사에서 승리하기

보고의 문화

오늘은 당분간 쓰지 못한 글을 써볼까 한다. 

최근 업무적으로 바빠서 글을 써야겠다는 의지가 많이 약해졌다. 점심시간에 쓰던 글을 이제는 집에 와서 짬을 내서라도 써야겠다는 생각으로 패드에 키보드를 블루투스로 연결해서 글을 쓴다. 

회사일을 하면 참 여러 가지로 보고할 거리가 많다. 이유는 다양하다. 내가 진행하고 있는 업무를 과시하기 위해서, 과제의 주요 결정사항에 대해 승인을 받기 위해, 업무 마일스톤상 이슈사항이 생길 때, 업무의 진척사항 즉 일정대비 진행사항 공유차원에서 보고를 하게 된다. 이 중에서 가장 힘든 것 중 하나는 승인, 즉 결재를 받기 위함이다. 

짧은 시간에 많은 정보를 담아서 일목요연하게 설명을 하며 내가 추구하는 목적을 관철시키는 것이다. 보고를 위해서는 보고 상대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고받는 스타일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보고를 하면서 노하우를 쌓아야 한다.

워낙 다양한 스타일이 있기에 이 부분에 대한 전략은 스킵하고 일반적인 사항만 몇 가지 언급해 볼까 한다. 

첫째!!  보고 시간

촉각을 다투는 보고가 아닌 이상에는 오전보다는 오후를 추천한다. 뇌과학적으로 보면 점심시간 이후 약간의 포감만이 있는 상태에서는 신경이 아주 날카로운 사람이라도 이때만큼은 그나마 부드러워진다. 시간적으로 보면 약 2시에서 3시 사이가 좋다. 


둘째!! 한 장 보고서 작성 

제목부터 세부 내용까지 꼭 전달해야 할 문구와 표로 작성을 한다. 특히 내용에 장황하게 텍스트가 많이 들어가는 것보다는 짧고 간결하고 여백의 미를 살려 전체 한 장을 구성한다. 예를 들어 어느 기관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보고를 한다고 치면,  "000 기관과 공동연구 협약 件"이라고 제목을 잡을 수 있겠지만 이 한 줄만 봐서는 협약 진행에 대한 기관 정보만 담겨 있다. 보고받는 입장에서는 제목 자체가 눈에 들어오지 않고 세부내용을 볼 수밖에 없다. 세부내용을 당연히 설명하며 이해를 시켜드려야겠지만 타이틀만 봐도 전체적인 내용이 들어오는 제목이 좋을 것이다. 이에 이런 제목보다는 "000 진행을 위한 000 기관과의 공동연구 협약 추진 件"이라는 제목이 더 좋을 수 있다.  목적이 서두에 기술되면 한 줄만 가지고도 필요성에 대해 바로 인지할 수 있기에 세부내용 설명하기가 좀 더 용이할 수 있다. 


셋째!! 타인에게 사전 보고 

관련 내용을 모르는 내부 팀원, 타 팀원에게 사전 보고를 해보고 f/back을 받아보기를 권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봐서 이해가 한방에 된다면 아주 잘된 보고서라는 반증일 것이며, 반대로 잘 이해를 못 하고 계속 질문이 이어진다면 핵심이 빠진 보고서라는 의미다. 이런 부분을 보완하면 실제 보고 시 나올 수 있는 질문에 대해 대응이 가능하고 좀 더 수월하게 보고의 목적을 이룰 수 있다고 본다. 

나도 처음에는 뭘 이런 것까지 하나 싶었지만, 타인의 의견을 듣는 거와 안 듣는 것은 천지차이가 난다. 시간이 많이 없는 상사에게 요점을 짧은 시간에 이해시키는 것은 업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실제 업무수행능력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업무수행을 원활히 하기 위해 상사를 내편으로 만드는 것이 팀원을 위한 일이고 업무를 위한 일이며, 회사에서 직책자로서 월급을 받는 것이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마지막까지 고생할 것이 뻔하며, 최종 성과품까지 왜 이일을 하는지 상사로부터 끊임없는 질문과 함께 질타를 받게 될 것이다. 


넷째!! 스트레스에 대해 무덤덤해지기

보고대상인 상사에게 기대를 갖지 말자. 업무 스트레스를 왜 받는지 곰곰이 생각해 봐라. 초년생 때 상사로부터 받는 업무 관련 질타는 참기가 힘들었고, 퇴근 후 집에 가는 전철 안에서, 집에 와서 저녁을 먹는 동안에도, 심지에 잠자리에 누워서도 상사가 나에게 말했던 것이 계속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왜 이럴까? 어떻게 하면 이런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하고 원인을 찾고자 했다. 

원인은 별거 아니다. 상사에 대한 나의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상사가 이렇게 해주겠지. 이렇게 생각해 주겠지. 이렇게 얘기하면 이해하고 방향성을 확실히 말해 주겠지.' 등의 기대감이 나를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것이다. 그분들도 직장인이고 월급으로 근근이 생활하는 사람이고, 그분은 그분의 역할이 있는 것이다. 그냥 그 상사는 자기의 역할에 충실할 뿐이다. 일말의 기대도 갖지 말자. 늑대를 순한 양으로 착각하지 말자. 늑대는 그냥 늑대다. 차라리 회사에는 늑대만 존재한다고 생각하라. 늑대에게 먹이를 주면서 살살 달래고 해서 보고를 하고, 그래도 울부짖는다면 일단 자리를 피하고 다음에 다시 찾아가면 된다. 주눅 드는 얘기를 듣고, 질타를 받는 것을 디폴트로 생각해야지, 순한 양이라고 기대를 하면 스트레스만 받을 뿐이다. 늑대는 원래 짖는다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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