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 자기성장프로젝트 발표회에 다녀왔습니다.
2024년 11월 28일(화) 오전 9시부터 경남꿈키움중학교에선 자기성장프로젝트 발표회를 했습니다.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소개드리자면 경남꿈키움중학교(이하 꿈중)는 각종학교로서 일반교육과정이 아닌 대안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경남 진주에 위치한 기숙사형 공립대안중학교입니다. 교육과정과 시간표는 아래와 같습니다.
교과서를 배우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교과서만 배우는 것이 아이들을 위한 완벽한 교육이라고 정의하긴 어렵습니다. 현실은 책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꿈중은 일반교과 뿐 아니라 다양한 대안교과를 가르치고 배웁니다. 꿈중은 학생들에게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을 더 잘 보고 자신의 미래를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러한 꿈중 교육과정의 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바로 3학년 자기성장프로젝트입니다.
자기성장 프로젝트는 일주일에 두시간씩 이틀, 1년간 학생이 스스로 프로젝트를 정하고 실천하는 수업활동입니다. 지도선생님이 계시지만 선생님께서 이끌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학생들을 자극하고 협의하고 꾸짖고 칭찬하며 학생 스스로 해낼 수 있게 돕습니다. 물론 모든 학생이 완벽한 프로젝트를 성공하지 않습니다. 실패하는 경험도 합니다. 저는 이것이 중요하다고 확신합니다.
성공의 기회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스트레스와 실패를 경험하게 함으로써 학생을 단련시키는 것
바로 자기성장 프로젝트가 추구하는 방향입니다.
꿈중 3학생들의 자기성장 프로젝트 주제를 소개합니다.
<프로그래밍언어를 활용한 인디게임개발, 요리, 목공, 문학활동, 영상편집, 디자인&일러스트, 하프연주, 사진, 축구심판자격증 취득기, 위클꾸미기&뜨개질, 클레이, 졸업앨범만들기, 졸업영상만들기, 앙상블>
다양했습니다. 학생 혼자 진행한 프로젝트도 있었고 팀별로 진행한 프로젝트도 있었습니다. 자기성장프로젝트의 핵심가치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나눔'입니다. 자신의 프로젝트를, 어떤 형태로든 나눔의 가치를 실현해야 합니다. 즉 본인만을 위한 공부, 노력이 아니라 이 활동으로 타인에게 어떻게 나눌 것인가를 고민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배워서 남주자!"를 제대로 실천하는 꿈중입니다.
발표회 진행순서는 발표, 질의응답, 지도교사 피드백 순이었습니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프로젝트 주제를 정한 이유, 진행과정, 결과, 활동 소감, 3년간 꿈중생활 후기나눔을 발표했습니다.
팀별 발표가 끝날 때마다 예리하면서도 따뜻한 질문들이 쏟아졌고 발표자는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답했습니다. 질의응답이 끝나고 나면 지도 선생님께서 발표 못한 다양한 것들, 이번 활동으로 얻게 된 것 등을 정리해서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부모님께서 자녀 활동에 대해 느낀 부분을 말씀하셨습니다. 발표라는 것이 자칫 딱딱할 수도 있는데 꿈중 자기성장프로젝트발표는 유쾌했습니다. 평가를 위한 발표가 아니라 나눔을 위한 발표라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3학년들 발표지만 학생, 선생님들만 함께 한 것이 아닙니다. 많은 부모님들께서 오셔서 내 아이, 우리 아이들의 발표를 들었습니다. 잘하고 못하고를 따진 것이 아니라 끝까지 해낸 아이들에게 진심어린 감동과 격려의 박수롤 보내셨습니다. 학생의 변화를 놀라워했고 선생님들께 고마움을 표하시며 자녀를 대견해 하셨습니다.
"집에서는 아무것도 안하고 잠만 자고 폰하고 뒹굴뒹굴하던데 언제 이렇게 준비했는지 모르겠네요. 학교가 아이 잘 키워주신 것 같아 고맙습니다."
"이제 중학생인데 기숙사 학교에 보내는 게 그리 마음이 편친 않았습니다. 3년이 지나고 아이가 자란 것을 보니 왠지 뭉클합니다. 꿈중에 보내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놀고 싶어서 꿈중에 왔어요. 1년 반은 실컷 놀았어요. 놀고나니 고등학교를 생각안 할 수가 없었어요. 제가 뭘 좋아하는 지 찾게되었고 자기성장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재미있었습니다."
"전 일부러 평소 특별한 관심 없던 분야를 프로젝트로 정했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하면 쉽게 질릴 것 같아서였습니다. 당연히 실패를 했고 쉬운 것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 덕분에 책을 많이 읽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이 관계의 특별함을 깨닫기 바랬습니다. 프로젝트 진행 중에 다투는 것도 많이 봤고 해산하자고 부추기기도 했었습니다. 사실 이 프로젝트가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학생들이 이 활동으로 인해 함께의 가치를 깨달았기를 바랍니다."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갔습니다. 발표하는 이도, 듣는 이도, 응원하고 격려하는 눈빛은 하나였습니다.
오늘 발표로 꿈중9기들은 졸업식만 남게 되었습니다. 9기들이 3년간 학교에서 얼마나 많은 경험을 했을지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 잘 자라주었습니다. 키만 큰 것이 아니라 품도 커졌습니다. 나만 돌보기도 힘든데 친구를 돌보는 아이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자기성장 프로젝트는 어쩌면, 자기만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의 성장을 추구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학생들은 이 사실을 모르면서도 해내었습니다.
일부러 시간내어 참석했습니다. 참 잘 갔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육은 하루 이틀을 보는 것이 아니라 1년 3년 10년을 봐야 합니다. 당장의 변화는 연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진정한 변화는 서서히 나타납니다. 꿈중은 학생들을 기다리주는 학교입니다. 배워서 남주고, 자신을 돌보고 주위를 돌볼 수 있는 힘을 기르는 학교, 비록 느릴지라도 함께의 가치를 경험하는 학교, 바로 경남꿈키움중학교입니다.
자기성장 프로젝트발표회를 보고 왔는데 학부모도, 선생님들도 같이 성장한 느낌입니다. 학생들에게 스스로 성장할 기회를 주는 것이 학교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2024년 자기성장 프로젝트 발표회는 훌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