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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람다 Oct 31. 2021

어포던스(Affordance)에 대한 오해와 정의

제임스 깁슨과 도널드 노먼의 어포던스

Affordnace의 시작

 어포던스라는 용어는 제임스 깁슨이 처음 사용했다. 그가 말한 어포던스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행위자와 환경 간의 관계, 혹은 이 둘 사이의 관계 속에서 존재하는 행위의 가능성
같은 행위라도 마주하고 있는 행위자에 따라 다른 어포던스를 제공하며, 행위자의 능력에 따라 무한히 제공


 이를 좀 더 자세히 풀어서 살펴보자.

- 행위자와 환경 사이에 존재하는 행동 가능성(possibility of action). 행동 유발성이 아니라 행동 가능성이란 것이 중요하고, 여기서 행위자란 동물, 사람 등을 이른다.

- 환경에 내재된 속성이 아니라, 행위자와 환경 사이의 관계에 존재한다. 즉, 물리적 특성이 아니다.

예_ '앉을 수 있음'이라는 어포던스는 의자의 본질적 속성이 아니라, 의자의 모양과 크기가 행위자의 몸집이나 골격과 적절히 일치하는 경우에만 존재한다. 어른과 의자 사이에 존재하는 어포던스가 아이와 의자 사이에는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

- 행위자가 어포던스를 지각하건 지각하지 않건 행위자가 원하건 원하지 않건, 어포던스는 존재한다.

예_ 행위자가 의자에 앉을 수 있다는 사실을 지각하지 못했더라도, 그 행위자와 의자 사이에는 "앉을 수 있음"이라는 어포던스가 항상 존재한다. 또는 행위자가 앉기를 원하지 않더라도 어포던스는 존재한다.






 현재 UX/UI 분야에서 활발히 사용하고 있는 어포던스는 원래 용어가 가진 뜻과 조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어포던스, 이것은 도널드 노먼이 사용한 어포던스인데 HCI관점에서 '지각된 어포던스'를 의미한다.

 즉 물리적 속성 없이 관계에서만 존재한다는 깁슨의 어포던스와 같은 개념이 아니다. 어포던스가 잘못 사용되는 것을 본 도널드 노먼이 이후 줄기차게 '어포던스'는 관계 사이에 존재하는 깁슨의 개념이며, 자신이 사용했던 어포던스는 '기표'라고 부르자! 라며 정정의 의지를 강하게 내세웠다.


어포던스가 아니라 기표다!

 이 기표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어포던스의 개념으로, 어떤 행동을 유도하는 행동 유도성을 가지고 있다.

행동 유도성 - 사용자가 제품 또는 서비스를 보고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알거나, 디자이너의 의도대로 행동을 유도하는 것

 잡아야 할 것 같은 버스 손잡이나, 돌리고 싶은 수도꼭지, 튀어나온 버튼을 누르고 싶은 심리를 이용한 키보드 등이 그 예에 해당한다. 여담이지만 맥북의 터치 바는 이런 심리에 다소 맞지 않아서 처음에는 눌러도 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도널드 노먼의 기표

- 무언가를 발신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어떤 동작을 어떻게 수행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기표는 반드시 지각할 수 있어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기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늘 존재하는 제임스 깁슨의 어포던스와 크게 다른 부분이다.

- 기표는 의도적으로 설계될 수도 있고, 때론 우연하게 만들어질 수도 있음.

예_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산길에는 자연스럽게 지각할 수 있는 '길'이 만들어지는데 이것 또한 기표다.

- 사용자에게 드러나야 할 어포던스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면 기표를 잘 디자인하여 추가.

예_ Button에 음영이나 색을 넣는 것






 도널드 노먼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표보다는 어포던스라는 용어가 행동 유도성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행동 가능성이라는 행위자와 사물 사이의 관계 속에 존재하는 어포던스와 그중에서 사람들에게 특정한 행동을 유도하는 '지각된 어포던스(=기표)'를 딱 분리하기도 애매할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소통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어포던스라는 단어를 나 혼자 기표라고 사용한다면 혼란이 야기될 것이다. 이런 의미로 사용하고 있구나 라고 받아들이되, 실제 어원과 정의는 알고 있으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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