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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윰 Jan 05. 2021

R=VD

마법의 공식

중학교를 다닐 무렵, 우리 사이에서는 R=VD 한창 유행이었다. Realize=Vivid Dream, “생생하게 꿈꾸면 이루어진다.”  공식은 꿈이 많은 나에게 마법과도 같았다.  간단해 보이는 공식 하나에 여러 가지 규칙이 붙는다. 최대한 구체적으로 써야한다, ‘~ 것이다.’  아닌 현재형으로 써야 한다 등등.  또한 혹여나 작은 실수로  꿈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섬세한 작업으로 나의 R=VD 문장 만들어 책상에 붙여놓고 매일  되뇌었다.
효과가 있었느냐고? 물론이다. 아직도 기억이 나는 것이 하나 있다. 아이돌에 죽고 못살던 나는 “진짜 한 번만 첫째줄에서 무대를 보고 싶다.”라는 허무맹랑한 꿈을 꿨다. 왜냐하면  원대한 꿈에 비해  손은 너무 느렸거든. 다행인 것은 팬클럽에서 콘서트 관람을 원하는 인원을 선발해 랜덤으로 티켓을 발송하는 제도를 시행했다는 거다. 일단 선발은 됐고, 티켓을 기다리는 일만 남은 그때, 나는 R=VD 1열에서 콘서트 본다.라는 문장을 적었고 거의 한 달을 매일매일 되뇌며, 가장 첫 번째 줄에서 무대를 감상하고 있는  모습을 상상했다. 끈기가 부족했던 나에게 아마 최장기간이었을 것이다. 각설하고, 그래서 과연 어느 자리를 가게 되었느냐. 떨리는 마음으로 티켓을 열었을 ,  앞에 보이는 n번이라는 숫자에 소리를 질렀다. 덕분에  떨어지는  알았다며 온 가족의 꾸지람을 들어야 했지만, 내가 그토록 바라던 1열의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이후로  좋은 자리에서 콘서트를   없었지만, 그래도 한 번쯤 보고 싶었던 소원은 이뤘으니까.
그래서 나는  이후로 R=VD 믿었다. 지금도 매일 아침 “확언 “시각화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생생하게 꿈꾸는 중이다. 상상 속에 나는 비행기를  먹듯이 타고 다니며, 여행지에 관련한 글을 쓰는 에디터이다. 이건  오래 되뇌어야   같다. 그리고 현실에서도 많은 노력을 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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