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밝게 그러나 조금 취한 상태로 카운트다운을 하며 2023년을 맞이했다.
마치 2019년에 카운트 다운을 하고 2023년이 된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것은 2019년에 토론토에서 카운트 다운을 하고 한국에 갔다가 다시 돌아왔기 때문이기도 하고, 무려 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코로나로 인해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22년의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여기 시간으로 아침 10시에 한국에 있는 사람들과 조금 이른 새해 인사를 나눴다. 나를 잘 아는 친구들은 올해 목표 리스트 썼냐고 묻는다. 도저히 올해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감이 안 잡혀 아직 쓰지 못했다고 답했다.
사실 하루하루가 그냥 같은 하루일 뿐인데, 2023년이라는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면서 기분이 이상했다. 3년에서의 알차디 알찬 한국 생활을 정리하고 캐나다로 돌아왔기 때문에 더욱 그럴 것이다.
새로운 한 해, 곧 이사할 새로운 집, 곧 갖게 될 새로운 직업, 곧 만날 새로운 사람들... 모든 게 새롭고 신날 것이다.
다만 나는 여전히 나일 것이다.
"New year, new me!!!"를 외쳤더니 친구가 "New year, Same you" 란다. 사실 맞는 말이다. 나는 여전히 같은 사람이다. 새해를 맞이해서 새로운 10가지 목표를 세운 같은 사람. 적지 않은 나이에 모든 것을 다시 리셋하고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사람.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새로워졌기 때문에 나는 같지만 같지 않은 사람이 될 것이다.
아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도시인 뉴욕의 내가 하루에서 가장 좋아하는 시간인 사진에 내가 좋아하는 시 중 하나인 서혜진 님의 시를 넣은 사진이다. 만 나이의 앞자리가 바뀌어 정신적 충격이 심했을 때 나를 달래주던 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