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을 운영하려면 사무실이 필요하니깐 제일 먼저 남포동에 사무실을 구했다.
목욕탕을 하던 자리였는데, 사무실로 용도 변경이 된 건물이었고 2층에 10평짜리 사무실이었다.
구제골목에 위치해 있어서 너무 좋다고 생각했는데, 저녁 6시 이후에는 가게들이 모두 문을 닫아서
밤에는 정말 정말 조용하고 무서운 거리로 변했다.
밤에 집중이 잘 되는 나로서는 좋기도 하지만, 겁이 많아서 꽤 무서웠다.
그리고 쇼핑몰은 사이트 제작이 중요하니깐, 사이트 제작 업체에 제일 저렴한 걸로 제작 의뢰를 하였다.
쇼핑몰 이름을 정하는 일은 재미있기도 하지만, 고민도 너무 많이 했던 거 같다.
진짜 진지하게 고민을 끝내고 만든 이름은 '바나나 플래닛'
물론 깊은 뜻은 없었다.
좋아하는 단어를 합쳐서 만들었는데, 주변 어른들의 반응은 정말 별로였다.
나름 뚝심이 있는 나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다음은 물건을 하러 혼자 서울에 갔다.
옷가게를 운영하는 사촌 언니를 따라서 동대문을 자주 갔었기 때문에, 물건을 하는 방법이라던가
건물마다의 특징을 잘 알고 있어서 나름 수월했다.
이래서 작은 경험이라도 절대 무시할 수는 없다.
옷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동대문은 진짜 천국이다.
정말 복잡하고 힘들 수 있지만, 신상 옷만 보면 너무 행복했다.
다만, 그 많은 옷들 속에서 내가 잘 팔 수 있는 물건을 고르는 일은 정말 힘든 일이었다.
팔기 위한 옷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옷을 선택하면 잘 될 거라는 나의 착각이었다.
예산안에서 물건을 하고 부산으로 내려와 물건 정리를 시작하고 사진 촬영을 하기로 했다.
혼자 시작한 쇼핑몰이기 때문에 혼자 모든 일을 해내야만 했다.
사진촬영도 삼각대를 놓고 촬영을 시작하였는데, 디테일이 중요한 옷의 표현은 삼각대로는 꽤 힘들었던 거 같다.
지금은 진짜 편하게 촬영할 수 있는 제품들이 너무 많지만, 그때는 타이머를 맞춰서 셔터를 누르고 뛰어가 촬영을 했었다.
촬영도 힘들긴 했지만, 순간적으로 들었던 생각은 '그냥 모델을 채용할 걸 그랬나'였다.
예산이 많이 없다 보니깐 모델, 촬영 등등 이 모든 걸 혼자 해내야겠다는 생각만 하였고, 정작 중요한 부분들은 많이 놓쳤던 거 같다.
어쨌든 사진 촬영은 끝냈고 몸매 보정, 색감 보정을 한 후 상품 등록을 시작하였다.
알다시피 쇼핑몰에 상품을 등록하였다고 해서 구매가 이루어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
광고가 너무 필요하다고 느꼈고, 마침내 한통의 광고전화를 통해 200만 원짜리 광고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런데 광고가 네이버가 아닌 다음에서 진행된다고 하였다.
네이버에서 진행하면 가격이 많이 비싸서 다음에서 검색광고를 한다고 했다.
그때는 사람들이 다음을 이용하기도 했었기 때문에 크게 문제 될 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의 그 착각들이 매우 큰 실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