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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린네 Oct 31. 2024

한 줄기 빛.

초보 사장님의 의류 쇼핑몰 운영은 정말 쉽지 않았다.

어느 정도의 기초 지식으로도 충분히 운영이 가능할 거 같았지만, 현실은 내가 생각한 것처럼 그렇게 수월하게 흘러가지는 않았다.

갑자기 어느 날, 나에게도 한 줄기 빛이 보였다!

서울에서 사입해 온 트렌치코트가 있었는데, 그 당시 방영되고 있던 드라마의 여자 주인공이 똑같은 옷을 입고 나온 것이다!

심지어 엄청 인기 있는 드라마가 아니었는데 내가 열심히 보고 있었고, 직접 내 두 눈으로 보게 된 것이다!

바로 이거다! 하고 운영하고 있던 블로그에 글을 썼다.

드라마가 인기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여자 주인공이 평소 패셔니스타로 이름만 말해도 알 정도로 엄청 유명한 연예인이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었다.

블로그를 통해서 내 사이트에 주문이 점점 들어오기 시작했다.

정말 그 트렌치 코드만 연속적으로 주문이 들어왔다!!!

광고비를 쓰지 않고 이렇게 물건이 팔리다니.. 이건 진짜 기적이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였다.

서울에서 물건이 막혀버렸다..

주문이 들어온 수량만큼 서울에 발주를 넣었는데, 업체에서도 주문량이 많아서 바로 출고가 안된다는 것이었다.

업체 사장님도 봉제 공장 사장님과 소통이 안되었던 것인지, 약속했던 날짜에 물건을 받지 못했다.

이 사실을 고객님들께 알렸고, 몇몇 고객님들은 기다리겠다고 하셨고 급하게 입으려고 했던 고객님들은 취소하겠다고 하였다.

심지어 한 고객님은 연예인 스타일리스트라고 하시며 코트를 꼭 받아야 된다고 하셨다...

정말 최악이었다.

만들 수만 있다면 내가 직접 만들고 싶은 심정이었다.


물건이 나온다고 해도 대형 쇼핑몰에 먼저 들어갈 것이고, 나처럼 작은 쇼핑몰은 뒷전으로 밀려나 물건이 남았을 때 받을 수 있었다.

업체 사장님께 겨우 겨우 사정해서 스타일리스트 고객님 물건만 서울에서 퀵으로 바로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다행히 옷을 잘 받아서 행사 잘 치렀다는 연락을 받았다.

한 달도 채 안 되는 시간이 정말 몇 년같이 느껴졌다.

봄이라는 계절이 길지 않다 보니깐, 봄 신상은 정말 금방 끝나버리고 그 코트를 찾는 고객도 더 이상 없었다.


나의 첫 쇼핑몰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 뒤로 정말 괜찮은 새로운 아이템도 없이 주문은 더 이상 들어오지 않았고, 결국 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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