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바람 Jun 29. 2016

[술과함께] No Name #3

파우스트 그리고 마티니

Bar 안에서 보일 여유로운 창가
파우스트의 흔적과 노트

4월이 지나고 5월이 왔다. 4월이 지나며 봄은 지나고 5월이 도래해 여름이 온 거다. 이제부터 비며 바람이며 내리고 불어 남겨졌던 꽃들이 죄다 떨어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작약이 만개...아직 만개할만한데 아직 작약을 즐기고픈데 비가 내리니 간절한 건 수국이다.

어쨌건 중요한 것은 비가 내리니 술이 한잔 마시고 싶어 졌다는 것이다. 첫 잔으로 Faust 그래 그러니까 바로 그 파우스트. 첫 잔으로 축이기엔 조금 독할지도 모르나 오늘은 간만에 친구? 생각에 선뜻 주문해본다. 다음 잔은 뭐가 좋을지 한 번 생각해보며, 느긋하게 울리는 올드팝의 정취를 즐긴다.

갑자기라기 보단 오후에 정민아가 생각나고…예전에 종종 들었던 노래들이 생각났다. 1집 상사몽에서 특히 로봇일기! 허무했던 아니 허무를 생각하며 무한히 들었던 곡이니 말이다. 점점 더 가벼워 사라지는…비를 맞아 바스라지는 스스로를 바라본다. 결국엔 사그라져 사라져 버릴 자신을 생각하게 된다. 그런…바스라져 사라질 거 같은 한잔 뭐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뭔가…좋을까?

파우스트 레시피 보틀
파우스트
마티니 레시피 보틀
마티니

결론은 마티니였고, 마티니를 주문했다. 혹, Vesper Martini 가 되는지 해서 문의했으나 Lillet 이 없어 안된다 한다. 그래서 이곳의 마티니를 주문했다. 파우스트 한잔에 마티니 한잔…강렬한 잔들의 연속 아닐까?

지금은 뎀셀에서 시원하게 참외 스무디를 한잔 하고서 글들을 정리하는 중. 글을 쓰는 김에 저녁에 노네임에 들러볼까도 한다. 그전에 연남동 철길 잔디밭에 적당히 누워서 힙프라스크에 챙겨 온 Maker’s Mark 를 마시다 말이지...플라스크에 담긴 술이 적당히 떨어지고 몸도 마음도 노곤해지면 갈지도. 아니면 요즘 연남동에 핫한 바들이 많은데 그런데 가는 것도 나쁘지 않고, 아니면 다른 익숙한 곳으로.

어쨌건 조금은 피곤한 오후이니 이후의 행방은 어떻게 될지는 아직 모를 일. 그러고 보니 지금은 이제 5월 져물어가고 6월이 곧 올듯한 날짜 즈음이네.


매거진의 이전글 [술과함께] No Name #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