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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블 May 07. 2022

주알못인 나는 어떻게 주식으로 돈을 벌었을까

그것도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주알못 : 주식 알지도 못하는


어쩌면 다소 자극적인 제목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10년 이상 투자하면서 여전히 수익 중인 것도 사실이고 그에 비해 주식에 대해 아는 것은 별로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부끄럽게도 여전히 재무제표를 제대로 이해한다고 말하기가 어렵다. 주식투자 한 기간이 꽤 오래됐음에도 불구하고 공부가 부족한 이유를 생각해보면 첫 번째는 귀찮음이 컸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바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익이 났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 수익이 났다. 그것도 10년이 넘는 꽤 오랜 시간 동안. 주식투자 첫 1년은 운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후 해가 계속 바뀌면서도 내 실력이 출중해서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운 좋게 돈을 버는 만큼 호되게 혼쭐이 나는 날도 올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실제로 몇 차례 혼쭐이 난 적도 있었다. 본전 근처까지 잔고가 줄어든 것이 두어 번, 본전 밑으로 떨어져서 난생처음 느끼는 공포에 허덕인 적도 있었다.(그래, 주식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억할 2020년 3월 얘기다).


하지만, 지금은 여전히 수익 중이고 그것도 역대 최고의 수익금을 거듭 갱신하고 있는 중이다.


이게 어떻게 가능했던 것일까. 누군가는 기업 가치 분석에 열중이고, 누군가는 하루 온종일 차트만 쳐다본다. 장기투자를 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분초 단위를 다투며 단타 매매를 하는 사람도 있다. 경제학을 공부하고 경제전망과 세계정세를 파악하기도 한다. 결국은 큰손이 시장을 움직이는 것이라고 외국인 수급동향을 살피기도 한다. 사업계획서를 이 잡듯 꼼꼼히 읽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기업 주식 담당과 통화를 망설이지 않기도 한다. 이렇게 열심히 하는 사람만 있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심지어는 주식은 공부하면 안 된다는 사람도 있다.


주식시장은 변수가 너무 많다.


래서 주식투자의 왕도는 없다. 모든가 돈을 벌 수는 없다. 수학 문제처럼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 조금만 생각해봐도 그 이유를 알 수 있는데, 설령 정답이 있다손 치더라도 모두가 동일하게 정답대로 행동하면 그중 돈을 버는 사람은 누구일까?를 생각해보면 된다. 아마 아무도 벌지 못할 것이다. 주식으로 돈을 버는 것은 결국 다른 많은 사람들이 살 예정인 주식을 그들보다 먼저 사서 기다리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과연 다른 이들의 마음을 예측할 수 있을까?(물론 가능한 사람들도 있긴 한데, 과연 내가 그럴 수 있을까를 한번 생각해보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어떻게 수익 중인 것인지 지금 시점에서 스스로에게 물어보았다. 우연히 시청하게 된 경제채널에서 강방천 회장님의 말씀에서 그 답을 발견했다. 지난 10여 년의 주식시장은 유동성의 시대였고 그것이 주가지수를 끌어올린 원동력이었다는 말씀이었다. 유동성을 특히 많이 공급한 곳이 미국인데 외국인이 한국에도 투자를 하기 때문에 한국 시장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에게 돈을 쥐어주면 가장 필요한 순서대로 소비를 하고 잉여자금은 어딘가에 투자를 할 것이다. 주식시장에 돈이 들어오면 주가가 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사고자 하는 사람이 많아지니까 말이다.


또한, 지난 십여 년 동안 한국경제는 계속 성장해왔다. 내 기억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마이너스 성장을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경제성장을 한다는 것은 기업의 생산이 늘고 매출이 늘어나 이익이 늘어나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누군가 소유한 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늘어나면 그 자산의 가치가 상승하듯 기업의 이익이 늘어나면 그 기업의 가치가 늘어나는 것도 당연한 얘기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10년 넘게 주식시장에서 수익 중이었던 이유는 운도 운이지만,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는 것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크고 작은 굴곡이 있었지만 길게 보면 코스피 지수는 크게 올랐다. 즉, 시장을 대표하는 주식 5~6개 사놓고 아무것도 안 하고 숨만 쉬고 있었어도 돈을 벌었다는 것이다. 그게 아니면 그냥 코스피 인덱스펀드를 샀어도 됐을 일이고.


그럼에도 내 주변에는 주식으로 돈을 버는 사람보다는 잃는 사람이 훨씬 많았다. 그래서 여전히 궁금증이 남는다. 그들과 나의 차이는 무엇이었을까. 스스로 지난 시간을 정리하며 그 답을 찾아보고자 글을 쓰기로 했다. 그리고 내가 비록 주알못이긴 해도 10년 동안의 경험이 누군가에게는 도움 되는 정보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주식투자 이렇게만 하면 300프로 수익이 난다!'는 식의 글이라던지 주식투자의 이론과 기술을 알려주는 공략집 같은 글은 아니다. 서두에서도 밝혔듯이 나는 주식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 그보다는 지난 일들을 회상하는 에세이 같은 형식의 글이 될 것 같다. 이른바 주식 에세이라고나 할까.


부디 글을 쓰는 동안 나도 읽는 사람도 작게나마 지혜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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