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의 회사 생활을 마치며
2020년에 출산을 하고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사용하면서 2021년에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었습니다. 다시 복직을 할 것인가, 퇴사를 할 것인가.
출산을 한 많은 여성들이 저와 같은 고민들을 했을거 같습니다.
저는 사실 출산을 하면서 회사와 집과의 거리가 먼 상황(나의 해방일지의 드라마처럼 베드타운에 집이 있어서 출퇴근으로 왕복 2시간이 걸립니다), 그리고 저를 대신해서 가족 중에 아기를 전담해서 봐줄 수 있는 사람이 없는 상황(아무리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더라도 아기가 아프거나 어린이집에서 여름휴가, 겨울휴가가 있으면 집에서 돌봐야 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생기면 바로 가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이 두가지 이유 때문에 복직에 대해 정말 큰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너무 두려움이 큰 나머지 출산을 하고 나서 그리고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조차 머리속에서 "앞으로 어떻게 밥벌이를 하지?"라는 고민이 계속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다른 밥벌이를 시도해봐야겠다라는 생각은 임신하고 부터 항상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신생아때 아기가 2시간에 한번씩 일어나니까 제정신이 아니여서 다른 밥벌이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없었고, 3개월때쯤부터 아기가 통잠을 자기 시작하면서 저도 공부해보고 새로 도전도 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위탁으로 온라인 판매를 시작하고 나서 사입으로 넘어가게 되고, 집에 물건을 보관했다가 판매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창고를 얻어서 사업을 확장하게 됩니다.(이거는 1년 동안 일어났던 일을 간략하게 말씀드린 겁니다) 제 사업과 관련해서는 기회가 있으면 다른 글에서 자세하게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온라인 판매가 커질줄 전혀 상상은 못했었는데, 그렇게 되니까 육아휴직이 끝나는 시점에 퇴사를 하고 사업을 계속 하기로 결정을 했었고 그렇게 저는 그동안 차곡차곡 7년 동안 커리어를 쌓아왔었던 회사 생활을 그만 두게 됩니다.
그러면서 제 삶에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크게 4가지로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지금은 창고로 출퇴근을 해야하기는 하지만 회사와 달리 제가 시간을 마음대로 조율할 수 있습니다. 창고에서 9시-6시 근무가 아니기 때문에 아침에는 어린이집에 아기를 보낼 준비를 하고 어린이집에 보낸 후에 출근을 하고, 오후에는 보통 4시쯤에 퇴근해서 아기를 어린이집에서 데려옵니다.
만약에 제가 회사를 다녔다면 일단 집에서 7시40분에는 나가야 하니까 아침도 전쟁이였을거고 퇴근을 빨리해도 집에오면 7시반쯤 되었을 것이니 아기와 볼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었을 것입니다.
사실 사업을 하면서 나와의 싸움으로 유동적으로 시간을 계속 투자는 해야 합니다. 때문에 아기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시간 그리고 아기가 자는 시간에 주로 일을 많이 합니다. 필요하면 새벽 3-4시까지 일하기도 하니까요.
그래도 퇴사를 하고 내 사업으로 아기를 키우면서 아기를 볼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니까 아기와 같이 보낼 수 있는 소중한 시간들이 많아지게 되어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좋은 추억들도 많이 만들었는데, 보통 퇴근하고 아기를 어린이집에서 데려오면 밖에서 1시간 정도 아기와 같이 있습니다. 가정 어린이집이여서 오랫동안 거의 실내에 있게 되는데 그것 때문에 그런지 어린이집에서 나오면 바로 집에 안들어가고 밖에 있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놀이터에서 미끄럼틀, 그네 등을 태워주기도 하고 유모차를 끌고 같이 공원에 갔다오기도 하는데, 놀아주면서 아기가 웃는 모습을 보면 참 즐겁습니다.
이전에 아버지가 "회사가 전쟁터라고? 밖은 지옥이다" 라는 말을 자주 하셨었는데, 그것 때문에 퇴사에 대한 두렴움이 많았었습니다. 그래서 퇴사를 하게 되면 정말 밥줄이 끊기는줄 알았는데, 실제로 해보니까 꼭 그런건 아니더라구요. 특히 요즘 세상에서는 다른 방법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어서 퇴사를 하면 꼭 큰일날거는 아니라는걸 배우게 되었습니다.
특히 퇴사를 하고나서 다양한 도전을 해보게 되었는데, 힘든 점도 많~이 있지만 하나하나씩 장애물을 넘기면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거에 대한 즐거움도 맛보게 되었습니다.
1년 반 사이에 참 많은 걸 해볼 수 있었는데, 그동안 7년 이상 운영해왔던 블로그 덕분에 해당 블로그 주제와 연결해서 전자책도 써보고, 전자책을 계기로 영어강의 제안이 들어와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2번의 강의 또한 해볼 수 있었습니다. 만약에 회사를 다니고 있었다면 일단 전자책을 쓸 수 있는 에너지와 시간이 없었을 것이기 때문에 강의의 기회 또한 없었을 것입니다.
여름 그리고 겨울에 두 번의 강의를 했었습니다. 강의 자료를 새로 만들고 강의 준비를 하느라 많은 날들을 밤을 새면서 열심히 준비했었는데, 힘들기도 했지만 그 과정에서 저 또한 많은걸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제가 아이를 키우면서 경험했던 불편함 때문에 새로운 아기용품을 개발하게 되었는데, 아기용품을 개발하기 위해 시제품을 만들고, 특허와 어린이인증 등록을 진행하고, 제조공장을 찾고, 제품과 제품 패키지를 디자인, 와디즈 펀딩을 진행하는 등 정말 많은 과정들을 거쳤습니다.
매일이 도전이여서 '오늘은 xx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지?"라는 장애물들이 산재해 있었지만 하나 하나씩 해결해나가면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서 판매하는 과정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 회사를 다닐때 직장 동료가 우스갯소리로 "회사 다니면 의자에 닿는 부분은 모두 살쩌"라고 했었는데 7년동안 사무직을 하면서 경험해보니 실제 그렇더라구요.
8시간 이상 매일 의자에 앉아있으니 살이 안찔수가 없는거 같습니다. 회사 다니면서 헬스장도 다녀봤고 요가도 해보았고 헬스장을 다니지 않을 때는 매일 저녁에 1시간을 걸었는데, 절대 안빠지는 살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업을 하면서 아래 사진처럼 팔레트로 대량으로 물건을 창고에 쌓고 매일 택배를 보내면서 강제로 몸을 많이 움직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집에 가면 육아를 하면서 또 움직여야 하니까 그냥 몸무게가 훅~ 빠지더라구요.
임신했을때 몸무게가 15kg가 늘었었는데 출산을 하고 나서 일이랑 육아 때문에 강제로 많이 움직이게 되니까 제일 많이 빠졌을때는 10kg이 빠졌었고, 지금은 조금 쩌서 임신 전 몸무게보다도 8kg이 빠지게 되었습니다.
사실 회사를 다녔다면 상상할 수 없었던 몸무게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몸무게가 빠지고 나니까 몸이 가벼워지고 군살이 없어지면서 허리통증도 없어지고 전반적으로 몸이 건강해졌습니다.
저도 지금 생각해보니까 정말 놀랬는데 지나고 보니까 거의 2년 동안 옷을 한 벌도 안샀더라구요.
집에서 일하거나 창고에서 일을 하니까 누굴 만날 일도 없었고, 그 사이에 코로나 기간을 거치면서 사적으로도 누구를 만나지 않아서 더 그랬던거는 있었습니다.
예전에 회사를 다닐때는 1년에 최소 2번은 아울렛에 가서 옷을 구입했었는데, 매일 회사에서 입을 옷을 준비해야 하고 계절에 따라 여름옷, 겨울옷도 따로 따로 준비해야 하니까 아낀다고 해도 1년에 최소 백만원은 썼던거 같습니다.(겨울옷은 특히 패딩 하나 사게되면 큰 금액이 지출되게 되죠)
그런데 지금은 정장을 입어야 할 일이 없고 창고에서 편하게 일할 옷만 있으면 되니까 출산 전에 사서 입었던 옷들을 그대로 입게 되어서 자연스럽게 옷을 안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경험했던 큰 변화는 회사를 출퇴근할때에는 매일 화장을 하고, 매일 무슨 옷을 입을지 고민하고 입는데까지 많은 에너지와 시간이 들었었습니다. 생각보다 옷 고르는 스트레스가 있었어요. 옷을 사놓아도 당장 내일 입을 옷이 없는거 같은 놀라운 상황.
그런데 지금은 마크 저커버그처럼 매일 같은 옷을 입지는 않아도 큰 고민없이 바로바로 쉽게 옷을 입습니다. 누가 보는 시선이 없어서 비슷한 옷을 매일 입어도 전혀 문제가 없으니까 옷에 쓰는 에너지와 시간을 확 줄일 수 있었습니다.(평소에 옷을 고르고 입는 거에 신경을 쓰는걸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이라 더 좋았던거 같습니다) 입을 옷은 4-5벌 정해져있고 그걸 세탁하고 돌려 입으니까 옷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줄일 수 있었고, 그 시간과 에너지를 좀 더 아기랑 일에 쏟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전에 회사를 다녔을 때보다 육아와 사업을 하는 삶이 모든 부분에서 좋다고는 할 수는 없습니다. 모든것이 장단점이 있듯이 사업은 월급처럼 돈이 따박따박 들어오는것이 아니여서 수입 변동이 크고 물건에 돈이 묶이는 부분에서의 어려움, 재고관리의 어려움, 직원 인건비, 창고비 등 고정 지출비용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들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 점, 사업에서 발생하는 모든 손실은 1000% 내가 부담해야 하는 고통이 있습니다. 특히 사업은 워낙 변동성이 크고 시장의 영향도 많이 받기 때문에 앞으로 내 앞날이 어떻게 될지는 더 모릅니다.
하지만 앞으로 어려움이 생길 때마다 오뚝이 인형처럼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고 또 도전하면서 아이와 함께 하는 제 삶을 새롭게 개척해나가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