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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김춘식 Aug 10. 2023

운수 없는 날, 재수 없는 날, 지친 날.

하늘에 위로받은 날

아침 출근 전 심하게 다툰다. 언제 종료가 될지 결말은 뻔한 종교 xx 지와의 갈등이다. 세 사람 중 한 사람이 죽어야 해결될 일이다. 너나 그리고 교주란 사람 중 한 사람이 없어져야 평생 지루한 싸움이 끝날 것이다.


취미용 장비의 부품을 사란다. 좋은 부품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계속된 지출에 잠시 쉬어 가자 하였으나 돌아오는 답은 퉁명스럽다. 좋은 줄 알지만 돈의 쓰임 세는 여유와 중요도에 따라 우선순위는 정한다. 제안하여 주는 마음은 고맙다. 하지만 내 마음은 한참 무겁다.


세 시경 약속되어 있는 후배에게 전화와 카톡이 동시다발 온다. 약속되어 있는 사람에게 전화가 온다면 나쁜 쪽으로 약속에 변동이 있다는 연락일 가능성이 십중구구다. 늘 그러하였다. 안절부절 불안한 마음은 늘 내 몫이다. 이번에도 십중구구가 맞았다.  


세시반경 또 다른 후배에게서 전화가 온다. 황금 같은 여름휴가하루를 같이하기로 한 놈이다. 더 중요한 일이 생겼다 한다. 불길한 예감은 예외 없이 이십여분 간격의 전화로 두 번 맞아떨어졌다. 인생은 늘 더 중요한 일의 선택을 강요받는다. 그러기에 다른 선택에 화풀이가 될지언정 뭐라 할 마음은 없다.


10월 중요한 장비 시험계획을 공들여 대안을 제시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했지만 위원회에서 부결이란 소식이다. 나름 정당한 이유가 있겠지만 옳은 게 언제나 정답이 될 수는 없으며 최선이 안되면 차선이 필요할 텐데 이상과 실리의 충돌에 물거품 된 노력에 마음이 상한다.


태풍이 임박했는지 저녁시간에 꽤 신선한 바람이 오랜만에 불어온다. 멀리 남도 부산과 여수 Y와 L로부터 바람이 꽤 강하단 소식이다. 지금 당장은 8월 더위에 지친 사람들에게 더없이 고마운 바람이다. 고개를 들어 본 서쪽 하늘은 붉게 변한 일몰 구름이 운 없고 지친 긴 하루에 평온을 준다. 태풍 전야는 평화롭기만 하다.


운이 없는 일이 몰아 일어난 지친 하루가 저녁 하늘에 위로를 받고 마침내 평온하게 지난다.


퇴근길의 버스는 기분이 좋게한다.


점점 붉게 되는 노을


아무도 없는 3층.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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