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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흑백필름 Sep 16. 2023

시간 대출자

모르는 사람이 꽤 있던데 쿠팡 광고는 시간 배분 기능이 없다. 내가 키워드 볼륨이 큰 제품으로 광고를 등록하면 새벽에 모두 광고비가 소진된다. 고객이 클릭을 해야만 광고비가 나가는 CPC 광고인데 어떻게 새벽에 이렇게 빨리 광고가 소진이 되는지 모르겠다. 예산을 증액해도 마찬가지다. 쿠팡은 한 캠페인당 3만원을 추천한다. 하지만 3만원이 아니라 10만원을 하든, 20만원을 하든 키워드 볼륨이 큰 카테고리에서는 광고비는 새벽에 다 소진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쿠팡 광고는 자정에 수동으로 광고를 끄고, 출근하면 광고를 켜는 노가다를 할 수 밖에 없다. 그래야 어느 정도 ROAS가 유지된다. 


쿠팡이 광고의 가장 기본인 일일 시간 배분 기능을 아직 도입하지 않았다는 게 납득이 잘 되지 않는다. 게다가 체크해서 일괄적으로 광고 ON/OFF 기능도 없다. 현재 우리가 집행하고 있는 42개의 광고 캠페인을 일일이 하나씩 눌러서 끄야 한다. 원시시대에서 일하는 기분이다. 오죽하면 파이썬이나 매크로로 시간대별로 자동으로 광고가 ON/OFF 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볼까라는 생각을 다할까. 


반면 메타 광고는 24시간 내에 정확하게 예산을 배분해서 잘 사용한다. 예산을 증액하거나 감액할 경우 즉시 남아 있는 시간을 재계산해서 자정에 최대한 예산이 소진될 수 있게 운영이 된다. 그러다보니 밤 11시쯤 예산을 증액해두면 남아 있는 1시간 동안 예산을 다 쓸려고 광고가 과하게 뿌려질 때도 있다. 하루에 쓰기로 한 예산을 고객들이 광고를 많이 보는 시간대와 보지 않는 시간대 마다 가중치를 부여해서 적절하게 예산을 운영하는 건 확실히 메타가 잘 한다. 


네이버는 GFA 등을 제외하면 총예산을 부여해서 광고를 노출하는 방식이 아니고 인간이 수작업으로 클릭당 가격을 기입하는 방식이라서 아예 예산 운영의 유연성 자체가 없다. 내가 정한 한도보다 클릭이 많으면 그냥 광고가 꺼지고, 예산을 넘기지 못하면 못하는대로 그냥 운영된다. 광고봇이 일일 예산만큼 광고를 운영하기 위해서 예산 자동 배분을 하는 시스템은 없는 상태다. 최근에 네이버는 오랜만에 광고는 눈에 더 잘 띄고 번쩍번쩍하게 해 두었는데, 안타깝게도 시장의 반응은 광고가 광고인 게 더 잘 구분이 된다면서 효율이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더 화려하게 광고를 보여주면 더 클릭이 많을 것이라는 건 착각일 수도 있다. 어쩌면 가장 광고가 아닌 것처럼 보여주는 게 최선일 지도 모르겠다. 


광고와 마찬가지로 인간도 하루의 에너지를 시간 배분을 해서 사용하기도 하고, 그러지 못하기도 한다. 나는 의 에너지를 24시간 골고루 배분해서 사용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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