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 의존해서 막연하게 생각해 보면 회한과 아쉬움만 가득한데, 다시 기록을 찬찬히 살펴보면 보람찬 일도 꽤 많았다. 특별한 일 없이 하루하루 정처 없이 산 거 같은데, 연말이라 되돌아보니 결실을 맺은 것도 적지 않다. 끊임없이 더 많음을 좇는 인간의 본성 때문에 후회가 앞서기도 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365일 동안 잘 살아왔다고 스스로에게 위안을 보내며 1년 피드백을 정리해 본다.
한 해 동안 나는 얼마나 가치 있는 곳에 시간이라는 구슬을 썼는가. 내일로 미뤄도 무방하지만, 사실은 오늘 꼭 해야 하는 일, 즉 후회하지 않을 것들에 내 시간을 충분히 썼는지 되돌아본다.
올해 피드백은 회사 5가지, 개인 5가지로 구분해 봤다.
날씨가 무덥던 8월 말, IBK와 주관사 계약을 맺고 상장 플랜을 본격 가동했다. 추상적이고 막연했던 상장 계획이 현실적이고 구체화되었다. 1달간에 걸쳐 기업 실사가 이뤄졌고 우리 회사가 보완하고 개선해야 할 점이 드러났다. 2년간에 걸친 장기 플랜이 세워졌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고 있다. 다행히 지난해 임의감사를 받아둔 덕분에, 올해 외부감사는 무난하게 진행될 걸로 예상된다.
조직의 역학 관계를 다각도로 고려해서 사내 이사를 선임했고 신망 깊고 존경받는 사외이사를 선임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사 자격 요건 때문에 2명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지만 최종적으로 적합한 사외이사와 감사까지 선임해서 이사회를 구성했다. 벤처기업 재연장 시점과 맞물린 탓에 스톡옵션 발행이 지연되었다. 다행히 며칠 전에 재연장 승인이 되어서 올해 안에 스톡옵션 발행까지 마무리할 수 있게 되었다. 상장 관점에서 보면 25년도가 그 어느 해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23년 가을에 토지를 매입하고 철거를 했다. 겨울에 건축사를 선정한 후 올해 초에 하우빌드에 건설사 입찰 공고를 냈다. 입찰에 참여 한 14군데 건설사 중 4곳을 예비 후보로 골라 각 건설사를 방문해서 미팅을 가졌고, 그 건설사들이 최근에 지은 건물들을 직접 살펴봤다. 최종적으로 가격은 다른 곳보다 조금 더 비쌌지만 건축사 분이 추천하였고, 미팅 때 우리와 가치관이 비슷한 업체와 계약을 맺었다.
지질 조사에서 예상되었던 대로 땅을 파자 마자 아주 단단한 경암으로 바닥이 뒤덮여 있어서 공기도 한없이 지연이 되었고, 주변 민원으로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소음으로 고통받는 이웃에게 미안하기도 하였고, 이를 빌미로 무리한 보상을 요구하는 몇몇 분들 때문에 마음이 상하기도 했다. 다행히 건설사에서 주도적으로 잘 대응해 준 덕분에 토목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공사 전에 계단실 설계를 변경했었는데, 콘크리트 타설 공사 중 이 부분에 착오가 생겨 외벽 마감에 문제가 발생했다. 원상태로 되돌리기에는 금전상 손실이 너무 커 차선책을 찾아 해결했다. 옥상 가림막 용접 공사 중 관리 부주의로 인해 화재가 발생해서 이웃집에 피해를 끼쳤다. 공사도 일시적으로 중단되었다. 이웃집과는 현재 피해 보상 협의 중이다.
주택가이다 보니 이웃의 사생활 보호와 조망권 등의 문제로 통유리창 앞에 차면 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등 예상치 못했던 문제들이 계속 발생해서 당황스러울 때가 있었다. 어쨌든 시간은 흐르고 내년 봄에는 준공이 날 걸로 기대된다.
건축자금이 부족해서 초기에는 최대한 저비용으로 건물을 지으려고 했었는데, 짓다 보니 애정이 생겨서 결국 잔디 주차장에 3면에 나무를 심고 옥상조경까지 추가해서 자연 친화적인 건물로 변모하게 되었다. 조경업체 소장님 말에 따르면 나무는 2~3년이 지나야 제대로 자리를 잡는다고 하는데, 계속 애정을 가지고 수목을 잘 가꿔볼 계획이다.
태어나 처음으로 집을 짓는 값진 경험을 했다.
회사의 살림을 책임지는 경영지원팀이 상반기 내내 불안정하게 운영되었다. 믿음직하고 유능한 인재가 합류해서 기대에 부풀었다가 중견 기업의 스카우트 제의로 떠나게 돼 상심에 빠지기도 했으며, 레퍼런스 체크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역량이 기대에 못 미치는 리더가 들어와서 더 큰 혼선이 일어나기도 했다. 다행히 하반기부터 우리 회사에 적합한 인재들이 차례차례 합류해서 연말에 팀이 안정화되었다. 나름 체계적이고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었던 회계와 자금 업무도 상장 준비를 하면서 더욱 철저하게 관리하게 되었다.
열정적이고 유능한 인재를 합류시키셔 조직의 역량을 강화시키는 노력은 25년도에도 최우선 순위로 계속해 나갈 것이다. 장기 근속자들의 업무 역량 향상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이 다소 지지부진했던 한 해였는데, 올 연말에 전담자가 합류한 만큼 내년에는 구성원의 역량 향상에 더욱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을 여러 차례 했으나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거나 진행이 지지부진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지인의 도움으로 전사 프린팅 기계를 도입해서 선 디자인, 후 출고 시스템을 갖춘 패션 브랜드를 론칭해서 무신사를 통해 판매를 전개했으나 기대한 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다만 팬층이 두터운 유명 정치인이 우리 제품을 착용해서 1달가량은 그 디자인의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는 낯선 경험을 했다. 하반기에는 자수 기계까지 도입해서 디자인 범위를 넓혔다.
레저 브랜드로 출시한 첫 번째 모델이 판매가 양호해서 6개월간에 걸쳐 2번째 신제품을 개발했다. 하지만 몇 가지 디테일이 부족한 탓에 정식 출시를 중단했다. 고관여 카테고리의 경우 산업에 대해 대표의 이해도와 열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여행 카테고리 매출 추이가 양호해서 이 브랜드 역시 약 6개월에 걸쳐 신제품을 설계하고 공장을 섭외했다. 디자인 설계에 꽤 많은 시간과 비용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개발 난이도로 인해 아직 샘플조차 못 나오고 있다. 내년에 생산 공장을 추가로 물색해서 상반기에는 신제품을 선보이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일상생활에 필요한 새로운 아이템을 하나 개발 중인데, 이 역시 내년 초 론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을 하면서 다방면의 보람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데, 나의 경우엔 세상에 보탬이 되는 신제품을 개발할 때 가장 큰 만족감을 느낀다. 불가능하겠지만 경영과 마케팅 등은 전문가에게 위임하고 제품 개발 파트만 맡고 싶다는 상상을 간혹 한다. 신규 카테고리는 현실적으로 3번 도전해서 1번만 성공해도 잘한 거라는 마음가짐으로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도전할 계획이다. 다만 우리 팀이 잘하는 게 이커머스인 만큼 우리 조직의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카테고리 위주로 전개할 것이다.
올여름 해외 마켓을 직접 개척해야겠다고 다짐한 후 가을부터 아마존 셀링 교육을 받으면서 해외 판매에 대해 공부를 시작했다. 아직 성과는 미미하지만 아마존 셀링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쌓이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아마존 미국 등 해외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걸로 기대하고 있다.
쿠팡의 벤더플렉스를 도입했다. 여름부터 쿠팡 측과 도입 가능 여부를 논의하다가 비용 대비해 매출 증대를 더 크게 일궈낼 수 있겠다는 욕심에 10월에 도입을 했다. 벤더플렉스는 휴일, 명절도 없이 365일 자정까지 쿠팡 주문 건을 우리가 우리 물류센터에서 직접 패킹해서 출고하는 시스템이다. 도입 첫 달인 10월 한 달간은 이로 인해 물류센터가 아수라장이었다. 다행히 유능한 물류 팀장의 헌신적인 노력과 리더십으로 한 달 만에 시스템이 자리를 잡았고 안정화되었다. 3달간 운영해 본 피드백은... 음... 그러니까... 1년 정도 더 운영해 본 후에 피드백은 내년 연말에 하는 걸로.
비주얼 콘텐츠 제작 쪽으로 AI 활용이 더욱 많아졌다. 단순히 미드저니 등을 통해 아트웍을 생성하는 수준을 넘어서 생성형 AI모델에 우리 제품을 입히는 툴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하루가 다르게 AI 기술이 고도화되고 있다는 걸 현업에서 많이 느끼고 있다.
씨그로라는 대시보드 툴을 더 고도화시키는 작업은 1년 내내 진행되었다. 끊임없는 커스터마이징 끝에 드디어 우리가 원하는 지표들이 자동으로 시각화가 되었다. 대시보드 툴 도입의 목적은 단순하였고, 론칭 과정은 쉬웠다. 하지만 우리 회사에 얼마나 많은 데이터들이 비정형적인 형태로 쌓여 있는지 인지하게 되었고 이 모든 걸 정형화시키고 가치 있게 가공하는 작업은 생각보다 고난도였다. 씨그로라는 좋은 팀을 만나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사옥 건축 등으로 인해 금융권 부채가 많이 늘었는데, 운 좋게 부거래 은행 계약을 맺고 대환을 진행해 이자 부담을 많이 줄일 수 있었다. 주거래 은행 한 곳만 믿고 20년 가까이 사업을 해 왔었는데, 대출금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부거래 은행과의 비교를 통해서 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걸 새롭게 배웠다.
팀빌딩을 위해 2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타운홀 미팅을 전개했고, 볼링 대회 등을 통해서 멤버들이 서로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내년 초에는 해외 워크숍이 계획되어 있는 만큼 구성원들이 서로를 더 잘 알고 신뢰 속에서 협업할 수 있도록 팀빌딩 활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책을 썼다.
25년 1월 17일 출간 예정이다. 23년도부터 드문드문 썼던 원고를 올해 드디어 마감했다. 10월 어느 날 원고를 다 정리해서 출판사에 전송할 때의 홀가분한 기분은 잊을 수가 없다. 원고 마감 후 3차례에 걸쳐 원고 교정 작업이 진행되었고, 편집본에 대해 2차례 수정 작업이 있었다. 마케팅 활동에 대한 미팅을 가졌고 현재는 책 표지 디자인 시안을 논의 중이다.
책이 잘 팔렸으면 좋겠다. 적어도 초판 2천 부는 완판이 되어서 나를 믿고 책을 출간해 준 출판사 대표님이 손해를 보지 않기를 바란다. 책 제목은 [사업의 즐거움]이다. 내가 그동안 사업을 하면서 깨달은 인사이트를 재미있게 풀려고 노력했는데, 혹시라도 이 글을 읽고 있다면 한 권 사주길 부탁드린다. 초기 구매한 분께 증정할 한정판 패브릭 북커버도 만들고 있다.
올해 군입대를 앞둔 장성한 아들 둘과 아내와 함께 호주 캠핑카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기( https://brunch.co.kr/@hanschoi/69 )에 남겼듯 자연과 함께 한 이 여행은 1년 내내 우리 부부의 대화 주제일 정도로 우리의 내면을 풍요롭게 해 주었다.
고등학교 친구 가족들과 베트남 다낭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이틀에 걸쳐 서핑을 즐겼고, 사춘기 시절처럼 실없는 농담을 해가며 여행을 만끽했다. 큰 아들의 군입대를 앞두고 삿포로로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자전거를 타고 삿포로 구석구석을 구경했고 맥주 축제에 참여해서 양껏 맥주를 마셨다. 지인과 필리핀 바닷가로 여행을 가서 물놀이도 하고, 번개 구경도 했다. 이커머스 스터디 멤버들과 도쿄 인사이트 트립을 다녀왔다. 장인정신이 묻어나는 일본 브랜드 철학에 대해 배웠다. 항저우에 알리바바 본사 견학을 다녀왔다. 큰 감명을 받아서 내년 1월에 우리 회사 워크숍 프로그램에 알리바바 투어를 추가했다.
국내로는 콘퍼런스 참여 차 아내와 제주도를 다녀왔다. 제주도 현지에 사는 지인의 소개 덕분에 숨은 명소를 다닐 수 있었다. 한해 마감 겸 강아지를 데리고 부산 여행을 다녀왔다. 부산에 이렇게 좋은 명소가 많은 줄 처음 알았다.
패션 산업의 특성상 1월과 8월이 비수기인데, 1월은 호주에서, 8월은 바다에서 보냈다.
아들 둘이 모두 군입대를 했다.
둘째가 올 초에 먼저 육군 TOD병으로 입대를 해서 영흥도 초소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사실인지 우리 마음 편하라고 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군생활에 적성에 잘 맞다고 그랬다. 큰 애는 전문연구요원으로 갈지 일반병으로 갈지 고민을 하다가 결국 여름에 공군으로 입대했다. 계룡대로 자대 배치가 되었는데, 면회를 요청해서 부모 입장에서 처음으로 면회소를 가 보았다. 아들들의 얘기를 종합해 보니 군대가 예전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민주적으로 바뀌었고, 부조리는 획기적으로 개선되었으며, 구타나 폭행 등은 거의 사라진 걸로 보였다. 밥도 잘 나온다고 그랬다.
12년을 함께 산 강아지 쿠키는 여전히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산책을 다니며 간식을 즐기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간혹 컥컥거리며 헛기침을 하고, 장거리 산책을 한 후에는 집에 오자마자 주저앉기도 한다. 입과 코 주위 수염이 붉은색으로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문을 열자마자 달려 나왔는데, 요즘 인지 능력이 떨어졌는지 조금 늦게 뛰어나올 때가 있다. 사회성이 부족해서 다른 개를 보면 무조건 짖었는데, 요즘엔 간혹 지나가는 개를 무심히 쳐다볼 때가 있어서 심경에 변화가 찾아온 거 같기도 하다. 하지만 여전히 해맑은 모습으로 철부지처럼 신나게 공원을 뛰어다니고 잘 때는 내 옆에 몸을 꼭 붙이고 잠꼬대를 해가면서 잘 잔다.
아내는 계획한 일정대로 빠짐없이 운동을 하고 있고, 가끔씩 내가 시간이 요청하면 운동 루틴에 방해가 된다고 툴툴거리면서 잘 도와준다. 운동하는 멤버들 중에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어서 간혹 맥주를 즐기는 걸로 보였다. 얼마 전 아내와 둘이서 노래방에 가서 고래고래 노래를 부르면서 새벽까지 즐겼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호주 여행 중에 골드코스트에 있는 서퍼스 파라다이스 바닷가에 들린 것이 계기가 되어 서핑을 배우게 되었다. 호주에서 한 차례 레슨을 받은 후 재미있어서 한국에 돌아온 후 마음이 맞는 지인들과 시흥에 있는 웨이브파크에서 몇 차례 레슨을 받았다. 처음에는 만만하게 봤는데 서핑을 하면 할수록 연습 시간과 체력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8월까지 짬짬이 시간을 내서 타러 다니다가 9월부터 회사가 바빠지고 시간 내기가 힘들어져서 내년에 마스터하는 걸로 미뤘다. 내년 봄과 여름에 시간을 만들어서 서핑은 좀 더 배워볼 요량이다.
AI로 그림을 생성하다가 어느 순간 내가 직접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서 올해 가을에 아이패드와 팬슬을 구입했다. 레슨을 받으려다가 시간 내기가 만만치 않아서 유튜브로 독학하려고 했는데, 의지박약으로 못 배웠다. 우선순위에서 너무 밀렸다. 그림 배우기는 25년도에 재도전해 볼 생각이다.
좋은 습관을 들이는 거보다 나쁜 습관을 버리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건 진리이다. 좋은 습관 몇 가지는 잘 유지했는데, 나쁜 습관 몇 가지를 버리지 못해서 아쉬움이 남는다.
나이가 들 수록 건강 관리가 컨디션 관리와 직결된다는 걸 확신한다. 건강 관리에 더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함을 받아들이고 있다. 수영은 주 3회를 하려고 했으나 되돌아보니 주 2회도 못 채웠다. 25년도에는 수영 달력을 준비해서 주 2회는 반드시 다닐 생각이다. 주 1회는 근력 운동으로.
듀오링고라는 앱은 꾸준하게 잘하고 있다. 간혹 연속기록 보장 아이템을 쓰긴 했지만 1280일을 잘 이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영어 실력이 느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실력이 줄지는 않고 있는 거 같다. 워들이라는 알파벳 낱말 맞추기 게임도 아내와 경쟁을 해가면서 꾸준하게 즐기고 있다.
일기는 여전히 잘 쓰고 있다. 기억력이 예전에 비해 떨어지고 있는데, 일기가 약화된 기억력을 보완해 줄 때가 자주 있다. 어려운 상황에 처할 때 자신감을 불어넣거나, 스스로에 대한 성찰 그리고 가족과 직원, 지인을 대할 때 더 긍정적이고 상대방 입장을 배려하며, 친절하게 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퇴근길에 휴대폰을 차에 두고 귀가하는 습관은 올해 많이 부족했다. 휴대폰을 가지고 집에 온 날은 멍청하게 숏폼 콘텐츠를 보면서 말초신경을 자극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했다. 단세포 생물처럼 순간의 자극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벅찬 보람을 맛보려면 습관의 개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25년도에는 휴대폰을 차에 두고 오는 날을 더 늘려볼 계획이다.
아침마다 5분이라도 책을 읽는 습관도 잘 유지하고 있다. 올해에는 총 29권을 읽었다. 그중 내 삶에 영향을 미친 대표적인 책 4권은 아래에 볼드로 표시했다. 책은 내가 읽은 순이다.
- 부의 추월차선
- 생성성 AI 사진&이미지 만들기
- 트렌드코리아 2024
- 위대한 팀의 탄생
- 그들은 왜 최후의 승자가 되지 못했나
-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 이방인
- 회의 문화 혁신
- 사진은 스타일링
- 넥스트 커머스
- 씩 데이터
- 그랜드 퀘스트
-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
-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시대예보:핵개인의 시대
- 벌거벗은 패션사
- 마을을 품은 집, 공동체를 짓다
- 인피니티 게임
- 빛이 이끄는 곳으로
- 콘텐츠의 지배자들
- 한 단어의 힘
- 아마존 베스트셀러의 마케팅 법칙
- 냉정한 이타주의자
- 히든 포텐셜
- 리더는 항상 옳다
- 최소 노력의 법칙
- 철강왕 카네기 자서전
- 브랜드로 남는다는 것
- 리더의 용기
나는 정치 뉴스를 안 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시간이라는 한정적인 자원을 정치 뉴스보다는 비즈니스 관련된 정보를 익히는데 활용하는 게 더 유익하고 가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12월 3일 계엄령 선포 후 대통령 탄핵 등 격변하는 정세 때문에 정치 뉴스를 안 보려야 안 볼 수가 없었다. 삶의 가장 밑바닥에는 안전이라는 일상의 평온함이 지탱해 주어야 비즈니스의 성장이라는 가치가 그 위에 올라탈 수 있다. 오늘 아침에는 제주항공이 무안공항에서 사고가 나 다수의 인명피해가 일어나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다. 가슴이 아프다. 이런 뉴스를 접할 때마다 내가 잊고 지내고 있던 하루하루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되새기게 된다.
24년도 나에게 주어졌던 365개의 구슬은 모두 사용했다. 하루에 구슬 하나씩. 계획을 세우고 보낸 하루와 허급지급 보낸 하루의 차이는 단 하나다. 계획을 세우고 보낸 하루는 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을 하는데 구슬을 썼고 허급지급 보낸 하루는 중요하지 않지만 급한 일을 하는데 하루치의 구슬을 썼다. 한해 역시 마찬가지다. 2024년도 나는 중요하지 않지만 급한 일에 얼마나 내 시간을 낭비하였는가? 혹은 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을 성취하는데 얼마나 내 시간을 가치 있게 썼는가?
이제 3일 후면 365개의 구슬이 새롭게 주어질 것이다. 일회용품처럼 재활용이 되지 않고 오직 한 번밖에 쓸 수 없는 그 구슬을 보다 보람차고 즐겁게, 그리고 가치 있고 뜻깊게 쓰기 위해 2025년도 한해 계획을 세워본다.
지난주 1월 20일 자 히말라야 항공권을 예매했다. 안나푸르나를 걸으면서 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 내일로 미뤄도 아무 상관없지만, 사실은 오늘 꼭 해야 하는 일, 지금은 안 해도 괜찮다고 여기지만 나이가 들고 나면 못한 걸 후회할 일, 행할 때는 다소 무덤덤하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벅찬 감흥을 느낄 만한 일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보려고 한다. 혹은 12박 13일 동안 아무 생각 없는 무상념에 빠져보는 것도 괜찮을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