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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토리 Sep 07. 2015

요즘의 맛집이란

토끼정에 다녀오다

지난 주말 토끼정에 다녀왔다. 강남역 다른 식당에 가는 길에 간판도 없는 곳에 줄을 서있길래 여긴 어딘가 했는데, TV에서도 나오고 SNS에서도 유명한 곳이란 걸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워낙 먹는 것에 관심이 많은 우리 부부는 시간을 내어 이곳에 가보기로 한다. 평일 오후 시간 다행히 앞에 23팀만 보내면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평일에도 기다리는 팀이 이 정도라니 식사 시간대도 아니었는데 이 정도라니 기대감만 더 커졌다.


30여 분정도 지나자 입장하라는 반가운 문자. 기다렸던 만큼 메뉴 선택은 다양하게 후회 없이 주문했다. 일본식 소고기 찌개, 크림카레우동, 짜파게티, 파밥 까지. 주문해놓고 음식이 나오기까지 두근두근 설레는 이 마음.


하나하나 요리가 나오기 시작했고, 우리는 맛보기 시작했다. 너무 예쁜 가게 예쁜 음식 눈으로는 정말 행복했다. 그러나 눈이 행복한 만큼 입이 행복하진 않았다. 솔직히 실망스러웠지만 요즘 맛집 가서 매번  겪어온 일이다 보니 그렇구나.... 하고 말았다.


요즘의 맛집은 눈이  즐겁다. 

요즘의 맛집은 두 번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어느 날 문득 뜨끈한 칼국수가 먹고 싶은 날은 있지만 토끼정에 가고 싶은 날은 없을 것 같다. 매콤한 떡볶이가 먹고 싶지만 바비레드를 또 할일은 없을 것 같다. 왜일까.


요즘의 맛집은 몇십 년 전통을 이어가기 힘들다. 오히려 3년 전쯤 맛집으로 유명해서 데이트할 때 갔던 곳은 그 자리에 이젠 없다. 아마도 다들 나와 비슷해서가 아닐까. 


이제 나에게 맛집은 눈은 즐겁지 않지만 세대를 아우르는 맛과 메뉴가 있어 문득문득 그 음식이 생각나는 날에 우리 곁에 있어주는 곳 그곳이 맛집이다. 블로그 후기가 많다고, 요즘 뜨는 식당이라고 해서 찾아다니는 일은 이젠 안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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