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바도르 달리는
길가에 어우러진 풀꽃을 그렸을 뿐이지만,
실상 그가 그린건 허공
풀꽃의 절묘한 곡선을 흔드는 바람
풀과 풀 틈으로 내비치는
존재의 그림자 아닌가
저 하늘을 찌르는 이오니아식
혹은 도리코식 웅장한 신전이라해도
보여주기의 무모한 탐욕일 뿐이지만
살아 숨쉬는 것들의
생기와 순간을 펄럭이는 깃발까지
실상 그가 그린건 풀꽃 너머 일렁이는 향수
무언의 손짓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