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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석철 Aug 18. 2019

납량특집? 스마트폰 중독 (1)

귀신보다 무서운 스마트폰 이야기

프롤로그


주변의 아이를 기르는 부모님들과 얘기해보면, 어릴 때 동화책을 읽어주거나 장난감 놀이에 흥미를 보였던 아이들이 모바일 기기를 한 번 맛본 아이는 스마트폰이 없으면 생활이 어려울 지경이라고 푸념한다. “스마트폰 줘!” 소리를 지르고, 책을 던지고, 바닥에 쿵쿵 머리를 찧고 난동을 부리는 경우도 생긴다고 한다. 


그러다가 노래와 율동이 나오는 40분짜리 유튜브 동영상을 틀어주면 12회짜리 영상을 모두 볼 동안 구부정한 자세로 꿈쩍 않고 무서울 정도로 집중한다고 한다.


가정마다 스마트폰으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시간 날 때마다 스마트폰을 붙들고 있는 아이들을 보고 부모님들이 이런저런 방법을 써보지만 효과가 없다. 


어떤 어른은 자녀와 함께 있을 때 일부러 스마트폰으로 즉각 문자나 이메일에 답을 한다고 한다. 책임 있게 일을 처리하는 모습을 보고 아이들이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어른들 생각에서는 그렇지만 ‘부모의 책임 있는 직업관’이라는 메시지는 아직 뇌가 발달 중인 아이가 이해하기에 너무 멀고 추상적인 개념이다. 


아이들이 해석하는 메시지는 “엄마 아빠도 수시로 하니깐 나도 할 거야.”이다. 마찬가지로 스마트폰, 노트북, 컴퓨터 등 여러 전자기기로 집중해서 많은 일을 소화하는 어른의 모습이 아이들에게는 그저 분주하고 산만한 모습으로 비치는 것이다. 


부모님들끼리 식사하거나 얘기를 할 때 아이들은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솔직히 편한 점도 있다. 심지어 이렇게 말하는 어른도 있다.


“아이들도 자기 하고 싶은 걸 하고 어른들끼리 이야기하니까 얼마나 편한지 몰라요. 서로 윈윈이죠.”      


이 말이 얼마나 무서운 얘기인지 스마트폰에 관한 연구를 보면 깨닫게 될 것이다. 사실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스마트폰을  “안 사주면 사줄 때까지 시달리고, 사주면 그 순간부터 후회가 시작되는 물건.”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반박하기 힘들다..


우리가 스마트폰 중독이라는 말을 쉽게 하는데 의학적으로 중독은 그 행위를 하는 생각만 해도 이미 뇌가 직접 하는 것처럼 화학적 변화가 생기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합리적 의사결정, 충동성 조절을 담당하는 전두엽에 이상이 생겨 당장의 이득을 추구하는 뇌로 바뀌어 버린다. 그래서 중독이 된 사람에게 스스로 그 중독에서 벗어나오라고 하는 것은 뇌과학적인 측면에서 어불성설이다.


항상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아이들은 건강, 정신건강, 학업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친구가 없어서 외롭고 스마트폰이 있으면 웹툰, 검색, 카톡, 게임 등에 많은 시간을 빼앗긴다. 심지어 카톡으로 왕따를 시키고, 와이파이 셔틀을 시키기도 한다. 


어른들도 스마트폰으로 업무시간 외에 연락 오는 직장 상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또 본인이 여행 간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찍어 올리고, 이를 스마트폰으로 보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심지어 부부싸움까지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 보니 현대인의 스트레스, 대인 기피증, 우울증, 감정조절장애, 불면증, 소화불량, 두통, 손목터널 증후군, 거북목 증후군, 안구건조증 등 스마트폰과 관련이 없는 일을 찾는 게 더 빠를 것 같았다. 


그런데 스마트폰 강연이나 책을 보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것이 자녀와 사용 규칙을 정하고, 부모가 모범을 보이고 이런 얘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물론 중요한 얘기다.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 스마트폰으로 인해 가정마다 야기된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까?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직접 원고를 준비하게 되었다. 시중에 스마트폰 관련 서적을 모두 읽고 원고를 준비하면서 주변에 교육학 박사, 교수님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스마트폰 문제는 그만큼 중요하니깐, 검증에 또 검증을 거쳤다.


흥미로운 점은, 이분들이 원고가 정리되면 꼭 보내달라고 했다. 궁금하다고, 아이들한테 스마트폰을 보여주는 게 그렇게 나쁜 거냐고.. 스마트폰, 아이패드가 없으면 아이 기르는 부모님은 밥을 먹을 시간조차 없는데 정말 보여주면 안 되는 거냐고. 


결론부터 정리하면 이 글을 다 읽으면 판단이 선다. 보여주지 말라고 해도 그거 보여주지 않으면 밥을 못 먹는 다는데 누가 비난할 수 있을까? 단 스마트폰이 우리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정확히 알고 나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판단이 설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이제야 스마트폰 관련 의미 있는 연구가 막 나오고 있다. 왜냐하면 연구할 수 있는 대상이 사람인데, 태어나면서부터 스마트폰을 가지고 놀았던 아이들이 이제 초등학생이 되었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들이 속속 세상에 공개되고 있다. 내용은 놀랍고 충격적이다.



전두엽


이전 스마트폰을 3년 가까이 써서 아이폰으로 갈아타려도 알아봤더니 요즘 나온 아이폰 XR? XS? 120~150만 원 정도이다. 너무 비싸서 충격을 받고... 아이폰은 왜 이렇게 비쌀까 푸념하던 중 도대체 원가가 얼마나 될까 궁금해졌다. 


알아보니 아이폰 원가 비용을 100만 원으로 잡으면 순전히 부품을 비용이 30만 원 즈음된다. 그리고 팍스콘이라는 대만 기업을 통해 중국 공장에서 조립하는데, 조립비는 5만 원 정도이다. 그러면 100만 원을 기준으로 했을 때 제조 원가는 35만 원인 셈이다.

      

즉 100만 원짜리 제품을 구입하면 30만 원은 부품사들로 흩어지고, (아마 반도체, 디스플레이 덕분에 삼성도 이 중에 일부를 받을 것 같다.) 그리고 조립회사 팍스콘이 한 대당 5만 원을 받아가는 셈이다. 그럼 나머지 65만 원은 어디로 갈까?     


질문에 대한 답은 애플 휴대폰 뒤에 있었다. 


Designed by Apple in California assembled in China     

캘리포니아에 있는 애플이 디자인했고 중국에서 조립했다


디자인하면 그림을 그리는 것만 떠올리는데, 디자인을 영어사전에 치면, 설계하다, 계획하다, 구도를 잡다, 흉계/음모/야심을 꾸미다 등등 사실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굉장히 포괄적인 용어다. 영영사전 풀이를 보니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과정’으로 정의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이 영영사전 정의가 디자인을 설명하는 데 적절한 것 같다. 참고로 TED의 D도 Design이다. 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뇌의 굉장히 많은 영역을 써야 한다. 집중력, 인내심, 창의성, 판단력, 자제력, 데이터 분석 능력, 의사소통 능력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런 능력은 뇌의 전두엽에서 담당한다. 자세하게 들어가면 전전두엽, 대뇌피질, 뉴런, 시냅스 등등의 용어가 나올 텐데. 다른 것은 차치하고라도 인간의 고차원적인 사고력을 담당하는 뇌의 부위가 전두엽이라는 알아야 스마트폰 중독의 핵심을 이해할 수 있다.


다시 아까 아이폰 가격 분배의 문제로 돌아와서 왜 팍스콘은, 더 정확히 말하면 팍스콘의 직원들은 5만 원을 가져가고, 애플의 직원들은 65만 원을 가져갈까? 질문에 대한 답은 사용하는 신체 부위가 다르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주로 사용하는 뇌의 부위가 다르다. 


조립 근로자들은 성실하게 손과 몸을 사용한 대가로 5만 원을 가져간다. 집중해서 매뉴얼대로 조립을 한다. 정확한 위치에 정확한 재료를 넣으려면 하루 종일 서서 아픈 다리를 참아가며 일 해야 한다. 인내심, 성실성, 집중력이 요구된다. 쉽지 않은 작업이다. 


애플 직원들도 신체를 쓰긴 하지만, 아이디어 회의, 신제품 개발, 새로운 것, 획기적인 것, 특별한 것을 만들기 위해서 부단히 아이디어를 짜내고 소비자 트렌드를 연구한다. 이 과정이 제품을 ‘디자인’하는 것이고, 뇌의 전두엽 부위를 주로 사용한다. 팍스콘 직원이나 애플 직원이나 둘 다 힘들게 일한다. 그러나 사용하는 뇌의 부위가 다르다.     


팍스콘으로 검색하면 이런 사진들을 볼 수 있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전두엽을 발달시키지 못하면 5만 원을 가져가는 회사에서 일하게 될 확률이 높다. 그런데 그마저도 위태롭다. 팍스콘은 2016년에 앞으로 5년 안에 조립의 대부분을 자동화로 바꾸고 90%의 인원을 내보낼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내년이 2020년으로 5년째 되는 해다. 


전두엽의 발달은 앞으로 우리 아이들의 생존이 걸린 문제다. 전두엽을 발달시키지 못하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인서울에 들어가도 잘할 수 있는 것은 시키는 것을 외워서 시험 보는 것 밖에 없다. 그쪽 뇌만 발달시켰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일자리도 앞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 4차 산업혁명 강력한 인간의 시대(Average is over) (타일러 코웬, 조지 메이슨 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이코노믹스> 선정 10년 동안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에서 미국에서 현재 중간층이 사라지고 있고, 앞으로 더 사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금 미국에서 숙련도가 별로 필요하지 않은 일자리뿐만 아니라 중산층 일자리들이 사라지고 있다. 점원→키오스크, 은행원→ATM, 파일럿→자동 주행장치, 경찰→CCTV, 택시→카풀 앱/우버/차량 공유, 약사→제약 자판기, 금융 컨설턴트→알고리즘 등의 현상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물론 새로 생겨나는 일자리도 있다. 하지만 주로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수학(Mathematics) 줄여서 STEM 분야에 한정되어 있다. (이공계 선호 현상이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닌 것 같다.) 예컨대 F-16 전투기 한 대를 이륙시키기 위해서 100명 인원이 필요했다면, 무인 정찰기를 이륙시키기 위해서 168명이 필요하다. 정확히 말하면 일자리가 주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가 STEM 쪽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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