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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CCAEL Dec 29. 2023

전셋집 구하기 프로젝트 #1

청년버팀목전세자금대출 신청 후기

대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자취라이프를 시작하여 참 다양한 스타일의 원룸에서 살아봤다.

그중엔 지금 생각하면 "도대체 어떻게 살았지??" 싶은 방들도 있다(종종 엄지손가락 조금 넘는 크기의 바퀴벌레랑 한밤중에 눈이 마주치는 그런 방..). 다행히 난 주거환경에 그리 예민하지 않은 편이었고, 집돌이인 성격 또한 아니었기에 방은 주로 잠만 자는 용도로 사용했으니 그런 공간에서도 나름 잘 적응해서 살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직장인이 된 지금도 회사에서 지하철로 몇 정거장 떨어지지 않은 원룸에서 자취를 하고 있다. 집에서 문을 열고 나와 회사에 도착하기까지 20분 정도 걸리는 아주 쾌적한 출근길을 자랑하는 접근성을 가지고 있기에 평수는 작아도 큰 불만 없이 잘 지내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이제 내년부터는 경기도에 위치한 아파트로 이사를 가야 하기에 통근시간이 대략 4배로 늘 계획이다. 그 대가로 조금 더 쾌적한 생활공간을 가지게 되긴 했지만.


아 물론 이사 가는 집은 내 집이 아니다. 난 땡전 한 푼 없기 때문에 나라의 지원을 받아 남의 집에 얹혀사는 것이다. 다만, 그 형태가 '월세'에서 '전세'로 바뀌었다는 것이 그 전과는 조금 다른 점이다.




삶의 경험이 풍부한 엄마와 함께 집을 돌아봤던 학생시절의 과거와는 달리 이번엔 사회 초년생인 나와 여자친구만의 결정으로 집을 구해야 했기에 매물을 알아볼 동네와 주거조건을 의논하는 것부터 시간이 오래 걸렸다.

결국, 그렇게 고민을 거듭한 결과 상대적으로 집 가격이 저렴한 경기도권으로 알아보기로 합의하고 네이버 부동산을 통해 선택한 매물들을 직접 둘러보며 우리의 예산, 집의 컨디션, 단지 위치 등을 따져 꼼꼼하게 결정을 했다.


보금자리 마련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보증금의 경우엔 청년버팀목전세자금대출을 이용하기로 했다.

빌라나 오피스텔 같은 매물과 비교했을 때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대출을 받기가 용이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억 단위의 큰돈을 대출하는데 준비를 허술하게 할 수 없었기에 블로그의 수많은 후기를 정독하고, 주변에 버팀목 대출을 받은 지인들의 후기를 참고해서 대출 준비를 했다.

등기부등본을 뽑아서 살펴보고 공인중개사를 통해 임대인의 융자유무를 체크했다. 그리고 혹여나 나의 사정으로 대출이 안 나오지는 않을까 싶은 막연한 불안감에 블로그 후기를 통해 챙겨가라고 하는 서류들을 몽땅 챙겨서 은행에 방문하기도 했다. 이 부분에서 나처럼 고민과 걱정이 많은 분들에게 심적인 부담(?)을 조금 덜어드리고 싶어 다음의 후기를 남긴다.


1. 은행원을 통해 대출 가능여부를 알 수 없다.

버팀목전세자금대출은 일단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하고 보증금의 5% 이상에 해당하는 계약금을 입금한 뒤에 확정일자를 받은 임대차계약서를 가지고 은행에서 신청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혹여나 대출이 나오지 않으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에 계약서를 작성하기 전 보통 '보증금 대출이 실행되지 않을 시엔 계약금을 반환한다'라는 문구를 넣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안감이 쉽게 가시지 않는 나와 같은 사람들은 등기부등본, 소득급여원천징수부와 같은 서류들을 가득 챙겨 은행 이곳저곳을 다 방문해서 대출가능여부를 창구에서 은행원을 붙잡고 물어볼 것이다.

3곳의 은행을 돌아보면서 물어본 결과 확실한 건, 정식으로 대출심사를 신청하기 전까진 은행원들이 개개인의 서류만을 보고 대출 가능여부를 확실하게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버팀목 대출경험이 풍부한 은행원의 경우에는 부동산의 등기부등본 및 나의 소득 수준, 자산상태를 보고 대출이 가능할 것 같다 등의 추측은 할 수 있지만, 그들 또한 항상 그러한 답변 뒤에 확실하지 않으니 계약서를 가지고 와서 심사를 신청하라고 추천한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계약서를 쓰기 전에 은행에 방문해서 "대출이 나올까요?"와 같은 질문은 하지 않아도 된다. 어차피 그들도 모르기 때문이다. 

내가 어느 은행에 방문했을 때도 불안한 듯 흔들리는 내 동공을 보았는지 연차가 있어 보이는 은행원 한 분은 임차인의 상황이 대출조건에 해당되고, 임차인의 융자상태나 채무관계가 깨끗하다면 무리 없이 대출은 다 실행된다고 안심시켜 주었다. 따라서, 자신의 소득 수준이나 재산상황이 대출조건에 해당되고, 임대인과 건물의 상황을 꼼꼼하게 알아봤을 때 서류상으로 문제가 없다면, 걱정을 조금 내려놓아도 좋을 듯하다. 임대인과 건물 사정은 꼭!! 꼼꼼하게 확인을 해야 한다.


2. 굳이 주거래 은행을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

내 주거래 은행은 신한은행이다. 성인이 된 이후 쭉 이용하고 있으며 현재 급여계좌 역시 신한은행이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대출도 신한은행에서 진행하려고 했다. 하지만, 신한은행에 실제로 방문해서 문의한 결과 주거래은행이라고 특별히 상담을 더 잘해주는 것도 아니고, 버팀목전세대출은 국가지원사업이기 때문에 이자율에 있어 이득이 있는 것도 아니다. 내가 상담받은 은행원이 조금 미숙하다는 느낌을 받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난 결국 상담을 좀 더 전문적으로 잘해준 하나은행에서 진행했다.


3. 대출심사 신청은 잔금 결제일을 기준으로 한 달 정도 전에 가능하다. 

계약서 작성은 잔금 결제일 한참 전에 미리 써두어도 되지만, 그 계약서를 가지고 대출심사를 신청하는 건 잔금 결제일 한 달 정도 전에 신청 가능하다. '정도'라고 한 건, 약 40일 정도의 기간적 여유를 가지고 신청하면 된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보통 심사 기간이 2~3주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한 달의 기간이면 충분할 것 같다. 물론 서류 역시 가장 최근의 것으로 뽑아가야 한다. 


4. 계약을 진행하는 임차대상물이 있는 지역 관할 은행에 방문해야 한다.

올해 중순 즈음에 중기청(중소기업청년전세자금대출) 대출을 받아 당산에 위치한 전셋집으로 이사한 어느 동기는 강남에 있는 회사 근처 은행에 가서 대출을 진행했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멀리 가지 않아도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회사 바로 옆 하나은행에 가서 대출상담을 받으려고 했는데 자세한 상담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제는 규정이 바뀌어 계약대상물이 속한 지역의 은행에서만 대출을 실행할 수 있기에 정확한 상담을 위해서는 그 아파트 근처 은행에 가야 한다고 한다. 

흠... 내가 본 집은 경기도인데... 지하철을 타고 1시간 넘게 달려가야 하는 곳인데... 어쩔 수 없었다. 

요즘엔 버팀목 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지점도 있다고 하기에 계약대상 아파트 근처 하나은행 여러 지점에 전화를 돌려 취급여부를 물어보고 그중 한 지점에 방문하기 위해 소중한 연차를 써야 했다.


결론적으로 나의 경제사정이 대출 가능 조건에 해당되고, 임대인과 건물에 서류상으로 확인되는 문제가 없으면 대출이 가능하다. 따라서, 임대인 또는 건물 문제로 대출이 실행되지 않을 시 보증금을 반환한다는 내용의 특약사항을 계약서에 추가하고, 보증금의 5% 이상을 계약금으로 입금한 뒤, 영수증까지 잘 받았다면 이제는 기금 e 든든 사전자산심사를 넣을 차례다 (부동산에서 버팀목대출을 신청한다고 하면 챙겨주는 서류들이 있을 텐데 그대로 서류철에 잘 보관해 두자). 


기금 e 든든 홈페이지(https://enhuf.molit.go.kr/)를 통해 임차건물 정보와 나의 신상 정보를 기입한 후 사전자산심사를 신청하면 1~2일 후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다음과 같은 톡을 받게 된다.



어떤 블로그에서 '적격'판정을 받고 대출신청 은행으로부터 필요한 서류목록과 함께 방문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는 문구를 보고 나도 해당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길래 대출을 신청할 하나은행에 전화를 걸어 물어보니 그냥 방문해도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래서 하루 연차를 쓰고, 필요한 서류를 챙겨 오랜만에 지하철 여행을 떠났다.


은행으로부터 안내받은 방문 시 필요 서류는 다음과 같다. 

-전세계약서 원본(확정일자 또는 임대차계약신고필증, 공제증서, 중개대상물확인서, 등기부등본, 보증금 5% 이상 입금한 계약금입금증) --> 이건 다 부동산에서 챙겨줄 것이다. 주의할 점은 확정일자를 온라인으로 받았을 경우엔 그 확정일자를 받은 계약서를 출력하고, 원본은 따로 챙겨서 가야 한다는 점이다.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 재직증명서,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주민등록 등/초본

-가족관계증명서

-전입세대열람확인서_(임차대상 목적물) --> 임차대상 목적물이 속한 지역 관할 주민센터에서 발급가능

-신분증

-중개부동산 사업자번호

-현거주지정보 : 주소, 평수, 자가 및 임차 여부 (보증금, 월임대료 등)  --> 메모를 해서 가져가도 되지만, 나는 불안한 마음에 지금 살고 있는 원룸 계약서를 아예 챙겨갔다. 


준비해 간 위 서류들을 다 제출하고 서면으로 사인해야 하는 몇 가지 서류들을 처리하고 나면, 심사는 대략 2~3주 정도 소요되니 결과가 나오면 연락 주겠다는 은행원의 안내를 끝으로 대출심사 신청이 마무리된다.


정보를 잘 몰랐던 초반엔 궁금한 것들은 직접 은행에 발품을 팔며 알아보느라 시간을 많이 보내긴 했지만 그래도 초반 스타트는 잘한 것 같으니 이대로 쭉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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