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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수정 기자 Jan 03. 2022

[인터뷰] 한지민 "사랑은 나이와 상관없이 설레"

한지민©BH엔터테인먼트

(서울=열린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2022년 검은 호랑이의 해가 밝았다. 신년의 힘찬 기운이 가득한 영화 ‘해피뉴이어’가 영화관과 티빙(TVING) 동시 공개됐다.


영화 ‘해피뉴이어’(감독 곽재용)는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호텔 엠로스를 찾은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인연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한지민, 이동욱, 강하늘, 임윤아, 원진아, 이혜영, 정진영, 김영광, 서강준, 이광수, 고성희, 이진욱, 조준영, 원지안까지 세대 불문 연기력과 개성으로 무장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풋풋한 첫사랑부터 아련한 옛사랑까지 우리의 이야기를 전한다.


최근 화상으로 진행된 ‘해피뉴이어’ 인터뷰로 만난 한지민은 호텔 매니저 ‘소진’으로 15년째 짝사랑 중인 남사친 ‘승효’(김영광 분)의 결혼 소식을 듣는 마음 앓이를 보여준다. 그는 “다양한 캐릭터가 연결되어 있는 지점이 마음에 들어서 작품을 선택했다. 소진이 이야기의 중심을 잡기보다 자연스럽게 연결해준다고 생각했다”고 ‘해피뉴이어’를 고른 이유를 밝혔다.

한지민©BH엔터테인먼트

“영화를 처음 봤을 때는 긴장하면서 보고 배우들이 자기 컷이 나오면 민망해서 고개를 숙이게 되더라고요.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를 겪고 침체된 시기였어요. 작품을 선택할 때 내가 어떤 상태인가가 많은 영향을 끼치기 마련인데, 자극적인 요소가 없고 무난하고 편안한 느낌의 영화여서 2021년 말 즈음에는 상황이 풀리지 않았을까, 그러면 저는 이런 영화를 찾고 싶을 것 같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영화를 선택했어요. 연말이 주는 따뜻한 느낌이 잘 담긴 것 같아요. 소진이는 저와 비슷하게 일할 때와 친구들과 있을 때 모습이 다르고, 저는 그동안 사랑을 받고 관계가 진전되는 걸 보여드렸는데, 친구를 혼자 짝사랑하고 고백을 망설이고 그의 결혼을 축하할 수밖에 없는 모습이 저와 비슷하게 다가왔어요.”


한지민은 작품을 선택했을 때와 지난 시간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현재 ‘우리들의 블루스’와 ‘욘더’ 두 작품을 동시에 촬영하다 보니 연말이 가는지 모르다가 질문을 듣고 주마등처럼 흘러갔다. 순간 왜 눈물이 났지.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가족들에게 안 좋은 일이 있어 힘들었던 시기에 ‘해피뉴이어’를 선택했고, 어렸을 때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떠올리며 이 영화가 개봉하기를 기다렸다. 제가 생각했던 연말의 느낌은 오지 안 왔지만, 모두가 어려운 시기인데 작품을 다양하게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싶다”고 눈물 젖은 목소리로 전했다.

한지민©BH엔터테인먼트

곽재용 감독이 ‘해피뉴이어’ 언론 시사회 기자간담회에서 한지민의 표정을 극찬한 데에 이어 한지민은 “상황 안에서 감정을 생각하는 편이다. 만화스러운 표정은 감독님이 요구하셨다. 과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편집으로 잘 만져 주셔서 과하지 않게 나와서 다행이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또한 영화를 본 다수의 취재진이 한지민의 미모에 감탄하며 “한지민 대존예”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에 한지민은 예쁘다, 연기 잘한다는 칭찬 중에 어떤 말이 좋냐는 질문에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저는 무조건 연기 잘한다는 말이 좋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화장을 하고 나올 수 있겠구나 싶었지만, 원래 준비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 걸 좋아한다. 소진이는 예쁘게 나와야 하니까 제 머리카락이 조금만 나와서 저를 예쁘게 해주시려고 노력해주셨다. 영화 나오기 전에도 대표님께 블라인드 시사회 평이 어떻냐고 여쭈었더니 예쁘게 나왔다는 말만 하셔서 연기는 못했다는 건가 고민이 많았다. 저는 광고 찍을 때는 예쁘게 나갈 수 있으니까 작품을 할 때는 연기 잘했다는 게 감사하고 저를 행복하게 해주는 말이다”고 전했다.

한지민©BH엔터테인먼트

“한지민 대존예”라고 입을 모아 말했지만 정작 짝사랑을 많이 해왔다는 한지민. 그는 “저는 초등학교부터 혼자 좋아했다. 혼자 쳐다보고 어떤 표현도 하지 못했다. 성인이 되어도 혹시라도 거절당하면 어색해지고 다시 보기 힘들어질까 봐 말을 못 하는 편이었다. 사랑을 시작하면 표현을 하는데 사랑하기까지 망설이는 편이라 소진을 보고 제가 너무 주춤하고 망설이는 편이라 용기를 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긴 했다”고 회상했다.


‘해피뉴이어’는 10대 청춘의 싹이 트는 첫사랑부터 황혼의 아련한 옛사랑까지 14인 14색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담겨있다. 한지민은 이 중 이혜영, 정진영이 연기한 황혼 로맨스가 기억에 남는다고 꼽았다. 이어 “30대에 결혼해야 하는 느낌이 많은데, 나이와 상관없이 사랑은 설렌다고 생각되더라. 개인적으로 저는 강하늘 배우가 보여준 캐릭터가 좋아서 해보고 싶었다. 모닝콜과 로맨스는 마음이 짠했던 게 사람이 극한의 상황에 처해지면 그때 필요한 거는 거창한 게 아니라 목소리로 전해져오는 웃음, 관심, 이야기할 상대라고 영화를 보면서 다시 느꼈다. 재용(강하늘 분)이한테 대단한 위로가 아니라 소소한 웃음으로도 다시 살고 싶게끔 하는 게 와 닿았다”고 언급했다.

한지민©BH엔터테인먼트

“저는 지금의 제가 훨씬 좋아요. 20대 때는 많이 소심하고 눈물도 훨씬 많았어요. 우물 안에 살았던 저여서 싫다는 것보다 그때의 내가 힘들었겠구나, 안쓰러워서 미워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2021년에는 떠나보낸 사람이 많아졌어요. 나이가 든다는 건 이별을 준비하는 게 많아지는 거더라고요. 이제는 제가 좋은 일이 생기는 건 바라지 않고 주위의 아프고 슬픈 소식을 안 듣고 싶어요. 무탈하다는 게 감사하고 소중하고 느껴져요.”

한지민©BH엔터테인먼트

코로나19로 인해 영화 산업이 축소되고 극장을 찾는 발걸음도 줄었다. 자연스럽게 한국 영화의 개봉도 미뤄지다 보니 예년과 같지 않은 연말 극장가의 분위기가 보인다. 한지민은 “영화관에 가면 한국 영화가 많이 걸려서 이거 볼까, 저거 볼까, 고민이 되는 순간이 오길 바랐다. (경쟁하는) 영화가 많이 빠져서 좋지 않냐고 하는데 아쉬움이 있었고, 외화도 있지만 한국 영화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드린다. 그러다 티빙(TVING)을 틀었는데 우리 영화가 걸려 있는 게 기분이 묘하더라”고 말했다.


앞서 ‘해피뉴이어’ 개봉 시기 즈음에는 코로나19의 상황이 나아져 있지 않을까 기대를 했다는 한지민은 코로나19가 나아지면 무엇을 가장 먼저 하고 싶냐는 질문에 가족을 보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언니랑 조카들이 호주에 있어서 2년간 못 봤다. 생이별처럼 떨어져 있다 보니 가족을 만나러 가고 싶다”고 소망을 전했다.


한편, 영화 ‘해피뉴이어’는 극장과 티빙(TVING)에서 볼 수 있다.


https://www.onews.tv/news/articleView.html?idxno=105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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